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노총 평택항일반노조 이국균 위원장, 민주노총 평택항지부 조병태 지부장

6개월간 3번이나 하청업체 변경
한국노총, 민주노총 간부 등 7명 해고
“PCTC가 불법파견 하고 있다!”
“관련 책임자 분명히 처벌 받아야”

한국노총 평택항일반노조 이국균 위원장과 민주노총 평택항지부 조병태 지부장.(왼쪽부터) ⓒ뉴스Q 장명구 기자
한국노총 평택항일반노조 이국균 위원장과 민주노총 평택항지부 조병태 지부장.(왼쪽부터) ⓒ뉴스Q 장명구 기자

“우리가 원하는 것은 원청인 한진평택컨테이너터미널(PCTC, 이하 PCTC)이 우리를 직접고용하라는 것입니다!”

한국노총 평택항일반노조 이국균 위원장과 민주노총 평택항지부 조병태 지부장이 한목소리로 말했다.

양대 노총 두 노조는 지난 7일부터 평택항 입구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두 노조 소속 노동자들은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화물 운반, 하역·적재를 담당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다. 하청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거부당했다며 천막농성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두 노조는 하청업체 원직복직이 아니라, 아예 원청인 한진평택컨테이너터미널의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오전 평택항 입구에 있는 천막농성장에서, 이국균 위원장과 조병태 지부장을 만났다.

천막농성장과 그 주위에는 ▲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PCTC와 PCM은 즉각 부당해고를 철회하라! ▲6개월간 3번이나 업체 변경하여 대량해고 자행한 평택컨테이너터미널은 각오하라! ▲두 달마다 업체 바꿔 노조말살, 대량해고 자행한 평택컨테이너터미널 규탄한다! ▲비정규직 서러움 투쟁으로 끝장내자!’ 등의 절박한 구호가 담긴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두 노조에서 천막농성까지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국균 위원장은 “협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국균: “6월 1일부터 협상 같은 과정은 전혀 없었다. 그냥 일괄적으로 해고 통보를 했다. 그러고 나서 일방적인 근로조건을 내걸고 근무하려면 내일 아침에 이력서를 가지고 오라는 식이다.”

그렇게, 노동자 7명이 해고됐다.

이국균: “게다가 근로조건이 악화됐다. 기존 60명 인원을 50명으로 줄였다. 지금도 힘든데 10명을 더 줄여서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죽으라는 것뿐이 더 되나! 그래서 모든 노동자가 일을 못 하겠다고 출근를 안 한 것이다.”

원청은 PCTC이고, 하청업체는 PCM이다. 천막농성을 벌이는 해고노동자 7명을 포함한 노동자 50명은 모두 PCM 소속이다.

이국균 위원장은 “지난 6개월 동안 하청업체가 무려 3번이나 바뀌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국균: “한 하청업체가 지난 2월 말일부로 누적적자가 많다고 손을 뗐다. 그래서 다시 하청업체를 선정할 때까지 모두 일용직 노동자로 일했다.

그런데, 처음 나타난 하청업체가 유령업체였다. 사업장을 가보니 주소만 있고 사무실도 없더라. 우리가 믿지 못하겠다고 일을 거부해서 하청업체를 바꾸었다.

지난 4월 27일 하청업체 입찰설명회를 했다. 그때 PCM이라는 하청업체는 사업자등록증도 없었다. 5월 8일에야 사업자등록증이 나왔다. 원청에서 PCM과 말 그대로 짬짜미를 한 것이다.”

조병태 지부장은 “해고된 7명은 대부분 노조 간부들이다”라고 했다.

조병태: “한국노총 위원장, 그리고 민주노총 지부장, 조직부장, 정책부장, 산업안전부장 등 간부 5명이 해고됐다. 또한, 일반 조합원 2명은 모두 회사에 바른말 잘하는 조합원들이다. 껄끄러운 직원들에게만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조병태 지부장은 고용불안을 성토했다.

조병태: “우리들은 매년 하청업체가 바뀐다. 올해도 벌써 3번이나 업체가 바뀌었다. 지금 PCM과는 1년짜리 계약도 아니고 6개월짜리 계약이다. 오는 12월에는 또 똑같은 일이 더 심하게 벌어질 수 있다.

그러니 여기 있는 직원들이 지금 모두 일을 안 한다고 하는 것이다. 다시 원직복직해 봐야 12월이면 또 이 아픔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만큼, 아예 PCTC에서 우리를 직접고용하라고 하는 것이다. 직접고용,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거 하나다!”

조병태 지부장은 “PCTC가 불법파견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병태: “PCTC가 불법파견으로 많은 것을 하고 있다. 우리가 증거물을 가지고 있다. 어제도 고용노동부에서 나왔을 때 불법파견에 대해 정확하게 조사해 달라고 사건을 의뢰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들은 원직복직을 원하는 게 아니다. PCTC에서 우리를 직접고용하라는 것이다.”

이국균 위원장도 옆에서 PCTC의 직접고용에 대해 맞장구를 쳤다.

이국균: “우리가 요구하는 사항은 원직복직도 중요하지만, 고용불안이 계속 이어지는 만큼 PCTC에서 직접고용하라는 것이다.

PCTC에서는 한 하청업체가 오래하다 보면 비리가 생긴다고 하는데, 그 비리는 실질적으로 PCTC가 다 저지르고 있다. 그러면서 하청업체가 비리를 저지를 것이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두 노조는 천막농성 투쟁에 이은 더 높은 수위의 투쟁도 예고했다.

조병태: “여기 지분을 한진이 51% 갖고 있다. 다음에 경기도가 5%, 평택시가 2%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반공기업인 셈이다.

장기화 된다면, 수수방관하고 있는 해수청, 그리고 경기도청, 평택시청에 가서 집회도 하는 등 계속 이야기할 것이다.

나중에는 제일 지분이 많은 서울 한진 본사까지도 올라갈 것이다.”

이국균 위원장은 “평택항은 멈추면 안 되는 곳이다”라며 누구보다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이국균: “지금까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몇 번이나 있었다. 하지만 평택항이 멈추면 어떻게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동지들을 믿고 직권으로 투쟁을 중단한 적도 있다. 계속 그래왔고, 그런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결국 회사 측에서 돌아온 것은 노동조합이 너무 강하다는 이야기더라. 여기처럼 온순한 노동조합은 없다.

본인들이 하청을 잘못 주어서 문제가 생긴 것이지, 우리가 문제를 생기게 한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평택항에서 9년 동안 근무한 조병태 지부장은 ‘책임자 처벌’도 분명하게 요구했다.

조병태: “한진이 할 때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PCTC가 하면서 2년 전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첫째, 노조에 저지른 행각은 부당노동행위이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간부들을 다 해고했다는 말이다.

둘째, 근로기준법도 많이 위반했다. 예를 들어, 이곳은 외지 사람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어서 숙소가 7개나 있다. 일방적으로 숙소를 제공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했다. 야간에만 일하는 팀이 있는데 노조와 상의도 없이 4명을 다 잘라버렸다. 인원도 60명에서 50명 체계로 줄인다고 일방통보했다.

셋째, 불법파견이다. 원청에서 하청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명령을 내리고, 작업지시를 했다. 그런 사례가 상당히 많다.

관여되어 있는 책임자는 분명히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평택항 컨테이너 하청노동자들. ⓒ뉴스Q 장명구 기자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평택항 컨테이너 하청노동자들. ⓒ뉴스Q 장명구 기자
한국노총 평택항일반노조 이국균 위원장(맨 왼쪽)과 민주노총 평택항지부 조병태 지부장(맨 오른쪽), 그리고 격려 방문한 한국노총 오산시공공노조 장원관 위원장(가운데). ⓒ뉴스Q 장명구 기자
한국노총 평택항일반노조 이국균 위원장(맨 왼쪽)과 민주노총 평택항지부 조병태 지부장(맨 오른쪽), 그리고 격려 방문한 한국노총 오산시공공노조 장원관 위원장(가운데). ⓒ뉴스Q 장명구 기자
비정규직 서러움 투쟁으로 끝장내자! ⓒ뉴스Q 장명구 기자
비정규직 서러움 투쟁으로 끝장내자! ⓒ뉴스Q 장명구 기자
평택항 컨테이너 부두 입구에 있는 천막농성장. ⓒ뉴스Q 장명구 기자
평택항 컨테이너 부두 입구에 있는 천막농성장.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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