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10] 솔룸바이오텍 박순애 대표

30년 버섯 재배 경력, 버섯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
“버섯을 좀 더 간편하게 섭취하는 방법 연구개발”
상황버섯,영지버섯 같은 단단한 버섯도 간편하게 티백 차로!
“덜 피곤해요!” “몸이 좋아졌어요!” 고객 반응에 보람
경기도농업인CEO연합회 식품가공체험위원장, 한국버섯학회 봉사

솔룸바이오텍 박순애 대표.
솔룸바이오텍 박순애 대표.

“버섯 식품 소재화 분야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솔룸바이오텍 박순애 대표의 당찬 포부입니다. 박 대표는 “누군가는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이고, 누군가 시작을 해야 한다면, 돈이 안 된다고 남들이 하기 싫어한다면, 그 분야를 저부터 시작해 보려고 한다”라고도 했습니다.

특히, 박 대표는 “식품 소재화 분야를 개척한다면 우리 버섯 농가들도 살아날 것이다”라며, “식품 소재화는 푸드테크 측면에서 버섯의 매력적인 기능 성분을 쉽고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시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또한 “버섯 재배 농가에선 관행대로 해왔던 보기 좋은, 그림 같은 버섯 재배가 아닌 버섯 재배를 목적에 맞게 생육하고 수확하는 농사법으로 바뀌게 된다”라며 “못난이 버섯, 농산물이 없는 농사법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솔룸바이오텍은 박 대표의 30년 기능성 버섯 재배 경력을 기반으로 설립한 식품 제조회사입니다. 박 대표는 버섯 재배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을 뛰어다니다 보니, 어쩌다 노루궁뎅이버섯 이학박사 학위까지 얻었다고 합니다.

박 대표를 11월 16일 서울대학교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났습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 솔룸바이오텍은 어떤 기업입니까?

솔룸바이오텍은 30년 이상의 기능성 버섯 재배 경력을 기반으로 설립한 식품 제조회사입니다. 아버지의 버섯농장을 물려받아 운영한 지 벌써 30년이 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버섯 생육 전반에 집중했습니다. 더 좋은 품질의 버섯을 키우는 데 주력했지요.

그런데, 고객의 말 한마디에 솔룸바이오텍의 영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버섯농장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소비자들이 “버섯 좋은 건 알겠는데, 요리해서 먹는 게 힘들어요.” 하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좀 쉽고 간편하게 먹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라고 말이죠.

그래서, 좀 더 쉽고 간편하게 버섯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버섯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식품회사를 창업하게 된 겁니다.

솔룸바이오텍은 소비자가 던진 “버섯을 쉽고 간편하게 먹고 싶어요.” 한마디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만든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업한 지는 8년 됐습니다.

솔룸바이오텍의 다양한 버섯 가공 제품들.
솔룸바이오텍의 다양한 버섯 가공 제품들.

- ‘버섯박사’시군요?

버섯박사, 맞습니다. 실제로 버섯 연구한 것을 논문에 담아 박사학위를 받았으니까요.(웃음)

버섯은 식물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균류에 속합니다. 버섯은 우리 미래의 식량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나무가 일생을 마치고 쓰러지면 그것을 분해한 영양원을 가지고 나오는 게 버섯이거든요. 그러니까, 자연정화 작용을 스스로 하면서도 사람이나 동물들에게 버섯이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겁니다.

버섯은 2만 종이 넘습니다. 그 많은 종류만큼이나 각각의 버섯이 가지고 있는 효능도 다양하고요.

예를 들어, 상황버섯은 암에 좋고, 영지버섯은 간에 좋습니다. 노루궁뎅이 버섯은 위에 좋을 뿐만 아니라 뇌에 필요한 영양원도 가득 들어있어요. 어디가 안 좋다, 뭐가 좀 필요하다 하면 거기에 맞는 버섯들을 선택해서 드실 수 있습니다.

- 솔룸바이오텍에서는 어떤 제품들을 내놓고 있나요?

솔룸바이오텍의 출발이 ‘우리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버섯을 쉽게 드실 수 있을까?’였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우선, 간편하게 드실 수 있는 차 형태로 만들어 봤어요.

대표적으로 상황버섯이나 영지버섯 같은 단단한 버섯들은 집에서 요리해 먹기가 쉽지 않아요. 기능성이 뛰어나다는 것은 알지만요.

티백 형태로 만들었어요. 가지고 다니면서, 사무실에서도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상황버섯, 영지버섯, 노루궁뎅이버섯 차가 있습니다. 요즘 많이들 찾으시는 꽃송이버섯, 표고버섯 차도 있고요.

영지홍이라는 액상차도 있습니다. 영지버섯 엑기스를 농축해 놓은 차인데 물에 타서 간편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은 커피에 타서 드시면 커피 맛이 굉장히 부드러워집니다. 우유에 타서 드셔도 좋아요. 각자의 기호에 맞게 드시면 됩니다.

일상생활에서 좀 출출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간식으로도 좋은 ‘호로록차’도 있습니다. 아침 먹을 시간이 없을 때, 식사 대용으로 물이나 우유에 타서 드셔도 좋습니다.

스틱 형태의 동충하초도 있습니다.

모두 버섯의 영양가는 그대로 살리면서, 말 그대로 일상생활에서 간편하게 버섯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들입니다.

솔룸바이오텍의 다양한 버섯 가공 제품들.
솔룸바이오텍의 다양한 버섯 가공 제품들.

- 큰 상도 받으신 것으로 압니다. 자랑 좀 부탁드립니다.

버섯을 재배하는 농업인이기 때문에 경기도 최고 농업인상인 ‘농업인 대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 봉사활동도 많이 하신다고요?

전국버섯가공협의회 회장을 맡아, 경기도농업인CEO연합회에서는 식품가공체험위원장을 수행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강원도 인제군에 하추리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화전민마을이에요. 잡곡류를 가공하는 컨설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 서울대학교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있습니다. 장점은?

처음에 입주했을 때 제품과 관련해 여러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인증 비용까지 지원해 주는 등 창업기업의 기반이 될 만한 것들을 알선해 주었습니다.

인증을 받고 난 후에는 제품 마케팅에 많은 신경을 써 주셨어요. 소비자 반응도 조사를 해 주었고요. 수출을 위한 박람회 참여 기회도 지속적으로 열어 주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애로사항도 지속적으로 체크를 해 주십니다. 미처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들도 스스로 이야기를 꺼내도록 유도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며칠 있다 다시 연락이 와요. “대표님, 한번 센터에 들르시죠?” 하고요.

미래 비전에 대한 세미나도 많이 소개해 주십니다. 서울대학교 푸드테크학과도 소개를 해 주어서 내년에 직원을 한 명 입학시키려고 합니다. 서울대와 연계해 솔룸바이오텍도 같이 성장하는 거죠.

아마 솔룸바이오텍이 센터로부터 도움을 제일 많이 받은 업체 중 하나일 겁니다.

- 기업 활동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실 때는?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상황버섯차 먹으니까 피곤한 게 덜하더라.”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우리 와이프가 암이라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노루궁뎅이차 먹었더니 밤에 고통 없이 자게 됐어요. 고맙습니다.” 하는 인사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가족들과 삼겹살 구워 먹을 때 된장을 좀 맛있게 먹으려고 호로록차를 반 정도 넣었어요. 그런데 된장 싫어하는 손주들도 맛있다고 잘 먹더라고요.” 하는 호로록차에 대한 리뷰도 있습니다.

이렇게 먹기 어려운 버섯을 간편하게 먹고 나서 “이것 때문에 내 몸이 좋아졌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버섯에 대한 책도 내신 것으로 압니다.

‘가정버섯’, ‘행복한 버섯요리’ 책 2권입니다. 오래전에 낸 책인데, 가정에서 버섯을 기르는 방법을 소개한 책과 버섯 손질 후 요리법을 소개한 책입니다.

아이들이 버섯을 막 만지면서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제가 버섯의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거든요. 아이들이 버섯을 잘 먹지 않잖아요. 그런데, 버섯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너무 신기하다고 하면서 버섯 요리를 곧잘 먹습니다. 어머니들이 저에게 다시 전화를 주십니다. “평소에 버섯 먹지 않던 애가 오늘은 버섯 요리를 먹었어요.” 하고 말이죠.

솔룸바이오텍의 다양한 버섯 가공 제품들.
솔룸바이오텍의 다양한 버섯 가공 제품들.

- 향후 비전이나 계획은?

우리 후손들의 미래 환경을 더 이상 차입해서 망가뜨리면 안 됩니다. 잘 보존해서 고스란히 넘겨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먹거리부터 하나씩 고쳐나가야 합니다. 저는 지속가능한 식품의 원료가 바로 버섯이라고 확신합니다.

올해부터는 식품 소재 부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식물 유래 대체 식품산업에 대한 연구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버섯은 단백질과 섬유소가 풍부해 식품 소재로의 가능성 또한 높게 평가받고 있어요.

이에 따라 고기의 맛과 질감을 모방한 대체육 제품의 원료로 버섯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ESG가 화두로 떠오른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식품 제조회사들이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대안에 주목합니다.

그런 만큼,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식품 원료를 생산하려고 합니다. 먼저, 새송이버섯부터 시작하려고요.

예를 들어, 새송이버섯을 건조해서 만두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만큼 고기 양을 줄이는 대신 버섯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햄버거 패티에도 담백질과 섬유소가 풍부한 버섯을 사용한다면 좀 더 건강한 식품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버섯학회에 계신 교수님들이 많은 연구를 하고 계십니다.

- 식품 소재로서의 버섯의 가치가 정말 무궁무진하네요.

그렇습니다. 식품 소재로 쓰인다면 버섯이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버섯을 식품 소재로 가공하는 일이 돈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이고, 누군가 시작을 해야 한다면, 돈이 안 된다고 남들이 하기 싫어한다면, 그 분야를 저부터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이 분야를 개척한다면 우리 버섯 농가들도 살아날 겁니다. 저는 일단 새송이버섯 식품 소재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어요.

제가 먼저 시작을 하면 두 번째 뛰어드는 업체는, 제가 한 고생을 넘어서서, 좀 더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겁니다.

- 버섯이 ‘라면 수프’에도 들어가지 않나요?

맞습니다. 버섯 식품 소재화의 대표적인 예로 ‘라면 수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라면 수프에 들어가는 표고버섯 건더기가 외국산입니다. 국산을 사용하기 힘듭니다. 원가 때문이지요.

하지만, 계약 재배로 원가 문제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계약 재배를 하는 거죠. 버섯을 기를 때부터 아예 식품 가공용으로 기르는 겁니다. 그렇게 기른 버섯을 납품받아 가공해서 만두소, 햄버거 패티, 라면 수프 등에 들어가는 버섯 식품 소재를 생산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새송이버섯 같은 경우 가장 보기 좋고 먹기 좋게 키우는 데 14일이 걸립니다. 그러나 식품 소재로 쓰일 가공용 버섯은 그렇게 클 필요가 없어요. 버섯을 가공하기 위해 건조할 때 버섯의 세포 밀도가 높은 시기에서 세포성장 시기로 전환하는 시점에 수확하는 것이지요. 발이유기에서 7일 정도 기르고 수확하는 거죠. 농가에서는 한 달에 두 번 생산하던 것을 네 번 생산하게 되고, 경영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요리해서 먹는 버섯과 식품 소재를 쓰일 버섯을 분리해서 생산하면 되는 겁니다. 식품 업체들이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버섯의 생장 주기를 잘 몰라서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버섯 식품 소재화 제품이 시장에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태까지 돈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돈이 되네!’ 그럼, 많은 식품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뛰어들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그 분야에서 어떤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편집자주] 경기중소기업성장지원센터, 성균관대학교창업보육센터, 한양대 에리카 창업보육센터, 강남대학교창업보육센터, 서울대학교농생명과학창업보육센터, 중진공 안산 Post-BI 센터 등에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입주, 경영 전반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뉴스Q에서는 각 센터 입주기업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2023년 입주기업 Chang-UP!’ 프로젝트 차원에서 시리즈로 내보냅니다. 창업에서 성장까지 입주기업들의 좌충우돌 도전기! 모두 13개 입주기업을 선정, 주2회에 걸쳐 12월 초까지 보도합니다.

<보도 순서>

1. ㈜팔로우미 김대식 대표(경기중소기업성장지원센터)
2. ㈜포트맥 윤재형 대표(경기중소기업성장지원센터)
3. ㈜에이치디엠 박기훈 대표(강남대학교창업보육센터)
4. 주식회사 미담 안갑선 대표(경기중소기업성장지원센터)
5. ㈜큐에너지 신승엽 대표(성균관대학교창업보육센터)
6. ㈜나르크테크놀러지 한병진 대표(중진공 안산 Post-BI 센터)
7. ㈜버니버니 문다희 대표(중진공 안산 Post-BI 센터)
8. 주식회사 연 김연은 대표(한양대 에리카 창업보육센터)
9. ㈜애기바당 최성현 대표(중진공 안산 Post-BI 센터)
10. 솔룸바이오텍 박순애 대표(서울대학교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
11. ㈜히포티앤씨 정태명 대표(성균관대학교창업보육센터)
12. (주)네오리젠바이오텍 서정민 대표(서울대학교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
13. ㈜진주메이트 최성호 대표(중진공 안산 Post-BI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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