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기지부(지부장 정진강, 이하 경기지부)는 12일 성명을 내고, “하남시 ‘명문고 육성사업’ 폐지하고 경기도교육청은 평등교육 실현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경기지부는 “대학입시의 부작용으로 학생들이 목을 매는 한국 교육현실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도리어 경쟁을 부추기는 사업을 펼치는 하남시의 ‘명문고 육성사업’ 내용을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라고 비판했다.

경기지부는 “하남시는 올해 ‘명문고 육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관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모를 하고 있다. 지원기준은 이른바 SKY(서울, 고려, 연세)대학교 진학률로 삼고 목적도 서울대 10명 이상 진학으로 정했다”라며 “이는 명백한 교육의 퇴행이며 학벌주의를 타파하려는 노력을 정면으로 거스르겠다는 이야기다”라고 질타했다.

경기지부는 “시 예산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계획서에는 ▲상위 10% 학생을 위한 특별반 편성 ▲아침저녁 자율학습 운영 ▲서울 소재 우수 대학과 연계 수업 ▲강남 유명 강사 특강등의 프로그램 운영을 하도록 되어 있다”라며 “이것이 공공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는 지자체가 할 일인가? 학부모들의 요구가 강하여 ‘하남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라고 이야기한 하남시의 입장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과 철학이 부재한 변명이다”라고 일갈했다.

경기지부는 “특별반 편성, 아침저녁 자율학습 운영은 현장의 거부감이 강한 철지난 개념일 뿐이다. 이에 대해 논할 가치조차 없다”라며 “교육의 수월성만을 추구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쇠귀에 경 읽기일 따름이다”라고 개탄했다.

경기지부는 이어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다르다. 이와 관련한 경기도교육청의 입장과 태도는 무엇인가”라며 “구체적인 사안도 모르고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 도교육청은 뻔뻔한 건가, 무지한건가”라고 성토했다.

특히 경기지부는 “임태희 교육감은 전교조 경기지부 천막을 방문하여 ‘0교시, 일제고사 부활 등은 없을 것’이라고 확답하였지만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아침저녁 자율학습 운영이 0교시와 무관하고 강남 유명 강사의 특강, 우수 대학과의 연계수업이 일제고사(줄 세우기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며 “전교조 경기지부와 도교육청의 2022 정책업무협의회에서 합의한 ‘우열반 편성금지’, ‘사교육업체의 학교진입을 막기 위한 노력’에 대한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경기지부는 “경기도교육청은 하남시 사태에 대하여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고 경쟁과 차별이 아닌 평등교육이 실현되도록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다”라며 “전교조 경기지부는 교육과정 퇴행을 방조하는 도교육청의 안일한 태도와 하남시 정책 폐지를 위해 경기 교육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행동에 나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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