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기억하는 수원 매탄동 촛불’이 16일 저녁 8시 영통구청 옆 중심상가 미관광장에서 변함없이 열렸다.

이날 매탄동 촛불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참석했다. 고 김의현 군 어머니 김호경 씨, 누나 김혜인 씨가 자리했다. 김씨네는 수원에 살고 있다.

김호경 씨는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가 다가오고 있다”라며 “그런데 오늘까지도 그 누구 하나 처벌받는 사람 없고 사과하는 사람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1주기가 다가오니 의현이가 아침에 ‘엄마 다녀올게’ 하고 나갔던 말이 계속 귀에 환청처럼 들려 더 힘들다. 너무 힘들다. 어떻게 매일매일 얘기해도 매일매일 눈물이 나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또 눈물을 훔쳤다.

김 씨는 “책임자가 처벌받고 진상규명이 돼야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지 않는다. 그래서 특별법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법이 아니다. 특별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우리 아이들은 살아 돌아올 수 없다”라며 “특별법은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을 위한 특별법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금 특별법이 국회 법사위에 올라가 있다. 하지만 아직 특별법이 제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본회의까지 올라가 특별법이 제정되려면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유가족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다”라고 호소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안전한 사회를 위해 모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김혜인 씨는 “최근에 세월호 가족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기 시작했다”라며 “이태원 가족분들과 심정이 비슷한 것 같아 읽으면서 가슴이 너무 쿵쾅거려서 계속 읽지를 못하겠더라”라고 말했다.

김 씨는 “세월호 어머님들, 아버님들 그리고 언니, 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세월호 가족분들과 연대의식이 생긴 것 같다”라며 “지난 4월에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행사에도 참석을 했다. 앞으로도 세월호 가족분들과 계속 연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매탄동 촛불에는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단원고 1반 장애진 아빠 장동원 씨와 엄마 김순덕 씨도 자리했다. 장 씨는 4.16세월호가족협의회에서 총괄팀장을 맡고 있고, 김 씨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김순덕 씨는 “‘생존자 가족인데 왜 지금까지 유가족들과 같이 하느냐?’ 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라며 “이유는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 다 한마음일 것이다. 나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내 아이 친구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 9년, 이태원 참사 1년, 말씀하신 것처럼 변한 게 하나도 없다”라며 “어쩌면 진짜 똑같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그렇지만, 그날의 진실을 향한 기억이 흐려지지 않도록 여러분이 함께해 주신다면 더 이상 좋은 나라는 아니지만,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 나라를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동원 씨는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도 그나마 탄압만 없었을 뿐 바뀐 게 아무것도 없었다”라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이태원 참사가 났지만 국가가 전혀 책임지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장 씨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하나도 안 이뤄졌다”라며 “두 손 꼭 맞잡고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열심히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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