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조항길 / 시인 

플러그를 꽂는다

그릇이 달궈지며 물이 펄펄 끓는다

꽁꽁 얼었던 하얀 심장을 넣는다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딱딱하게 굳었던 몸이 다시 살아난다

뜨거운 물살에 심장이 부풀어 오른다

그릇이 격렬하게 흔들린다

마법에 걸린 심장이 펄펄 끓는다

선혈을 퍼트린다

그릇 안이 점점 붉게 물든다

붉은 열꽃이 타오른다

불이 켜진 시간은 감미로운 시간이다

뜨거운 찻물을 급하게 들이켜

입 안이 데여 헐고 입술이 부르튼다

그래도 따뜻한 이슬 같은 사랑을 마시고 싶다

플러그를 빼고 푸른 불씨가 꺼지자

다시 차갑게 식은 심장

기운이 없다

미약하게 떨고 있다

다시 플러그를 꽂아 달라고

심장이 보챈다 
 
 

  조항길 시인

-충남 서산 출생

-오산문인협회 회원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시전공

-<공저> 플러그를 꽂는 나무 외 다수

-국어 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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