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강 지부장, “종합대책 마련하겠다는 합의 이끌어내”
“이제 정부, 경기도교육청, 국회, 경기도의회가 나서야”

‘고 서이초 교사 추모 기자회견’이 7일(월)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전교조 경기지부가 마련한 ‘고 서이초 교사 시민 추모공간’ 앞이기도 하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교조 경기지부(지부장 정진강)에서 주최했다.

교사들은 교권을 보호받지 못한 자신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유미 구운초 교사는 “15년 전 일명 금쪽이라 불리는 학생에게 1년 내내 맞았던 교권 침해 피해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교사는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단지 제가 학급 운영을 잘못해서 그렇다며 선을 그어버리고, 교사 개인의 잘못으로 돌려버리는 교감 선생님의 비겁한 태도였다”라고 고발했다.

이 교사는 “이러한 교실에는 오은영 박사님이 오셔도, 임태희 교육감이 오셔도, 어떤 뛰어난 담임교사가 그 자리에 있든지 상관없이 모두 아동학대범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일갈했다.

김다원 상봉초 특수교사도 학부모의 폭언에 상처받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과거를 회상했다.

김 특수교사는 “저는 지금도 불안에 떨고 한다. 퇴근 후에 학교 관련 전화가 오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라며 “이건 혹여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특수교사는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법률을 개정하고 교육부가, 교육청이 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교사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교사들을 진정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고은선 빛가람유치원 교사 역시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었”던 7년 전 일을 떠올리며, “이는 절대 서이초 교사만의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교사는 “현재 교권 보호 대책 미흡으로 교사들의 분노와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라며 “그러나 그마저도 유치원 교사는 제외되어 있다”라고 개탄했다.

고 교사는 “교권 보호 종합대책에도, 법 개정에도 유치원 교사를 위한 교권 보호 장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라며 “경기도교육청은 제2의 서이초 교사가 생기지 않도록 유치원을 포함한 모든 교사의 교권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이재민 고촌고 교사는 음주 사건, 에어팟 분실 사건 등으로 학부모의 분노를 감당해야 했던 사례를 들며, “제가 ‘감정의 쓰레기통’이 된 것 같았다”라고 떠올렸다.

이 교사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을 교사 개인이 오롯이 책임지도록 강요받고 있다”라며 “현재 시스템과 학교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서이초 선생님은 언제든 생길 것이다”라고 성토했다. “교사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만주 공모제 교장협의회 회장은 고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뜻을 함께하는 “전국 175명의 교장 선생님들과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뒤틀리고 왜곡된 교육 구조, 법과 제도를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아픔이, 그 비극이 누구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교사답게 가르칠 권리를 찾겠다, 모든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는 선생님들의 절절한 외침과 행동에 전국의 교장 선생님들도 함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정진강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지난 16일 동안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며 ‘고 서이초 교사 시민 추모공간’을 지켰다.

정 지부장은 “교원단체와 교육감 협의를 이끌어냈다.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추모공간을 지켜냈다”라며 “이것은 우리 교사들의 힘으로 이뤄낸 소중한 성과이다”라고 말했다.

정 지부장은 “이제 책임자들인 정부, 경기도교육청, 국회, 경기도의회가 나서야 한다”라며, ▲정부의 법 개정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국회의 교권 보호를 위한 조속한 법 개정 ▲경기도교육청의 교권보호조례 개정, 종합대책 마련 ▲경기도의회의 교권보호조례 개정 등을 거듭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교사 보호를 위한 법·조례 개정 ▲교사 보호 종합대책안 마련 등이 적힌 손피켓을 머리 위로 흔들었다.

참가자들은 커다란 플래카드에 고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글을 담았다. ▲교사는 학생을 지킵니다. 교사를 지켜주세요. ▲선생님들을 지켜주세요. ▲교권보호법을 만들어주세요. ▲학교가 ‘고통’이 아닌 ‘희망’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 등 다양한 바람을 전했다.

추모 기자회견은 참가자들이 추모곡 ‘꿈꾸지 않으면’을 합창하며 모두 마무리됐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 우린 알고 있네.”

이날 전교조 경기지부는 ‘고 서이초 교사 시민 추모공간’을 정리한다. “교사보호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을 위해 현장에서 더 힘을 쏟을 것”이라며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끝까지 기억하고 행동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