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규협 민주노총 경기본부 정치위원장

지난 8일(금) 민주노총 경기본부 운영위원회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치러질 경기도교육감선거와 관련해 한 가지 중요한 결정을 했다.

‘(가칭) 2022 민주적 혁신을 위한 교육감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기교육혁신연대(이하 경기교육혁신연대)’에 민주노총 경기본부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러한 결정 과정에서 참여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있음도 확인했다.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한규협 민주노총 경기본부 정치위원장을 10일 오후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 만났다.

- 참여하지 않기로 한 이유는?

지금 시기 경기도 진보교육감 단일화의 요구는 원칙과 내용, 방향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정책 방향은 경쟁교육, 특권교육을 부활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 그런 만큼, 지난 13년 경기교육이 진행해 왔던 교육의 진일보한 원칙과 내용을 지켜야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그러나 지금 경기교육혁신연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부 후보들만의 단일화에 대해 몇 가지 문제의식이 있다.

우선 민주노총은 정치방침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해당 선거에 복수의 후보가 있을 경우 후보 단일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누구도 민주노총 후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 경기본부는 박효진, 송주명 두 후보 간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경기교육혁신연대에서는 민주노총의 후보 단일화 절차에 대한 존중 없이 단지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단일화 추진 일정을 공지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배제하겠다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진행하고 있다. 과연 이런 방식이 후보 단일화의 취지에 맞는가?

또한 지난 이재정 교육감의 경기교육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단일화의 기본 원칙과 방향에 대한 충분한 내용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조건에서 진행되는 후보 단일화 추진은 많은 문제를 불러 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현재 민주와 진보를 표방하며 출마한 후보군은 모두 6명이다 그중 3명의 후보가 이재정 교육감과 함께 경기도교육청에서 주요한 역할을 함께해 왔던 인사들이다.

이재정 교육감은 2014년 후보 단일화를 통해 ‘진보교육감’이 되었으나 2018년에는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고 독자 출마한 바 있다. 2018년 교육감 재선 이후에는 노동조합에 대해 시종일관 적대시하며 대화를 거부하는 등 ‘불통’ 교육행정으로 일관해 왔다.

문제는 지난 시기 후보 단일화 과정과 이재정 교육감의 교육행정에 대한 평가가 전혀 없이 ‘묻지마 단일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교육감을 막겠다는 명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이재정 교육감의 교육행정이 ‘보수’보다 무엇이 더 나은지 알 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재정 교육감에 의해 고통받고, 어려움을 겪어왔던 노동자들이 바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었기에 현재 방식의 단일화 추진에 대해 납득시키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민주노총 경기본부는 단일화 추진을 위한 준비모임에 참여해왔고, 그 과정에서 단일화에 대한 충분한 평가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제기해 왔다. 하지만 시기가 촉박하다는 이유로 평가는 생략된 채 단일화 추진이 강행되고 있기에 지금은 함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다.

- 그렇다면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는 ‘경기도교육감 민주노총 단일후보’를 내겠다는 것인데, 박효진 후보와 송주명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이미 결렬된 것 아닌가? 송주명 후보는 지난 5일 언론에 “경기도교육감 민주노총 단일후보 논의, 양 측 이견차로 결렬”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두 후보의 입장이 다르다.

박효진 후보는 민주노총 단일후보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송주명 후보는 민주노총 경기본부가 경기교육혁신연대의 교육감후보 단일화 논의에 참여해 주도적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민주노총 단일후보 논의가 결렬됐다고 하면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 결렬 선언을 해야 하는 것이다. 송주명 후보 측에서 결렬을 얘기할 사안은 아니다.

- 송주명 후보가 민주노총 단일후보 논의에 참여하지 않으면 박효진 후보가 민주노총 단일후보가 되는 것인가?

그동안의 관례를 보면 각 후보 간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 ‘민주노총 단일후보 없음’으로 결정을 해왔다. 하지만, 그런 상황까지 가면 안 된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두 명이 나왔는데 아무도 민주노총 후보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단일화를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송주명 후보 측에서는 ‘원샷 단일화’가 중요하다고 제기했지만 박효진 후보 외에도 일부 후보가 현재의 단일화 추진기구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박효진 후보가 아니라도 ‘원샷 단일화’는 가능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의 후보 단일화가 더욱 중요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거대 기득권세력의 선거공학적 묻지마 단일화에 끌려 들어가 들러리가 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민주노총의 후보 단일화는 진보교육세력의 힘을 더욱 키워 보수후보를 이길 내용적, 조직적 힘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될 것이다.

- 아직 민주노총 단일후보 선출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설득하고 호소하고, 그렇게 해서 민주노총 단일후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것이 민주노총 경기본부의 입장이다.

- 송주명 후보의 ‘민주노총 경기본부가 경기교육혁신연대의 후보 단일화 논의에 참여해 주도적 역할을 해 달라’는 주문사항에 대한 입장은?

현재 경기교육혁신연대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경기도본부 운영위원회의 결정사항이다. 그 이유는 앞에 밝힌 것과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민주노총 경기본부는 민주노총 정치방침에 근거해 경기도교육감 민주노총 단일후보를 내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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