물푸레나무 신혜숙 / 시인 내가 사는 오산의아름다운 수목원피곤에 지친 우리의 눈에녹색 쉼표를 그릴 수 있고우리에게 자연이라는치유공간을 준다나와는조금 다른 나로변화시킬 수 있는물향기수목원그곳엔 내가 좋아하는물푸레나무가 있다물을 푸르게 하여물푸레나무이니누군가를 푸르게 할 수 있다면내가 바로 그 사람의물푸레나무다 신혜숙 시인 - 충북 제천 출생 - 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졸업 - 한신대 평생교육원
생활에서 기분을 전환하고일상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것은커다란 기쁨이 아니라 소박한 기쁨이다.그것이 타인을 위한 것이라 해도 무엇이 문제이랴.현대인들은 모두 자기 자신이 값진 것에 머물러 있어야 존재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보잘것 없어 보이는 일도 누군가에는 밥이 되고, 힘이 되며, 값진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 하루,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자. 욕망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를 쫓으면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 시간이 지났다. 승용차 안에서 음악을 듣고, 신문을 보고, 잠을 자는 것도 지겨운 일. 박기범 씨는 날이 어두워지자 담배를 꺼내 물고 밖으로 나와 가슴을 펴고 심호흡했다. 그리고 주차장 한편에 있는 팔걸이의자에 앉아 담배 연기를
11월 신동성 / 시인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추억할 수 있어야 하고잠시라도 하늘을 보며슬퍼할 수 있어야 한다계절의 끝에 앉아젖을 수 있는 건낙엽 뿐이 아니고수면에 떠 있는 건물안개 뿐이 아니다유난히 두터운 추억11월에 쌓여몽환처럼 흐르다가안개처럼 사라진다 신동성 / 시인 경기오산 출생 오산 시낭화 경연대회 수상 행복한 교육도시 오산,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 사진전 공감 출품(충북 충주) 현)오산문인협회 편집위
기차가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면 객실에도 어둠이 깃든다. 선량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우리이웃이 힘들어한다면 이 사회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 우리의 삶도 점점 야만적이고 살벌하게 될 것이고.돌고 도는 것이 인생. 유치해졌다가 슬퍼지고, 냉철해졌다가 미소를 짓는 것이 삶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오래 지속되지 않으며,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 오늘과 내일이 똑같은 하루지만 결코 같은 모습으로 되풀이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렇듯이 누구라도 평탄한 길만 걸을 수 없다. 대로를 걷다 오솔길을 달릴 수 있다. 거대한 쇼핑센터가 밀집한 동대문. 이곳의 밤은 한낮처럼 부산하다. 도로에는 지하 주차장으로 밀려드는 자동차들이 가득하고, 상점 앞에는 싼값에 좋은 물건을 사려는
부부 이 환 │ 시인 처음에 서로 마주보던둘이 만나서믿음 소망 사랑을 나눈다.세월 지나다 보니마주보면 부딪치는 짜증들서로 등을 바라보게 되는 시간들등을 바라보다 보니가을 낙엽처럼 떨어져 뒹구는혼자 된 외톨이로 쓸쓸한 시간들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고한 방향을 바라보는 시간들 속에아~~ 삶이란 깨닫는 거구나부부생활은 마주보는 것도등 돌리고 지내는 것도아니였구나!부부는 용서 감사 기도로어깨동무하고한 방향을 말없이바라보는 것이였구나! 이 환 │ 시인
치열한 삶의 현장과 마주치면한층 더 겸손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집으로 가는 길, 이 가슴이 훈훈해지는 이유도 당차게 살아가는 우리이웃의 노고 때문이리라.물질문명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산다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신의 안위만을 위해 우리이웃의 평화를 깨버리거나 이뤄질 수 없는 헛된 욕망으로 괴로워한다면, 그러한 노력은 깊은 슬픔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우리는 얼마나 잘살아야 하고, 얼마나 많이 가져야 하는가. 절망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다. 수다를 떠는 여학생들만이 활달하게 장난을 치며 걸어 다닐 뿐, 어깨를 잔뜩 움츠린 어른들은 길을 물어도 못 들은 척 상대도 해주지 않을
저 멀리서 흥겨운 트로트 노래가 흘러나오자 웃음을 잃은 노부부가 어깨춤을 들썩인다.이 노래야말로 슬프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는 명약이로고.대개의 인간은 비틀거린다. 강한 강풍을 만나면 흔들리고, 소나기가 내리면 마른자리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달과 같은 인간도 있다. 자신을 믿고 의지하며, 자신이 정한 궤도를 따라 걷는다. 그 마음이 너무도 확고해 어떠한 어려움에도 끄떡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막연한 곳이 아니라 뚜렷한 목표를 향해 걸어가기 때문이다. 애절한 트로트 음악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고향을 떠나 먼 곳으로 사라지는 기관차의 기적소리처럼 노랫가락이 구슬프다. 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돈 벌러 방직공장으로 갔다. 그날은 벌거숭이가 된 아
국화처럼 박효정 │ 운천고 3학년 친구야 넌 국화처럼 살아라 남들과 다르다 하면비난받고 꺾여지는 세상에서친구야, 좌절하지마라들에 핀 빨간 국화는주변이 파랑, 노랑, 초록으로변해가도홀로 그 색을 지키고 있더라세상이 모질고 힘들다하여친구야, 사람들 속에서 눈물짓지 마라새벽녘 국화 꽃은꽃잎에 눈물을 매달고 울어도아침이면 활짝 웃고 있더라친구야넌 국화처럼 살아라
생각 위를 걸었다 김덕진 │ 시인 관광버스 바퀴에 칭칭 감긴이탈리아 동부 해안도로유리창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이국의 풍경을눈동자가 미처 삼키지 못하고반 이상 흘려보냈다자연에 순응한 분홍색 지붕들의 겸손한 조화부러움에 체한 가슴의 울타리를 접고 반대편 창으로시선을 꽂았다그 순간 내 눈은 고대바다를 들이켰다바다의 숨소리는 술보다 독했고바다의 실핏줄은 혀를 감아 마비시켰다구멍 난 잿빛 구름을 뚫고 줄줄이흘러내린 햇살이아드리아 지중해에 눈부시게 얹혀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위한 황금방석을 깔았다고대바다의 순결한 배경안개처럼 표류하는 창조의 침묵은모래바람 부는 갈증
오늘도 힘겹게 옷을 벗는다.연갈색 살갗을 구석구석 바라보는 눈동자를 응시하면서 외면에 지배되지 않는 진실을 믿고 삶 그대로의 모습을 따른다. 이 얼마나 강렬한 동경이며 전투인가.거침없이 편안하게 표현하는 마음은 어쩌면 따뜻하고 이해심이 넘치는 마음과 같다. 상대방에 대한 조심이 지나치면 훨씬 더 비관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편안하게 누드모델에 대해 얘기할 때 이들에 대한 편견도 사라지게 되리라 확신한다. 놀랄 것도 없고 흥분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온정 어린 마음으로 충고하고 걱정해주는 것이 더욱 옳은 일이다. 금방이라도 차가운 공기가 새어나올 것 같은 소묘실.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특유의 습한 냄새가 코
나의 아름다운 삶 김임자 │ 시인 아침은 희망을 먹고점심으로 이해와 용서를 먹고저녁으로는 신뢰를 먹다오늘 하루를 감사히 살았다고순간순간을 무리없이 나 답게 살았노라고조용히 외쳐본다잔잔한 쾌감이 온몸에물보라처럼 퍼져나간다지금 숨쉬는 것은 나고지금 가진것은 내 몸이다세상의 어떤것과도 바꿀 수 없는어떤 부귀와 사치로도 살 수 없는나는 지금 이 순간을멋있게 즐기며 맛있게 산다 김임자 시인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과 졸업 -
성백원 시인은, 아니 성백원 선생님은 저의 중학교 때 은사님입니다. 중3 때 담임선생님이셨는데 국사 과목을 가르치셨습니다. 제 기억으론 역사 수업도 수업이지만 선생님의 묵직한 저음이 중후하게 내리깔리는 노래 실력에 넋을 놓고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스승과 제자가 꼬박 28년만에 시인과 기자로 만났습니다. 선생님은 오산중학교에서 평생의 업으로 교편을 32년째 잡고 계셨습니다.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학교 다닐 때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시인’이라는 직함도 함께 가지고 계셨다는 거죠. 무심하게도 세월의 무게는 선생님을 제2의 인생을 바라보는 60의 문턱에 들이밀어 놓았습니다.뉴스Q ‘문학사랑방’도 선생님의 흔쾌한 제의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문학사랑방은 1주일에 한 편씩, 2~3번은 시나 수필을 실은
삶이란 살아가면서 얻어지는 것이고 스스로 기쁨과 슬픔을 다스리는 치유력도 있지만 가끔은 유쾌하고 탁월한 기교가 요한 날도 찾아온다. 감미로운 술 한 잔이 그리운 날이.술은 인간의 동질성을 발견할 수 있는 매개다. 서로 다른 종류의 술을 마셔도, 취한 순간만큼은 서로의 체질과 문화적 특성을 뛰어넘어 본능적인 뭔가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매력이나 어리고 유치한 감정, 잇속을 떠나 마음을 여는 힘까지, 인종과 지역을 초월한 그 이상한 힘이 술에는 숨어 있다. 약간의 술은 현대인의 삶을 풍요롭고 여유롭게 채워주는 보약.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술자리까지 거부하지는 말자. 말할 수 없이 찬란한 자연의 생동감은 곳곳에서 넘쳤지만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초복 유윤수 │ 시인 삼복더위 그늘아래 터를 지키는 깜둥이 두 살박이가늘 보면 반갑고 가면 아쉬워 했는데밤새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엎어져 자는지 꿈적도 않네오늘이 마지막 날인걸 짐작이나 했는가!옆에 가도 반갑지 않고 눈만 끔벅이다밥도 싫은지 별스런 행동에 잠시 후주인은 핸드폰을 꺼내어 깜둥이를 바로 세워영종사진을 연거푸 찍더니 어디로 연락을 한다30분이 지나 겔로퍼 차에깜둥이는 뭐라 울음도 못 내고떠미는 등살에 뒷 칸에 태워 어디로 가고주인은 빈 목걸이만 한손에 들고 멍하니 서있다초복엔 수많은 희생양으로 그대들은 더위를 견디고또 나를 사랑하는 척 밥 주고
안개 서덕순 │시인 연기를 머금은 듯 제 빛을 잃어버린 강줄기 깊은 골짜기를 뭉클 뭉클 피어나서초점 잃은 가슴으로 스멀거린다영혼까지 불사르며 지켜왔던너를 포기한다는 것얼마나 깊은 상처 이길래,고고한 산맥까지 지워버릴 듯천년의 기억마저 지워버릴 듯흐려지는 나를 덮고 잊어야 할 너를 덮고세상 모든 것을 덮으려 하느냐 서덕순 시인 -충남 서산 출생 -오산문인협회 회원 -사) 오산문인협회 사무국장
타인의 삶을 함부로 재단해버리는 세상. 이렇게도 억울하고 서글픈 누명을 쓰고사는 사람들이 어디에 또 있을까.말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똑같은 말이라고 해도 어느 누구에게는 듣기 좋을 수도 있고, 어느 누구에게는 익숙하지 않거나 싫을 수 있다. 그러한 말 중에서 우리가 신중하고 소중하게 입에 올려야 할 말이 있다. 바로 평가다. 그 의미는 얼마든지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말이 가져올 결과를 생각해 놀랄 만큼 무겁게 써야 할 것이다. 반질반질하게 빛나는 대나무, 그 끝에 매달린 하얀 천이 연방 바람에 휘날렸다. 그 밑으로는 어린아이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를 드러낸 채 뛰놀았고, 하얀 털이 곱상한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휘저으며 그 아이를
장마가 일찍 올 거라는 일기예보에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지난해에 물꼬를 제대로 터주지 않아 물에 잠긴 농작물이 몽땅 썩어 버린 아주머니는 미리부터 물길을 내주기에 바쁘고, 아파트 관리소 아저씨들은 무너지려는 곳은 없는지 막힌 곳은 없는지 살피느라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것이련만 올 때마다 긴장시키며 분주하게 만드는 것이 장마다.둘째 아이의 사춘기도 장마처럼 찾아왔다.사춘기가 찾아오면 2차 성징과 더불어 본인도 어찌하기 힘든 몸과 마음의 혼란을 겪을 거라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의 마음에 물꼬를 터주려고 미리부터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의 생각을 살피면서 마음에 앙금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를 썼고, 형과 동생 사이에서 소외감을 없게 하려고 뭐든 똑같이 나눠주곤 했다. 그
세마역에서 진길장 │ 시인 가끔 세마역을 지나는부산행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경부선 어디 쯤낮선 정거장에내려 보고 싶다.정해진 시각에 맞춰어김없이 와 닿는전동열차에 몸을 의지해귀가하는일상의 굴레에서일탈을 꿈꾼다.그러는 사이춘분 꽃샘추위독산성 조팝나무 새순움츠리게 하는바람을 몰고신창행 전동열차기계음 안내에 맞춰역에 닿는다. 진길장 시인 -경기 용인 출생 -경기민족문학 활동 -‘사람과 땅의 문학’ 동인 -한
밤마다 차가운 어둠이 내려앉은 벽에 기대어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졸면서 깨어있는 사람들이 있다.홀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아남몰래 간직한 그들의 아픔을, 이제는 반갑게 맞아들여라.소박한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다. 암흑 같은 근심이 고독을 부르고, 자기 안의 노여움이 절망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작은 것으로 위장하고, 사랑을 의심하며, 스스로 변호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다양한 기쁨과 지혜, 다양한 유머와 감동이 있다. 인간의 얼굴이 다르듯 인간의 미소까지도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따라 달라진다. 이것이 관계의 핵심이다. 새벽 2시. 유흥가 뒤편 한 골목길에서 시끄러운 욕지거리가 들려왔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 넷이었다. 검은색 양복에 짧은 머리
강한석(67) 시인은 팔방미인이다. 시인이면서도 음악과 미술에도 일가견이 있다.강 시인은 플롯을 연주한다. 아내는 첼로, 아들은 클라리넷, 작은딸은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큰딸은 피아노를 전공하기도 했다. 5중주가 가능한 음악 가족이다. 게다가 큰사위는 미국에서 성악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강 시인은 그림을 그린 지 벌써 10년이나 됐다. 개인전을 세 차례나 열었다. 내년 초에도 시화집을 낼 예정인데 직접 그린 그림 50점이 시와 함께 어우려져 담긴다.오산문학회에서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오산문학회가 오산문인협회로 흡수되고 나선 지부장을 두 번 했다. 경기시인협회, 경기문학회에 속해 있고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이기도 하다. 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오산지회장(오산 예총)을 맡고 있다. 오산문학상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