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구치소 후문서 ‘열려라 감옥문! 2017 설 한마당’ 개최

▲ 열려라 감옥문! 2017 설 한마당. ⓒ뉴스Q 장명구 기자

“네 번째 겨울, 이석기 의원에게 자유를!”
“박근혜 공작정치 피해자를 모두 집으로!”

30일 오후 수원구치소 후문, ‘열려라 감옥문! 2017 설 한마당’ 행사에서 이른바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된 이석기 전 의원과 양심수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함성이 울려퍼졌다. 이번 설 한마당은 벌써 설 명절 때만 네 번째이고, 한가위 명절 때까지 포함하면 여덟 번째다. 네 번째 겨울을 나고 있다.

이날 설 한마당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가 주최했다.

한국구명위 고문인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 민중연합당 김창한 상임대표, 경기도당 송영주 상임위원장, 경기진보연대 안동섭 대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양경수 본부장, 전봉준 투쟁단 김영호 단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내란음모사건 만기출소자 김근래, 조양원, 홍순석, 한동근 씨도 함께했다. 이석기 의원 누님 이경진 씨 등 구속자 가족들도 자리했다. 전 통합진보당 김미희, 이상규 의원도 참석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은 물론 강원에서부터 멀리 제주에서까지 전국 각지에서 참석했다.

현재 수원구치소에는 이석기 전 의원이 수감돼 있다. 우위영 전 대변인, 박민정 전 청년위원장은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이상호, 이영춘, 김홍열 씨 등 3명이 대구, 안양, 광주 교도소에 각각 수감돼 있다.

1980년 5월 터진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년 7개월 수감생활을 하고 미국 망명길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2013년 8월 터진 소위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된 이석기 전 의원 등은 한국현대사 내란사건에서 최장기수인 셈이다.

▲ 여는 발언을 하고 있는 한국구명위 권오헌 고문. ⓒ뉴스Q 장명구 기자

한국구명위 권오헌 고문은 여는 발언에서 “부당하게 감옥에 갇혀 있는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모든 양심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반드시 출소하시길 빕니다”라고 말했다.

권 고문은 “네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겨울을 맞으면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런데 세 번이나 자연의 법칙을 어기고 있다”며 “누가 어겼느냐? 국정농단 사대매국 부정비리 주범 박근혜가 어겼다. 원래 교도소에 들어올 대상자인 부정선거 당선, 사실상 당선도 되지 않은 자격미달자가 청와대에 버티고 있어 이석기 의원 등 양심수들이 아직도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2017년 설을 맞이해 감옥에 갇힌 모든 양심수들이 나오고 범죄자 박근혜와 부역자들을 감옥에 보내야 한다”며 “낡은 질서를 청산하고 민중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와 인권이 보장되는 자주통일 세상을 이룩하기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내자”고 호소했다.

전봉준 투쟁단 김영호 단장은 먼저 “70년 동안 분단 구조, 외세에 의탁해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는 세력들, 이 구조를 뛰어넘어야 한다. 탄핵정국 광장혁명 상태에서 반드시 뚫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용공좌경, 종북세력이라고 하는, 그 앞에서 쫄고 싸우지도 못하는 것을 반드시 뛰어넘어야 한다”고 했다.

김 단장은 다음으로 “농민, 노동자 피를 빨아왔던 경제구조, 시장만능 신자유의 정책을 폐기하고 뛰어넘을 때 노동자들이 일용품화 되지 않고, 농민들이 30년 전 쌀값으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며 “농민, 노동자 피 빨아먹어 청와대 뒷골목에서 잔치해왔던 정치구조, 경제구조에 맞서 광장의 혁명장에서 당당히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기 전 의원 누님 이경진 씨는 나오자마자 눈물부터 흘렸다.

이 씨는 “동생을 면회하고 만나고 나온 마음이 편치가 않다”며 “안에 있는 동생은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일을 했다. 저는 사랑하는 동생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오늘도 식식하게 여러분 앞에 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슬프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 씨는 또한 “오늘 명절에 모든 가족들이 함께 절하고 즐겁게 윷놀이하고, 이렇게 보내야 하는데 내 동생이 무슨 잘못을 했냐?”며 “이 모든 것이 분단된 조국을 갖고 태어난 분단조국의 2세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슬픈 역사를 만들지 않겠다고, 모두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외친 이석기, 내 동생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4년을 차가운 감방에서...”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는 이어 “어제 이곳에 엄청난 눈이 쌓여 있어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하늘도 감동해 햇볕을 선사했다. 이 따스한 햇볕이 우리한테만이 아니라 곳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농민, 모든 가족들에게 내리는 하느님의 선물이라 생각한다”며 “민심이 하늘을 감동시켜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당장, 저 무지한 인간들을 하늘의 벌이 아닌 여러분의 손으로 끌어내릴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전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동지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투쟁! 대박의 해입니다”라고 외쳤다. 이석기 전 의원이 면회 때 전한 말씀이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이석기 의원님이 눈만 천리안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소리를 안에서 다 들었다고 한다”며, 이석기 전 의원이 들을 수 있게 참가자들과 함께 뜨거운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 농민들이 공연을 하는 모습. ⓒ뉴스Q 장명구 기자

설 한마당답게 각 지역과 부문에서 준비한 풍성한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광화문 촛불광장에서 이석기 석방운동을 선두에서 벌이고 있는 불꽃실천단은 응원가 ‘아리랑 목동’을 개사한 ‘석방가’를 불렀다. “열려라. 감옥문! 석방하라. 이석기!”

경기지역 참가자들은 지오디의 히트곡 ‘촛불하나’에 이석기 전 의원이 평소 했던 발언을 담아 개사한 노래를 선보였다. “가는 길 웃으며 함께 가자.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너나 우리 손잡고 가자.”

농민들은 ‘천지개벽’ ‘이석기 석방’이라고 적힌 커다란 만장을 들고 나왔다. “시대의 양심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로 새 세상을 안아오자!”고 호소했다.

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앞장서서 이석기 의원 구출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노래패 꽃다지의 ‘반격’을 불렀다.

마지막 무대는 불꽃실천단이 장식했다. 대중가요 ‘남행열차’를 개사한 노래를 불렀다. “촛불광장에 석방운동 가판 너머로, 시민들 몰려와 내 손목을 잡으며 석방돼야 민주주의라 말하네!”

특히 불꽃실천단이 공연할 때는 모든 참가자들이 불꽃 모양의 장갑을 끼고 머리 위로 흔들어 장관을 이루었다. 마치 한 점 불꽃이 번져 광야를 불태우는 듯 했다.

▲ 한 참가자가 ‘열려라 감옥문’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뉴스Q 장명구 기자
▲ 참가자들의 불꽃 장갑을 끼고 머리 위로 흔드는 모습. ⓒ뉴스Q 장명구 기자
▲ 열려라 감옥문! 2017 설 한마당.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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