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 400% 쟁취, 생활임금 단가 기본급화, 단체협약 이행 등 촉구

▲ 발언을 하고 있는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경기지부 박신영 지부장. ⓒ뉴스Q 장명구 기자

박근혜가 파면, 구속됐다. 하지만 공공부문에서조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상여금’ 0%인 곳도 있다. 밥은 먹고 일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식대’도 지급하지 않는다. 조례에도 나와 있는 ‘생활임금’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여름휴가’도 연차를 쓰고 가야 한단다. 아무 문제없이 해오던 ‘조합원 교육’도 제대로 못 받게 이른바 개갑질이다.

경기도청, 수원시청, 킨텍스, 인재개발원, 경기영어마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등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청소를 하거나 시설관리, 주차관리 등을 하는 용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상여금 400% 쟁취! 경기도 생활임금 단가의 기본급화! 단체협약 이행 보장! 경기도 산하 용역노동자 결의대회’가 21일 오후 경기도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는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가 주최했다.

박신영 지부장, 고양지회 이대희 지회장,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손숙희 분회장, 경기도 인재개발원 배부임 분회장, 경기도청 박명복 분회장,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설인기 분회장 등 조합원 50여명이 참석했다.

민중연합당 노동자당 경기도당 노경찬 사무처장, 전 통합진보당 홍연아 도의원 등이 함께했다.

공공비정규직노조는 지난해 11월 29일에도 경기도청 앞에서 같은 내용을 가지고 대규모 집회를 연 바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어 또다시 집회를 열게 됐다.

우선 상여금 400% 인상을 요구했다.

2017년 수원시청 상여금 400%, 인재개발원 250%, 경기도청 250%,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100%, 킨텍스 0% 등 같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임에도 상여금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고양지회 이대희(킨텍스) 지회장은 “같은 경기도 산하 기관임에도 상여금이 어디는 400%, 어디는 250%다. 킨텍스는 0%다. 정부에서 지침을 주면 기키면 되지 않냐”며 “남들 다 받는 상여금 400%, 우리도 받고 싶다. 정말 받고 싶다”고 말했다.

식대 지급을 호소하기도 했다.

수원병원 손숙희 분회장은 “경기도 산하 기관 중 유일하게 식대 지급을 못 받고 있다”며 “우리도 밥 좀 주세요!”라고 말했다.

경기도 생활임금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생활임금 조례 개정으로 생활임금이 경기도 산하 간접고용노동자들에게도 확대 적용됐다. 하지만 생활임금 항목에 기본급뿐 아니라 상여금, 식대 등 ‘통상임금’까지 포함해 버렸다. 이에 따른 임금인상분이 없다는 것이다.

수원병원 손숙희 분회장은 “경기도 생활임금을 적용해도 전혀 살 수 없게 돼 있다”며 “기본급에 한정해 생활임금을 고시해 달라”고 말했다.

▲ 구호를 외치는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경기지부 조합원들. ⓒ뉴스Q 장명구 기자

특히 노조와 용역업체간 단체교섭 합의사항 이행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인재개발원에선 유급하계휴가 5일을 합의했으나 원청인 인재개발원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근로면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인재개발원이 근로면제에 대한 사후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용역업체에 용역비를 통째로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도청에선 지난 4년 동안 진행해오던 조합원 교육에 대해 용역업체에서 필수인원 4~5명을 남길 것을 요구, 현재까지 조합원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영어마을의 경우 노조 간부가 근로시간면제를 사용한 것에 대해 ‘노무 제공의 계약을 위반했다’며 해당시간만큼 용역비를 삭감해 지급했다.

인개재발원 배부임 분회장은 “관행적으로 시행했던 하계휴가를 못 주겠다고 한다. 법대로 연차를 써서 가라고 하다”며 “너무 기가 막힌다. 너무도 냉정한 인재개발원”이라고 비판했다. 공식면담을 요청했다.

경기도청 박명복 분회장은 “단협을 무시하고 노동법을 어기면서 조합원 교육시간을 트집 잡고 있다. 휴가도 연차로 가라고 한다”며 “우리는 개돼지가 아니다. 노동조합에 들고나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고용하라”고 요구했다.

박 분회장은 또한 “도지사님은 국민을 위한 공약도 중요하시지만 같은 마당을 청소하는 용역노동자들의 눈물부터 닦아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경기영어마을 설인기 분회장은 “우리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라며 “경기도 제1부지사와 경기영어마을 이사장과 합의한 합의서 준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신영 지부장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용역노동자들에게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며 “현장 곳곳에서 말 못 할 서러움과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이어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촛불민심을 떠받들어 도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경기도 산하 각 기관 용역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하루 빨리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촛불광장의 요구”라고 했다.

홍연아 전 도의원은 연대사에서 “노동자들이 직접정치를 해야 한다”며 “기호10번 민중연합당 김선동이 있다.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용역노동자들은 ‘저임금’ ‘노동3권 개입’ ‘개갑질’ 얼음 덩어리를 쇠망치로 깨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

▲ ‘저임금’ ‘노동3권 개입’ ‘개갑질’ 얼음 덩어리를 쇠망치로 쳐부수는 퍼포먼스.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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