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月敎 세월의 가르침은 溫州 김익誾誾爲菊香 국향의 은은함은 霜受學姿態 서리매를 맞은 배움의 모습이고落丹楓紅色 떨어지는 단풍이 붉음은 離佳見士貌 떠날 때의 아름다음을 보이는 선비의 모습이며歲雁遠來聲 철 따라 그 찾아오는 기러기의 소리 속에서도萬浬天翼聲 만리창공을 휘저어 온 힘든 날개의 아픔을 알림은亦忍敎歲聲 그 또한 참을인 자를 가르치는 세월의 소리일세. 溫州 김익 -在烏 충청연합회 회장 역임 -2008 문예사조
꽃으로 온 사랑 墨香 이응구 / 시인 어느 따뜻한 날너는 고운 모습으로 내게 와서아름다운 꽃이 되었지그날 이후 나는 너의 마음밭을 서성이며행여 나를 불러주길 기다리고는 했어너를 만나면 세상은 온통 너의 향기로 가득하곤 했지어느 꽃보다 향기로웠지내 가슴속에는너의 향기로 가득하고내 심장은 너를 향한 열정으로뜨겁게 타오르고 있어너를 내 가슴 속에서 떠나 보낼 수가 없어네가 너무 많이 나의 가슴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야
사랑 조항길 / 시인 플러그를 꽂는다그릇이 달궈지며 물이 펄펄 끓는다꽁꽁 얼었던 하얀 심장을 넣는다심장이 뛰기 시작한다딱딱하게 굳었던 몸이 다시 살아난다뜨거운 물살에 심장이 부풀어 오른다그릇이 격렬하게 흔들린다마법에 걸린 심장이 펄펄 끓는다선혈을 퍼트린다그릇 안이 점점 붉게 물든다붉은 열꽃이 타오른다불이 켜진 시간은 감미로운 시간이다뜨거운 찻물을 급하게 들이켜입 안이 데여 헐고 입술이 부르튼다그래도 따뜻한 이슬 같은 사랑을 마시고 싶다플러그를 빼고 푸른 불씨가 꺼지자다시 차갑게 식은 심장기운이 없다미약하게 떨고 있다다시 플러그를 꽂아 달라고
물푸레나무 신혜숙 / 시인 내가 사는 오산의아름다운 수목원피곤에 지친 우리의 눈에녹색 쉼표를 그릴 수 있고우리에게 자연이라는치유공간을 준다나와는조금 다른 나로변화시킬 수 있는물향기수목원그곳엔 내가 좋아하는물푸레나무가 있다물을 푸르게 하여물푸레나무이니누군가를 푸르게 할 수 있다면내가 바로 그 사람의물푸레나무다 신혜숙 시인 - 충북 제천 출생 - 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졸업 - 한신대 평생교육원
11월 신동성 / 시인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추억할 수 있어야 하고잠시라도 하늘을 보며슬퍼할 수 있어야 한다계절의 끝에 앉아젖을 수 있는 건낙엽 뿐이 아니고수면에 떠 있는 건물안개 뿐이 아니다유난히 두터운 추억11월에 쌓여몽환처럼 흐르다가안개처럼 사라진다 신동성 / 시인 경기오산 출생 오산 시낭화 경연대회 수상 행복한 교육도시 오산,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 사진전 공감 출품(충북 충주) 현)오산문인협회 편집위
부부 이 환 │ 시인 처음에 서로 마주보던둘이 만나서믿음 소망 사랑을 나눈다.세월 지나다 보니마주보면 부딪치는 짜증들서로 등을 바라보게 되는 시간들등을 바라보다 보니가을 낙엽처럼 떨어져 뒹구는혼자 된 외톨이로 쓸쓸한 시간들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고한 방향을 바라보는 시간들 속에아~~ 삶이란 깨닫는 거구나부부생활은 마주보는 것도등 돌리고 지내는 것도아니였구나!부부는 용서 감사 기도로어깨동무하고한 방향을 말없이바라보는 것이였구나! 이 환 │ 시인
국화처럼 박효정 │ 운천고 3학년 친구야 넌 국화처럼 살아라 남들과 다르다 하면비난받고 꺾여지는 세상에서친구야, 좌절하지마라들에 핀 빨간 국화는주변이 파랑, 노랑, 초록으로변해가도홀로 그 색을 지키고 있더라세상이 모질고 힘들다하여친구야, 사람들 속에서 눈물짓지 마라새벽녘 국화 꽃은꽃잎에 눈물을 매달고 울어도아침이면 활짝 웃고 있더라친구야넌 국화처럼 살아라
생각 위를 걸었다 김덕진 │ 시인 관광버스 바퀴에 칭칭 감긴이탈리아 동부 해안도로유리창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이국의 풍경을눈동자가 미처 삼키지 못하고반 이상 흘려보냈다자연에 순응한 분홍색 지붕들의 겸손한 조화부러움에 체한 가슴의 울타리를 접고 반대편 창으로시선을 꽂았다그 순간 내 눈은 고대바다를 들이켰다바다의 숨소리는 술보다 독했고바다의 실핏줄은 혀를 감아 마비시켰다구멍 난 잿빛 구름을 뚫고 줄줄이흘러내린 햇살이아드리아 지중해에 눈부시게 얹혀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위한 황금방석을 깔았다고대바다의 순결한 배경안개처럼 표류하는 창조의 침묵은모래바람 부는 갈증
나의 아름다운 삶 김임자 │ 시인 아침은 희망을 먹고점심으로 이해와 용서를 먹고저녁으로는 신뢰를 먹다오늘 하루를 감사히 살았다고순간순간을 무리없이 나 답게 살았노라고조용히 외쳐본다잔잔한 쾌감이 온몸에물보라처럼 퍼져나간다지금 숨쉬는 것은 나고지금 가진것은 내 몸이다세상의 어떤것과도 바꿀 수 없는어떤 부귀와 사치로도 살 수 없는나는 지금 이 순간을멋있게 즐기며 맛있게 산다 김임자 시인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과 졸업 -
성백원 시인은, 아니 성백원 선생님은 저의 중학교 때 은사님입니다. 중3 때 담임선생님이셨는데 국사 과목을 가르치셨습니다. 제 기억으론 역사 수업도 수업이지만 선생님의 묵직한 저음이 중후하게 내리깔리는 노래 실력에 넋을 놓고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스승과 제자가 꼬박 28년만에 시인과 기자로 만났습니다. 선생님은 오산중학교에서 평생의 업으로 교편을 32년째 잡고 계셨습니다.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학교 다닐 때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시인’이라는 직함도 함께 가지고 계셨다는 거죠. 무심하게도 세월의 무게는 선생님을 제2의 인생을 바라보는 60의 문턱에 들이밀어 놓았습니다.뉴스Q ‘문학사랑방’도 선생님의 흔쾌한 제의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문학사랑방은 1주일에 한 편씩, 2~3번은 시나 수필을 실은
초복 유윤수 │ 시인 삼복더위 그늘아래 터를 지키는 깜둥이 두 살박이가늘 보면 반갑고 가면 아쉬워 했는데밤새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엎어져 자는지 꿈적도 않네오늘이 마지막 날인걸 짐작이나 했는가!옆에 가도 반갑지 않고 눈만 끔벅이다밥도 싫은지 별스런 행동에 잠시 후주인은 핸드폰을 꺼내어 깜둥이를 바로 세워영종사진을 연거푸 찍더니 어디로 연락을 한다30분이 지나 겔로퍼 차에깜둥이는 뭐라 울음도 못 내고떠미는 등살에 뒷 칸에 태워 어디로 가고주인은 빈 목걸이만 한손에 들고 멍하니 서있다초복엔 수많은 희생양으로 그대들은 더위를 견디고또 나를 사랑하는 척 밥 주고
안개 서덕순 │시인 연기를 머금은 듯 제 빛을 잃어버린 강줄기 깊은 골짜기를 뭉클 뭉클 피어나서초점 잃은 가슴으로 스멀거린다영혼까지 불사르며 지켜왔던너를 포기한다는 것얼마나 깊은 상처 이길래,고고한 산맥까지 지워버릴 듯천년의 기억마저 지워버릴 듯흐려지는 나를 덮고 잊어야 할 너를 덮고세상 모든 것을 덮으려 하느냐 서덕순 시인 -충남 서산 출생 -오산문인협회 회원 -사) 오산문인협회 사무국장
장마가 일찍 올 거라는 일기예보에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지난해에 물꼬를 제대로 터주지 않아 물에 잠긴 농작물이 몽땅 썩어 버린 아주머니는 미리부터 물길을 내주기에 바쁘고, 아파트 관리소 아저씨들은 무너지려는 곳은 없는지 막힌 곳은 없는지 살피느라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것이련만 올 때마다 긴장시키며 분주하게 만드는 것이 장마다.둘째 아이의 사춘기도 장마처럼 찾아왔다.사춘기가 찾아오면 2차 성징과 더불어 본인도 어찌하기 힘든 몸과 마음의 혼란을 겪을 거라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의 마음에 물꼬를 터주려고 미리부터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의 생각을 살피면서 마음에 앙금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를 썼고, 형과 동생 사이에서 소외감을 없게 하려고 뭐든 똑같이 나눠주곤 했다. 그
세마역에서 진길장 │ 시인 가끔 세마역을 지나는부산행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경부선 어디 쯤낮선 정거장에내려 보고 싶다.정해진 시각에 맞춰어김없이 와 닿는전동열차에 몸을 의지해귀가하는일상의 굴레에서일탈을 꿈꾼다.그러는 사이춘분 꽃샘추위독산성 조팝나무 새순움츠리게 하는바람을 몰고신창행 전동열차기계음 안내에 맞춰역에 닿는다. 진길장 시인 -경기 용인 출생 -경기민족문학 활동 -‘사람과 땅의 문학’ 동인 -한
강한석(67) 시인은 팔방미인이다. 시인이면서도 음악과 미술에도 일가견이 있다.강 시인은 플롯을 연주한다. 아내는 첼로, 아들은 클라리넷, 작은딸은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큰딸은 피아노를 전공하기도 했다. 5중주가 가능한 음악 가족이다. 게다가 큰사위는 미국에서 성악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강 시인은 그림을 그린 지 벌써 10년이나 됐다. 개인전을 세 차례나 열었다. 내년 초에도 시화집을 낼 예정인데 직접 그린 그림 50점이 시와 함께 어우려져 담긴다.오산문학회에서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오산문학회가 오산문인협회로 흡수되고 나선 지부장을 두 번 했다. 경기시인협회, 경기문학회에 속해 있고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이기도 하다. 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오산지회장(오산 예총)을 맡고 있다. 오산문학상 대
백로 서미숙 ∣ 시인 어느 낙백 신선이 상아님을 찾으시나천애(天涯)를 휘돌아 강으로 산으로외로운 여정에 반려 없으니화가는 붓을 들기를 저어하네. 외짝다리는 홀로된 자의 고행먼 산을 보는 눈에는 그리움이 가득긴 부리로 낚아 올린 미꾸리 한 마리함께 나눌 이 없으니 어이할까나 잎 푸른 가지엘랑 앉지 말자그대 없는 산하에 임금이 된들가슴 에이는 설운 바람이어제보다 조금치라도 가실까보냐. 산야에 봄이 가득, 산야에 여름이 가득산야에 가을이 가득, 산야에 겨울이 가득외짝다리를 짚고 서서 계절을 전송하는너는 고독으로 박제가 된 나그네 새.
발바닥이 닮았다 이태곤 ∣ 시인 머리와 눈동자 색깔이 다르고키와 코의 높낮이가 다를지라도땅을 보듬은 맨발은 다름없이 닮았다초록빛으로 풀과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폭포가 새하얀 물보라로 무지개 그리듯지구촌민 발바닥도 억겁의 화석이다사람들의 치아가 하얀색이고혈관에 흐르는 피가 빨간색이듯지구촌민 발바닥도 해끔히 닮았다백인과 황인과 흑인크리스천 무슬림 불교인 힌두교인진배없이 발바닥은 한결같이 똑같다수천수만의 대나무 숲이한 뿌리로 얼기설기 얽혀있듯지구촌은 어우렁더우렁 한 가족이다 이태곤 시인
시인의 집은 역시 달랐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정원이 펼쳐졌다. 장승과 솟대, 5층석탑, 쌍사자석등, 문관석, 동자석, 연자방아 등의 조형물이 운치를 더했다. 적송, 백송, 반송, 남천, 주목 등의 갖가지 나무들과 진달래, 철쭉 등의 온갖 꽃나무들이 널려 있다. 집 주위의 땅을 6번에 걸쳐 조금씩 넓혀 정원을 정성스레 가꾸었다.조석구(74) 시인은 자신의 집(석남제/石南齊)을 소개하며 “시인의 집이라고 자랑하려고 정원을 꾸며 놨다”고 말했다.집 안 2층 서재에 들어서자 책장이 책으로 빼곡하다. 너무 많아 절반 정도는 도서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조 시인의 해박한 해설과 함께 천재화가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찍은 사진도 볼 수 있었다. 가장 자랑
오산역에서 조석구 ∣ 시인길을 묻는 사람들은내 가슴에 빗장을 지르며마침표를 찍고 이별을 연습하더니슬픈 콩나물도 명랑한 장미도착한 백일홍도 새침데기 금잔화도돌아오기 위해서 기어이 떠나는구나세월의 수레바퀴는 붉은 빛의 마차떠나간 사람들을 태우고 가버린우리들의 기차는 아직도 돌아올 줄 모르는데푸르른 고독의 빈 술잔에 옛 사랑이 그립다추억의 사람들이 반짝이는 길이 되어환회의 푸른 꽃 기차를 타고드디어 예감의 눈물로 돌아오는 날사람들은 플랫폼에서 손을 깃발처럼 흔들며길을 찾고 또 길을 물어야 하리라. 조석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