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승하 수원을 민중연합당 예비후보

▲ 박승하 수원을 민중연합당 예비후보. ⓒ뉴스Q 장명구 기자

맨파워 인력센터(일당 2만7천원), 맥주공장소주창고(최저시급), 외벽 벽돌 타일 미장(일당 7만원), 안양아크로타워 전기가설(최저시급), 오산물류센터 야간 상하차(최저시급), 산림청 강원도 일대 간벌작업(일당 10만원), 각종 설문지 알바(평균 일당 7만원), 동양잉크 생산1팀(최저시급), 홀플러스 계약직(최저시급), 뉴코아 킴스클럼 계약직(월급150), 수원시 환경미화원 응시.

박승하(33) 수원을(유천·평·서둔·구운·금곡·호매실·입북동) 민중연합당(흙수저당) 예비후보의 화려한 알바 경력이다. 그래선지 슬로건도 ‘알바 당당!’이다.

33세 청년후보, 대학교도 나오고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는 박승하 후보는 왜 알바를 전전해야 했을까? 그리고 알바나 하는 주제(?)에 무슨 국회의원 출마? 그것도 이름도 낯선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17일 수원일하는여성회 사무실에서 박승하 후보를 만났다.

- 알바만 전전한 이유가 있나?

이 명함이 인기가 많다.(명함에는 ‘33세 일하는 청년’ ‘알바 당당!’ 그리고 수많은 알바 경력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바를 했다. 어머니랑 단칸방에서 살았다. 학비는 어머니가 대주셔도 용돈이 없어 시작했다.

대학 갈 돈이 없어서, 다닐 돈이 없어서 알바를 했고, 살 곳이 없어서 알바를 했고, 생계를 위해 알바를 했다. 알바라고 표현은 하지만 사실상 직업인데 기간이 짧았던 직업인 셈이다. 20대, 30대 내내 그렇게 살았다.

지금 졸업한 지 8년 됐는데 학자금 대출이 아직 300만원 정도 남아 있다. 알바를 해서 지금도 갚고 있다. 대학생들이 공감할 텐데 방학 내내 알바를 해 모은 돈을 합쳐도 학비 대기가 불가능하다. 그러니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졸업을 하고나니 빚이 1천만원 정도 되더라. 알바를 해서 학비를 많이 댔는데도 말이다.

지금은 한신대학교 국가와시민사회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역시 돈이 없어서 못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 아니, 학력도 어느 정도 되고 정규직으로 취업할 생각은 안 해봤나?

당연히 대학 졸업할 때 (정규직으로 취업) 하려고 했다. 원서를 많이 넣었는데 다 떨어졌다. 스펙 쌓으려고 해도 돈이 많이 들어 쌓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힘들게 살다보니 어느 순간 ‘나 혼자만 잘사는 건 가치있는 삶이 아니겠구나’ 싶더라. 힘든 사람들이 같이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더라. 그때부터 사회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 박승하 수원을 민중연합당 예비후보. ⓒ뉴스Q 장명구 기자
- 그게 출마하게 된 이유인가?

2001년 부평 대우자동차 파업이 있었다. 학교에 사진을 전시해 놓았다. 노동자들이 피 흘리고... 충격을 받아 직접 찾아가 봤다. 화염병이 날아다니고, 그 전에 본 적도 없었다. 세상은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 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도 그 생각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군대 갔다와서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반대운동, 한미 FTA 체결 반대운동 같은 걸 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때부터 시작했다. 집회도 나갔다. 어떤 단체에 든 건 아니고 친구들하고 나갔다.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 때도 나가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회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나만 잘하면 잘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은 정리를 했다. 2007년 민주노동당에 입당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아직은 좀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다녀보면 많이들 모르시더라. 굉장히 많이 모르시더라. 언론에 노출이 적어서 그렇다. 일단 ‘민중연합당’은 말 그대로 민중들이 연합한 당이라고 말씀 드린다.

저나 선생님이나 다 민중이다. 어렵게 살고 하루하루 버거운데 정치에는 우리들이 배제돼 있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힘든데 저 사람들은 다른 얘기만 한다. 이게 맞느냐? 어려운 당사자인 농민, 청년, 비정규직노동자, 이런 사람들이 뭉쳐서 직접 정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냐? 우리가 직접 정치를 해야 한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아직 힘은 미약하다. 지금은 농민당, 흙수저당, 비정규직철폐당이 합쳐져 있다. 각자 활동을 하다 선거 때 힘을 모으면 플러스 알파가 돼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오는 4.13 총선 때 내건 슬로건은 무엇인가?

‘1% 특권에 맞서는 알바 대표’다.

말 그대로 5천만 인구 중 1%가 우리 사회구조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99% 민중은 내 노력 여하에 상관없이 잘살게 되기 어려운 구조다.

지금까지 우리를 대표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정치를 맡겼는데 잘 못했다. 이제는 우리가 직접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알바 청년들의 대표로서 힘차게 싸우겠다.

-알바만 대표해서 당선이나 되겠는가?

제가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하려는 것이다. 어렵게 사는 흙수저 청년들에서부터 말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직접정치에 가깝다.

- 주요 핵심공약은 무엇인가?

먼저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이다. 두 번째, 재벌 해체다. 세 번째는 평화협정 체결이다.

세 가지 다 청년들과 관련이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청년들에게 절실한 문제다. 재벌 해체는 청년일자리와 관련이 있다. 한국 사회구조 자체가 재벌을 위한 구조다. 웬만한 기업체들도 대기업 하청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구조다. 박근혜 대통령도 일자리를 재벌에게 요청했다. 괴물 같은 재벌을 해체해야만 다양한 기업이 살 수 있다. 지역 특유의 기업이 살 수 있다. 그래야 일자리도 다양하게 생기고 청년들에게도 희망이 생긴다.

평화협정 체결도 중요하다. 남북이 분단된 상황은 가난한 사람들이 요구를 표출하는 것을 종북 이데올로기로 몰아붙인다. 이 문제도 외면하기 어렵다.

▲ 박승하 수원을 민중연합당 예비후보. ⓒ뉴스Q 장명구 기자
- 타 후보에 비해 자신이 꼭 당선돼야 하는 이유,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새누리 김상민, 더민주 백혜련 후보 모두 거대 양당 후보들이다. 이 후보들은 대다수 국민들이, 민중들이 살아온 방식대로 살아온 적이 없다. 실제로 민중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에 공감을 못할 것이다.

저는 살아온 과정 자체가 100% 민중의 삶이다. 대다수 유권자들이 살아온 과정하고 똑같다. 다른 청년들과 똑같은 가진 거 없는 청년이다. 다만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있다. 다른 후보들은 흉내도 내기 어려울 것이다.

- 소수정당으로서 출마하는 데 의의가 있어 보인다. 당선에 자신은 있나?

자신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젊은 층의 투표 의사가 예전에 비해 큰 수치로 늘어났다. 제가 사는 율천동에는 젊은 층이 많다. ‘네가 나고 내가 너다’ 젊은 층의 이런 바람, 이런 요구를 이끌어내면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실제로 박승하 후보의 첫 번째 지지자는 편의점 알바생이다)

우리 어머니는 율전동 한 식당에서 회집 요리사로 15년 동안 일하고 계시다. 어머니 표도 상당할 거라 생각한다.

젊은 층은 물론 40대~60대 장년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스스로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출마하는 대견한 청년에게 많은 지지가 올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당선될 수 있다.

- 평소 가지고 있는 정치철학은?

간단하게 말해 ‘나눠 먹고 살자’다.

원래 우리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강한 나라다. 제가 고향이 경남 사천 시골이다. 동네 다니다보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내 자식 네 자식이 없었다. 같이 먹여주고 타이르며 살았다.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사람들의 관계도 단절됐다. 모든 서민들의 삶은 하향 평준화됐다. 같이 ‘나눠 먹고 살자’는 것이다.

- 출마하게 되면 야권표를 잠식해 여당인 새누리당에 유리할 수 있다. 야권연대에 대한 입장은?

야권연대의 기본 성격은 후보끼리의 협상 과정이 아니라 당 대 당의 정치철학 대 정치철학이 맞물려야 한다.

지금은 다른 야당들하고 민중연합당이 공유할 정치철학이 거의 없다. 그걸 원내 정당들이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까운 예로, 테러방지법도 본인들 선거를 위해 여당에 순응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민중연합당이 가진 생각을 접고 야권연대를 하다면 직접정치를 표방한 민중에 대한 배신이다.

야당이 새누리당한테 이기기만 하면 바뀔까? 지금도 국회의원 108명이 있는데도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 한두 명 더 보태 뭐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보통 생각하는 국회의원 자격 요건과는 먼 삶의 길을 걸어왔다. 저 같은 사람도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를 하고 목소리를 내고 당당하게 ‘직접정치’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청년 여러분, 유권자 여러분과 다르지 않은 어렵게 사는 청년이 출마를 했다. 저 사람들에게 정치를 맡길 게 아니라 저와 함께해주시고, 믿고 지지해 달라.

반드시 승리하겠다. 거대 정당들에 맞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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