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기지부(지부장 정진강, 이하 경기지부)는 13일 성명을 내고, “무엇보다 학교평가지표(안)의 내용으로 학교현장이 교육과정 형식화, 자료생산을 위한 교육, 성과와 경쟁위주 교육과정 편성으로 퇴행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라며 ‘경기도교육청 학교평가지표 내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10일 경기도 관내 학교에는 ‘2023 학교 내실화를 위한 학교평가 의견수렴’ 공문이 시행됐다.

경기지부는 “의견수렴 마감일은 13일이고 기간은 단 3일이었다”라며 “2023 학교교육과정에 반영될 평가지표 의견수렴 기간으로는 그 기간이 너무 짧고 방학이 시작된 초기에 실시되어 제대로 된 의견수렴이 될지 의문스럽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지부는 “‘역량수준’, ‘의식수준’ 등을 정량화할 수 있는가? 역량, 의식 수준의 정량화를 넘어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산술식을 깊이 연구해서 내보일 수 있는가?”라며 “그렇다면 이야기가 조금은 달라지겠지만 학교평가지표(안)을 거칠게 작성하여 의견을 받겠다고 하니 연구를 했을리 만무하다”라고 비판했다.

경기지부는 “학교평가지표(안)의 내용 중 ‘창업교육 실시 비율’은 모든 학교급에 공통항목인데 특정 급별 정서에 맞지 않을 뿐더러 법정 의무교육시수가 과다하여 현재 있는 것도 정비가 절실한 상황에서 법적 근거도 미비한 창업교육을 평가지표로 반영해 사실상 추가적으로 특정한 교육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라며 “학생 맞춤형 진로ㆍ직업교육 활성화 영역에 뜬금없이 창업교육이 웬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경기지부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개설률 및 참여율’ 내용만 봐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원칙으로 하며, 현 길라잡이에서도 강제 참여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참여율을 학교평가 지표로 명문화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며 “개설률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비율을 산정할 것인지 모호하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많이 개설되면 좋은 것인가? 디지털, 에듀테크, AI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이 학교로 들어오게끔 유도하는 것인가? 무분별한 사교육업체의 학교진입을 방조하는 꼴이다”라고 질타해다.

경기지부는 “이번 학교평가지표(안)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이런 식이다. 너무나 거칠어서 학교와 교사의 마음도 거칠어질까 염려된다. 무엇보다 거칠어질 것은 학교 교육과정 운영이다”라며 “그 이유는 2023 경기교육기본계획의 핵심정책이 평가지표로 설정됨으로써 그토록 강조하던 ‘자율’이 아닌 모든 학교가 그 정책을 따라가게끔 만든 것, 수치화된 평가지표내용은 교육과정의 형식화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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