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닮았다

                              이태곤 ∣ 시인

머리와 눈동자 색깔이 다르고

키와 코의 높낮이가 다를지라도

땅을 보듬은 맨발은 다름없이 닮았다

초록빛으로 풀과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폭포가 새하얀 물보라로 무지개 그리듯

지구촌민 발바닥도 억겁의 화석이다

사람들의 치아가 하얀색이고

혈관에 흐르는 피가 빨간색이듯

지구촌민 발바닥도 해끔히 닮았다

백인과 황인과 흑인

크리스천 무슬림 불교인 힌두교인

진배없이 발바닥은 한결같이 똑같다

수천수만의 대나무 숲이

한 뿌리로 얼기설기 얽혀있듯

지구촌은 어우렁더우렁 한 가족이다

 

이태곤 시인

- 선문대학교 신학대학졸업, 선문목회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 <문학과 의식>신인문학상으로 수필 등단

- <창조문학>신인문학상으로 시 등단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이사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