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락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신약성경에 보면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자들이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를 건너는 도중에 사나운 풍랑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 갈릴리 호숫가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어부로 자라온 제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서 풍랑을 헤치고 뭍으로 나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짐을 버려 배를 가볍게 하기도 하고, 파도의 흐름에 따라 힘껏 노를 저어보기도 하고, 아무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풍랑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살아서 이 거센 풍랑을 빠져나갈 방법이 없습니다. 불현듯 찾아온 삶의 끄트머리. 이제야 말로 정말 예수님과 함께 뭔가 의미있는 일을 펼쳐가 볼 수 있을 것만 같던 가슴 벅찬 희망의 순간이 순식간에 끝을 알 수 없는 절망의 자리로 변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희망을 잃고 분노와 두려움 가운데 떨고 있던 그 순간, 예수께서 풍랑을 딛고 저들 가운데로 걸어오셨습니다. 마치 레드카펫이라도 되는 듯 너무나 평안하게 사뿐사뿐 걸어서 그들 곁으로 다가오신 겁니다.

제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라는 제자가 자기도 예수님처럼 물 위를 걸어보겠노라고 큰소리치면서 바다로 뛰어듭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바다였던 그곳으로, 모든 희망을 집어삼켜 버린 것만 같았던 그 무시무시한 바다 위로 거침없이 뛰어들었고 예수님과 함께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제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있어서 성난 파도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희망을 향해 뻗어있는 대로가 되었습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일엔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오르고야 말 것입니다. 성난 파도를 향해 거침없이 뛰어드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아무리 북으로 가는 길이 꽉 막혀 있어도, 아무리 민족의 하나됨을 위한 위대한 결단이자 약속인 615정신을 짓밟으려는 불의한 권세가 판을 쳐도 주눅들지 말고 다시 한번 풍랑을 향해 뛰어들어 길을 내는 용기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사실 제가 생각하는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의 핵심은 따로 있습니다. 그렇게 거센 풍랑을 이기고 희망을 전해주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셨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렇다고 해서 풍랑이 잦아든 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여전히 파도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여전히 배는 출렁출렁 금방이라도 뒤집어질 듯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상황은 변한 게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들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더 이상 풍랑이 저들을 집어삼키지 못할 것이고 마침내 안전하게 뭍에 도착해서 따뜻한 아침밥을 나눠 먹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들은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습니다.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듯이 풍랑을 타고 조금씩 조금씩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풍랑은 계속 몰아칠 것입니다.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하게 하며 낭떠러지로 밀어 넣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계속될 겁니다. 그러든지 말든지 희망을 잃지 맙시다. 두려움과 조바심이 같은 뜻을 지닌 이들을 향한 분노가 되어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읍시다. 풍랑을 딛고 통일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통일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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