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유윤수 │ 시인
삼복더위 그늘아래
터를 지키는 깜둥이 두 살박이가
늘 보면 반갑고 가면 아쉬워 했는데
밤새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엎어져 자는지 꿈적도 않네
오늘이 마지막 날인걸 짐작이나 했는가!
옆에 가도 반갑지 않고 눈만 끔벅이다
밥도 싫은지 별스런 행동에 잠시 후
주인은 핸드폰을 꺼내어 깜둥이를 바로 세워
영종사진을 연거푸 찍더니 어디로 연락을 한다
30분이 지나 겔로퍼 차에
깜둥이는 뭐라 울음도 못 내고
떠미는 등살에 뒷 칸에 태워 어디로 가고
주인은 빈 목걸이만 한손에 들고 멍하니 서있다
초복엔 수많은 희생양으로 그대들은 더위를 견디고
또 나를 사랑하는 척 밥 주고 알랑방귀 꾸고 있음을.
유윤수 │ 시인
- 경남 함양 안의 출생 -『문학과 현실사』 詩 등단 - 저서『너희들을 불러놓고』등 - 현) 오산문인협회 회원 - 주식회사 경성 재직 |
유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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