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못된 악한 행위를 하는 것들이 인간인가?”
최진선 지부장, 무기한 단수·단식 투쟁 돌입
경찰, 기자회견 후 최진선 지부장 강제 연행

‘폐암 산재사망 분향소 침탈! 파괴! 경기도교육청 규탄 기자회견’이 6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지부장 최진선, 이하 학비노조 경기지부)에서 주최했다.

지난 4일 학비노조 경기지부 이모 조합원이 폐암으로 투병 중 사망했다. 이 조합원은 성남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13년 9개월 근무했다. 2020년 6월 8일 폐암 진단(4기)을 받았다. 2022년 5월 말경 폐암 산재 승인을 받았다. 3년 6개월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날 오전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경기도교육청 앞에 고 이모 조합원의 분향소를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학비노조 경기지부 최진선 지부장은 여는 발언에서 “너무 기가 막히다. 조금 전 경기도교육청에서 타협안이라고 내놓은 게 있다”라며 “분향소를 지하 1층에 설치하면 교육감 면담도 주선해 주겠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최 지부장은 “그 장소는 우리의 동지인 교육공무직본부가 천막농성을 진행하는 곳이다”라며 “순식간에 경찰을 동원해서 강제 철거해 놓고 그 자리에 분향소를 설치하라는 것이 말이냐? 막걸리냐?”라고 따졌다.

최 지부장은 “오늘 아침 발인을 하고 이 자리에 왔다. 그런데 이렇게 분향소를 때려 부수고 말도 안 되는 장난질로 우리를 우롱하고, 조롱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동료의 죽음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반드시 설치하고 이 자리에서 추모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 지부장은 “지금과 같은 경기도교육청의 짐승 같은 만행에 대해서 임태희 교육감의 사과를 받아낼 것이다”라며 “임태희 교육감을 만날 때까지 저는 물 한 모금, 그 어떤 것도 입에 넣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차라리 이렇게 거지같이 조롱받을 바에야 죽고 말겠다”라고까지 했다.

학비노조 박미향 위원장도 서울에서 급하게 내려왔다. 박 위원장은 규탄 발언에서 “학비노조는 경기지부와 함께 끝까지 투쟁해서 임태희 교육감의 공개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겠다”라며 “지금 동지들이 보고 있는 양 옆 수많은 근조화환들은 고 이혜경 동지를 추모하는 화환이고도 하지만, 미래교육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경기도교육청이 죽었다고 표현하는 화환이기도 하다”라고 일갈했다.

박 위원장은 “도대체 급식노동자들이 무엇을 그리 잘못했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경기도교육청은 학비노조 조합원들에게 오늘의 이 행태를 잘못했다고 인정할 것인가?”라며 “용납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경기본부 한규협 수석부본부장은 연대 발언에서 “원인이 분명한 죽음을 두고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라는 작자가 분향소 자리 만들어주고 정중하게 예의를 표하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라며 “교육청 로비면 어떻고 교육감실이면 어떤가?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분향소를 설치하면 창피하기라도 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고 이모 조합원이 일했던 성남에서 달려온 진보당 성남수정구위원회 장지화 위원장은 “임태희 교육감이 굉장히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패륜이다”라며 “지금 당장 사과하시고 당장 분향소를 직접 설치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가장 먼저 분향소를 설치하고 분향을 해야 할 사람은 임태희 교육감이다”라고 했다.

학비노조 충남지부 이영남 지부장은 “서울에서 돌아가신 서이초 교사 분향소는 이 자리에 설치되어 한 달 동안이나 추모를 했다”라며 “그런데 우리 비정규직 동료는 분향소도 차리지 못 하게 하는가? 이런 못된 악한 행위를 하는 것들이 인간인가?”라고 성토했다.

학비노조 경기지부 최진선 지부장은 이날부로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단식에 돌입한 상황이다.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매일 오전 10시, 오후 5시 30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분향소를 설치할 때까지 규탄 기자회견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날 저녁 경찰이 최 지부장을 강제 연행해 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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