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중연합당 경기도당 한도숙 공동위원장

▲ 민중연합당 경기도당 한도숙 공동위원장. ⓒ뉴스Q 장명구 기자

“농사꾼이지, 뭐. 작목반 회장도 하고, 농협 간부도 좀 하고, 하하.”

한도숙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한동안 한국농정신문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게다가 농사짓는 시인이다. ‘며느리밑씻개’ ‘개불알풀꽃’ ‘딛고선 땅’ 등 낸 시집만 벌써 3권이고, 칼럼집 ‘고구마꽃이 피었습니다’가 있다. 그리고 최근 그에게 무게감 있는 직책이 또 하나 따라붙었다. 민중연합당 경기도당 공동위원장!

민중연합당 중앙당이 지난 2월말 창당한 데 이어, 민중연합당 경기도당은 조금 늦은 지난 3월 13일 창당했다. 그리고 창당과 함께 무려 2만7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민중연합당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다.

하지만 창당하고도 한 달이 지났고 20대 총선이 임박했음에도 여전히 민중연합당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언론에서 거의 민중연합당 소식을 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언론에 등장하는 기사 제목은 악의가 가득 담긴 ‘제2의 통합진보당’ 정도. 민중연합당은 도대체 어떤 당일까?

한 위원장을 28일 오후 평택시 서탄면 수월암리 배 농장에서 만났다.

민중연합당이 어떤 당이냐는 질문에 한 대표는 “민중연합당은 민중이 직접정치를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짧게 답했다. “참다운 진보정치를 하는 당”이라고 덧붙였다. 창당한 이유는 “진보정당다운 진보정당이 없으니까”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김종인 같은 검은 머리 미국인이나 영입하는 그런 당에 더 뭘 기대하겠나”라고, 국민의당에 대해선 “더민주에서 쫓겨나서 국회의원 배지나 달려고 모인 정당에 뭘 기대하겠나”라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중연합당은 청년들이 ‘흙수저당’을 만들어 앞장선 데에 농민들은 ‘농민당’으로, 노동자들은 ‘노동자당’을 만들어 연합한 정당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당이 하나의 당으로 연합하는 정치형태다. 한국정치에서 굉장히 실험적인 당의 형태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을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민중연합당에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그 근거를 그 자신이 농민인 만큼 농민이 처한 상황에서 찾았다. “농민들은 ‘농민당’에 적극 찬성하고 참여하는 상황이다. ‘농민당을 왜 이제야 만들었냐?’고 얘기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가만히 있어선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먼저 결의한 사람들이 당을 먼저 만들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민중의 열망에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당”이라고도 했다.

보수언론들은 민중연합당이 ‘제2의 통합진보당’ 아니냐고 색깔 공세를 펴고 있다. “뻔한 건데, 뭐.” 한 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진보적 정책들이 나오면 ‘종북’이라고 떠든다. 남북이 분단된 우리 정치의 비극”이라며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통일 하자는 데 뭐가 잘못이냐?”고 했다.

특히 보수언론들은 김재연, 김선동,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민중연합당 입당에 대놓고 딴지를 걸고 있다.

한 위원장은 “김재연, 김선동, 이상규 전 의원 입당은 잘한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들이 얘기하는 혐의가 있는 사람들은 다 감옥에 갔다. 그 사람들마저도 내란음모 무죄를 받았다. 박근혜의 정치보복이자 탄압이다. 그런 상태에서 감옥에 들어가지도 않은 사람들이 왜 기죽어 살아야 하냐? 그런 데 주눅들면 정치를 어떻게 하겠나?”고 했다. 화성갑에서 출마한 통합진보당 마지막 대변인 홍성규 후보가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에 대해선 진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민중연합당은 창당선언문을 통해 7가지 조항을 천명했다. △상위 1%에게 위탁 정치, 대리 정치 아닌 ‘99%의 직접 정치’ 실현 △‘재벌세’ 신설, ‘흙수저방지법’ 제정 등 소득과 부의 불평등 해소 △평화와 통일의 새 시대 열어갈 것 △양당 체제 붕괴시킨 스페인의 ‘포데모스’에서 시작, 집권에 이른 그리스의 ‘시리자’ 사례 창조적 구현 △연합정당으로서 ‘당내 당’ 구현, ‘모바일 민주주의 플랫폼’ 구축 △박근혜 정권의 거악에 맞서 선명야당, 진보야당의 길 갈 것 △99% 대변하는 후보 다수 출마 등이다.

그리고 민중연합당은 강령 대신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제출된 11대 요구안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항목을 더해 12개 기본 정책을 천명했다.

한 위원장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들이 함축돼 있다”며 “이것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 연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야권연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 위원장은 “더민주나 국민의당, 정의당, 다 열어놓고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것을 받을 데가 없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민중연합당에 야권연대를 제안하는 데도 없어”라고 했다. “특히 더민주는 김종인 대표까지 들어와 별짓을 다 하는 당이 돼 버렸다”고 일침을 놨다.

민중연합당 경기도당은 오는 4.13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 17명, 도의원 보궐선거 후보 1명 등 모두 18명의 후보를 냈다. 한 위원장은 “출마한 당원들의 결의가 참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단은 민중연합당의 존재 자체가 묻혀 있는 상태라 민중연합당을 알려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 위원장은 “우리의 삶을 어느 정치인이 더 나은 삶으로 안내할 것이냐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며 “경기도민들께서 민중연합당이 왜 만들어졌고 왜 출마를 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민중연합당이라는 이름 안에 상당히 많은 정치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눈을 떴으면 한다”며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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