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

                            서미숙 ∣ 시인

어느 낙백 신선이 상아님을 찾으시나

천애(天涯)를 휘돌아 강으로 산으로

외로운 여정에 반려 없으니

화가는 붓을 들기를 저어하네.

 

외짝다리는 홀로된 자의 고행

먼 산을 보는 눈에는 그리움이 가득

긴 부리로 낚아 올린 미꾸리 한 마리

함께 나눌 이 없으니 어이할까나

 

잎 푸른 가지엘랑 앉지 말자

그대 없는 산하에 임금이 된들

가슴 에이는 설운 바람이

어제보다 조금치라도 가실까보냐.

 

산야에 봄이 가득, 산야에 여름이 가득

산야에 가을이 가득, 산야에 겨울이 가득

외짝다리를 짚고 서서 계절을 전송하는

너는 고독으로 박제가 된 나그네 새.

 

서미숙 시인

경북 상주 출신

『스토리문학』으로 등단

여성의 날 기예경진대회 문학 詩부문 입상

오산문학 공로상, 경기문학 공로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오산문인협회 감사

한우리독서지도 교사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