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섭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지난 24일 우리나라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재연기하기로 미국과 합의를 했다. 그것도 무기한 연기란다.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브리핑은 무슨 생각인지를 의심케 한다. “자주국방차원에서 대한민국이 전시작전권통제권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하더니 이어서 “자주국방능력을 완벽하게 구축하기 전까지는 한미 동맹의 틀 속에서 풀어가야 할 현실적인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한다. 끊임없이 미국의 군사무기를 엄청난 예산을 들여 수입하고, 군사시스템마저도 우리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가면서 자주국방능력을 완벽하게 구축하기 전까지라고 한다. 아예 전시작전통제권을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솔직하게 말했으면 이해라도 된다. 군사, 정치, 경제 등 여러 면에서 국가를 규정할 때 우리나라가 자주적인 국가로 살지 않겠다고 선언하자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으면 그 정당의 본질을 당당하게 드러내기라도 할 것이다.

“내란을 음모하지는 않았지만 내란을 선동했다”느니 앞뒤가 통하지 않는 논리를 하도 많이 듣다보니 이제 유행처럼 번져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도대체 학생들은 이런 문맥에서 논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민주시민교육, 철학, 논리를 중,고등학교에서부터 배우기 시작하는 현실에서 사회와 정치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비춰질 뿐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사회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을 경계하고, 사회적인 이슈를 가르치면 엄벌에 처한다고 교사들을 협박하는 것인지. 그렇게 생각하니 정부가 안쓰럽긴 하지만 이해가 되기도 하다. 제발 정신 좀 차리시길.

사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무기한 재연기라는 합의 속에는 향후 수십 조에 달하는 군비 강화 계획이 들어있다. 남과 북이 서로 군비 경쟁을 어쩔 수 없이 지속하는 상황을 만드는 이런 현실은 제로섬게임을 넘어서 마이너스게임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앞두고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방문한 이후 고위급회담이 추진되면서 기대했던 남북 대화와 평화의 분위기가 다시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다름아닌 탈북자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때문이다. 상대방이 싫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몇 번을 지속하고 책임없다, 말릴 수 없다고만 한다. 상대방의 경고는 점차 세지고, 행동으로 옮기겠다고도 했다. 결국 행동으로 옮겼다. 그래도 계속한다. 여전히 내버려둔다.

학생들의 싸움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일단 멈추게 하고, 중재하는 것이 중간에 있는 사람의 도리이자 책임이다. 정부가 하는 변명을 들어보면 아이들만도 못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이미 헌법에서 규정한 평화통일 추진이나 남북이 약속한 7.4 남북공동성명, 6.15 남북공동선언,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어긋난 행동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민간단체가 하는 일이라고, 말릴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정부의 올바른 태도일까.

정부의 문제와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이미 여러 사람이 제시해왔다. 더 이상 세월호 참사부터 지속된 “가만히 있으라”라고 주장만 하고, 귀머거리 정부라는 쓴소리를 듣지 말고, 해법을 귀담아 들을 때이다. 4월 16일 이후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바뀌어야 된다고 그렇게 강조하지 않았던가.
결론은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의 언론 기고 글로 대신한다.

“정부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것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반복되는 정부의 실책은, 거의 무뇌아 수준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반세기가 넘는 남북 대립의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들의 해법은 군사적 대치나 거친 심리전 등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검토가 오래전에 끝난 것이다.

이런 점을 외면한 채 남북 대립과 갈등을 오직 물리적 대결과 격멸 방식의 정책에만 매달리다 보니까 남남 갈등이 심화되고 군사적 주권을 외국의 손에 넘기고도 부끄러운 기색이 전혀 없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정부는 이제라도 과거 정권이 북한과 합의한 7.4공동성명, 6.15공동선언 등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거기에 모든 해법이 다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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