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66일 칠보마을 촛불집회 개최

▲ 세월호 희생 학생 안산 단원고 2학년 7반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 씨. ⓒ뉴스Q 장명구 기자

“세월호 촛불 하면서 이렇게 웃을 날이 다 있네요!”

모처럼 칠보산마을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16일 저녁 8시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휴먼시아5단지아파트 상가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66일 칠보마을 촛불집회’에서다.

세월호 참사 영상에는 ‘마침내 박근혜를 파면시켰습니다’ ‘촛불은 당신이었습니다’ ‘역사의 주인은 당신입니다’ 등의 자막이 흘렀다.

이날 촛불집회는 칠보산마을 촛불모임이 주최했다. 사회는 박미정 씨가 맡았고 칠보산마을 주민 20여명이 참여했다. 세월호수원시민행동 운영위원장 정종훈 목사, 민중연합당 수원당원협의회 윤경선 대표도 함께했다.

세월호 희생 학생 안산 단원고 2학년 7반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 씨가 먼 길을 달려왔다.

권미화 씨는 “그동안 함께해 주셔서 박근혜가 탄핵됐다”며 “지금처럼 가만히 있지 않고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오늘날까지 버텼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할 일이 너무 많다”고 했다.

권 씨는 “정부가 어떤 방해를 해도 포기하지 않는 국민들 속에 가족들이 있었고 가족들 속에 여러분들이 계셨다”며 “함께한 시간보다 앞으로 힘든 일이 더 많지만 포기하지 않고 진상을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다음 사고가 나더라도 참사로 가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권 씨는 “3년 동안 마음도 많이 다치고 아팠다. 큰 병을 얻었다 회복하기도 했다”며 “여러분이 굳건하게 해주시면 세월호 유가족들도 끝까지 안전사회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정종훈 목사는 수원지역에서 진행되는 세월호 참사 3주기 행사와 관련해 설명했다.

‘세월호 3주기 기억과 약속의 수원지역 집중행동’을 오는 4월 19일(세월호 참사 1,100일)까지 진행한다.

먼저 집중행동 기간 내내 세월호 3주기 수원지역 추모위원을 모집한다. 노란리본공작소도 매탄동, 영통동, 지동, 남문, 수원시민분향소 등 수원지역 곳곳에서 운영한다.

4월 10일(월)~16일(일)까지 수원역 광장에서 ‘세월호 3주기 기억과 약속의 수원시민분향소’를 운영한다. 13일(목) 오후 7시 30분~오후 9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세월호 3주기 기억과 약속의 수원콘서트’가 열린다. ‘약속의 416수원시민합창단’을 모집한다. 수원시민분향소와 수원콘서트는 세월호수원시민공동행동과 수원시가 공동주최한다.

정 목사는 “칠보촛불이 수원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며 “인원이 많고 적고가 문제가 아니라 열정이 있어서 수원에 세월호에 대한 내용이 많이 전파됐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큰 원을 그리고 서서,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했다.

민중연합당 서수원분회 이지애 분회장은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민중연합당 서수원분회 당원들도 앞으로 꼭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애를 낳아보니...”라고 말하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선용 씨는 “박근혜가 탄핵돼 ‘이겼다’고 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죽 쒀서 개 줄 수도 있다”며 “그 결과물을 엉뚱한 데서 가져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칠보마을 촛불집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이진호(구운동) 씨는 “박근혜가 파면됐다. 구속돼야 한다”며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했다.

윤경선 대표는 “한반도 안전을 위협하는 사드가 배치되고 있다”며, 경북 성주에서 열리는 사드 반대 집회에 참여하자고 호소했다. 수원에서는 18일 오전 9시 화성행궁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윤 대표는 “세월호에서 머무르지 않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가 안전하게 될 수 있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지난 한 달 동안 벌어진 세월호 관련 소식을 전해주었다. 촛불집회를 할 수 있게 전기를 제공한 편의점에선 음료수를 무료로 가져다주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잊지 않을게’를 다 같이 부르며 촛불집회를 마무리했다.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 놓을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 ‘잊지 않을게’를 다 같이 부르고 있는 참가자들. ⓒ뉴스Q 장명구 기자
▲ 세월호 참사 1066일 칠보마을 촛불집회. ⓒ뉴스Q 장명구 기자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