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런데_최순실은?’이라는 해시태그 붙이기 운동이 많은 관심과 공감을 얻으며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해시태그(hashtag)’란, 게시물에 일종의 꼬리표를 다는 것입니다. 특정 단어나 문구 앞에 해시(#)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한 데 묶는다(tag)고 해서 ‘해시태그’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즉, 같은 꼬리표를 단 게시물을 한꺼번에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죠.

처음에는 관련 정보를 묶는 정도의 기능으로만 쓰였다가 지금은 검색, 광고 등 상업적 수단에서, 같은 의사를 광범위하게 표현하는 정치적 도구로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흔히 ‘아랍의 봄, 녹색혁명’이라 불렸던 중동의 민주화 운동에서도 이 작은 ‘해시태그’가 굉장히 중요한 소통, 연락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김형민 방송PD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시작된 ‘#그런데_최순실은?’ 운동은 한마디로 ‘최순실 청와대 비선의혹을 절대로 잊지 말자’는 제안입니다. 김형민 PD는 그 이유에 대해 “(현재) 김제동이든 백남기 농민 사인 공방이든 이정현 단식이든 지금 정부 여당의 모든 관심은 ‘최순실 가리기’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헌정사상 유례가 없던 집권여당의 국감 거부, 그리고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농성까지 불러왔던 진짜 배후라고 지목되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집권여당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철저하게 막고 싶은 사안이라는 ‘최순실 비선 의혹’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최근 언론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이라는 두 재단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쌍둥이 재단’이라고 일컬어지는 두 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설립되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설립하자마자 지난해 ‘재단법인 미르’가 거둬들인 기부금이 무려 486억원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대한적십자사보다도 많았습니다.

올해 1월 설립된 ‘K스포츠 재단’ 기부금까지 합치면 대략 800억원 대의 기부금을 순식간에,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궈 먹듯 모아냈다는 것인데, 재벌 대기업들이 앞다퉈 수십 억원씩을 출연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권력의 비호와 배후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혹에서 출발한 ‘쌍둥이재단 의혹’은 결국 현재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습니다.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일선에서 직접 진두지휘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났고, 이석수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이 문제를 수사하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려 사표를 내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까지 번지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 의혹의 마지막에 ‘최순실’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최순실은 1970년대 후반 박근혜 대통령이 ‘퍼스트 레이디’로 활동하던 시절 최측근이었던 최태민 씨의 다섯 번째 딸로 박 대통령과는 ‘언니, 동생’하는 사이라고 합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간 “권력의 핵심 실세는 정윤회가 아니라 최순실”, “문고리 3인방은 생살이고 최순실은 오장육부”라는 증언을 내놓기도 했는데, 이번에 그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최순실 씨가 다니던 스포츠 마사지 센터장을 케이스포츠 재단의 이사장에 앉혔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설립 당시부터 최순실 씨가 깊숙이 직접 챙겼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전두환의 대표적인 5공비리였던 ‘일해재단’과 판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친인척 비리’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대규모 부정부패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결코 잊지 말고 끝까지 우리 시민의 힘으로, 눈 부릅뜨고 추적하여 밝히자는 것이 바로 ‘#그런데_최순실은?’ 시민운동입니다.

평소에 SNS를 전혀 하지 않으신다고요? 괜찮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해쉬태그를 달아주세요! 가령 지인과의 일상적인 대화에서든, 술자리에서든 생각날 때마다 이 말을 붙이시면 됩니다. “그런데, 최순실은 어찌 되고 있는 겨?”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화성민주포럼 대표
화성희망연대 공동대표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