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 업무스트레스로 인한 안타까운 죽음에 경기교사 애도 물결
진상조사, 책임자처벌 및 직위해제, 전수조사, 재발방지대책 마련 촉구

전교조 경기지부(지부장 정진강)는 30일 의정부역 앞에서 ‘고 의정부호원초 교사 추모제’를 열었다.

이번 추모제에는 의정부 및 경기도 각지 교사 약 200여 명이 모였다.

추모제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최근 방영된 MBC PD수첩의 아동학대관련 영상을 보면서 현장 교사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공감하고 자신에게 닥쳐올 일이었을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양시 도래울중학교 이현규 교사가 추모시 낭독을 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절절히 표현했다.

추모 발언이 이어졌다.

동두천양주 병설유치원 유정현 교사는 ‘하늘에 별이 되신 선생님께’ 라는 제목으로 발언했다. 유 교사는 “수많은 고민 속에 선생님의 외로운 싸움은 얼마나 선생님을 고통스럽고 괴롭게 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라며 “자신도 고인과 비슷한 고민과 일을 겪었다”라고 고백했다. “담임선생님이 오로지 책임지는 시스템이 아닌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나누는 시스템으로 되어야 한다”라며,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간곡히 호소했다.

의정부 새말초 구완회 학부모는 “우리 사회가, 의정부 교육공동체가 책임져야 할 일을 고인이 된 두 분 선생님에게 온전히 떠안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다”라며 “학부모도 교육의 주체로 인정받기 위해서 책임까지 함께 나눠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연천 특수교사였던 김선철 교사는 관리자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전화만 오면 뭐가 두려운지 교사에게 사과하라, 해 달라는 대로 해줘라, 잘 좀 처리하지 그랬냐, 왜 사태를 이지경까지 키웠냐. 3자로서 말하고 상황을 알아볼 생각 없이 교사 탓으로 돌리는 관리자들이 더 지치고 힘들게 하는 것 같다”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의정부 최봉선 초등교사는 “약자는 서로 지켜줘야 하고, 교사는 아이들을 지키고, 학부모는 교사를 지키고, 선배는 후배를 지켜줘야 한다”라며 “오늘의 참담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더 배워서 지혜롭게 이겨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의정부 교사들의 추모노래가 의정부역에 울려퍼졌다.

의정부호원초 고인의 대리인인 이정민 변호사는 사건의 경위와 그동안의 조사과정을 안내했다. “명백한 악성민원과 업무스트레스로 인한 타살이며 순직 인정 및 해당 학교의 명확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박도현 사무처장은 의정부호원초 사안에 대한 전교조 경기지부 대응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교사가 함께 진실규명을 외치고 철저한 조사 아래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지키자”라고 강조했다.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추모의 마음을 담아 현수막에 글귀를 작성하고 의정부교육지원청에 게시했다.

한편 이날부로 전교조 경기지부는 교사 연가권 제한, 학교장재량휴업일 금지 등으로 9월 4일 교사들의 자발적인 추모집회 방해를 자행하는 임태희 교육감을 규탄하며 72시간 항의행동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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