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 박영재 열사 추모사업회 임미숙 회장

고 박영재 열사 추모사업회 임미숙 회장. ⓒ뉴스Q 장명구 기자
고 박영재 열사 추모사업회 임미숙 회장. ⓒ뉴스Q 장명구 기자

오는 22일은 박영재 열사 9주기가 되는 날이다.

박영재 열사는 통합진보당 부정경선사태 관련해 당원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요구, 통합의 정신으로 돌아와 달라 외치며 2012년 5월 14일 서울 대방동 통합진보당 당사 앞에서 분신했다. 통합진보당의 분열에 문제 제기를 하며, 심상정, 유시민 등에게 통합정신으로 돌아오라고 온몸으로 절규한 것이다.

결국 39일 만인 6월 22일 운명했다. 6월 24일 통합진보당 당원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됐다.

오는 21일(일)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 박영재 열사 묘역 앞에서는 ‘진실한 당원, 참 노동자 박영재 열사 9주기 추모대회’가 열린다. 이번 추모대회의 슬로건은 ‘가자! 진보집권, 새로운 백년을 향해!’이다.

9주기를 앞두고, 박영재 열사 정신을 되새긴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 박영재 열사 추모사업회 임미숙 회장을 3일 오전 진보당 경기도당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임미숙 회장은 진보당 경기도당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임 회장과 박 열사는 각별한 동지관계다. 임 회장이 통합진보당 수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출마할 때 박 열사가 부위원장으로 같이 출마했다. 당시 박 열사는 부위원장을 하면서 노동위원장이기도 했다.

박영재 열사는 2005년에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통합진보당으로 이어지며 7년 정도 당생활을 했다.

- 올해가 벌써 박영재 열사 9주기다.

그렇다. 박영재 열사가 지키고자 했던 진보집권의 꿈, 통합진보당이 해산됐다. 하지만 다시 당을 재건했다. 통합진보당이 민중연합당, 민중당을 거쳐 진보당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당이 해산되고 사람들이 다 민중 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노동자는 현장으로, 농민은 지역으로, 당을 지역에 뿌리박는 과정이었다. 박영재 열사의 진보집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두 아래로 내려가는 과정이었다.

거기에 수많은 박영재가 있었다. 박영재 열사는 ‘진실한 당원 참 노동자’로 불린다. 지난 9년, 그리고 이 시대에 수많은 박영재가 있었던 것이다.

민중 속에 들어가 민중의 가장 어려운 삶과 함께하며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역조직을 만들었다. 그렇게 뿌리내리고 조금씩 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지난해 진보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 그 과정이 정말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민중연합당, 민중당 시기에는 뿌리내리기 힘들었다. 선거에 출마해도 잘 안됐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되는 등 계속되는 탄압을 받으면서 어려운 시기가 많았다.

다시 일어나 민중연합당을 만들었으나 대통령선거에서 바닥까지 내려갔다. 최악이었고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대선이 끝나고 박영재 열사 앞에 모여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런 상황이더라도 박 열사의 진보집권의 꿈을 멈출 수 없다. 우리의 꿈을 멈출 수 없다. 그렇게 다시 힘을 냈다.

지난 9년을 박영재 열사 덕에 버텼다. 힘들 때마다 박 열사를 생각했다. 목숨까지 던진 열사도 있는데. 박 열사 덕에 그 꿈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박 열사의 정신으로 민중 속에 들어가 민중 속에서 힘을 얻었다.

- 정말이지 9주기를 맞는 심정이 남다를 듯싶다.

9주기는 이전에 힘들었던 과정을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과 도약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너무나 힘들고 한스러운 피해자라는 인식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처음에 품었던 진보집권의 꿈을 이뤄내고 민중의 어려움을 풀어내는 책임자라는 자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총선을 거치고 ‘진보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전반적으로 활력이 느껴지고 있다.

- 진보당에 전반적으로 활력이 느껴진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진보당 깃발을 다시 세우고 진보당 1기 김재연 지도부가 들어섰다.

전체적으로 당에 활력이 높아지고 있는데 단순한 활력이 아니다. 진보당의 통일단결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5만 권리당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당원 확대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조합 활동에만 빠지지 않고 당 중심의 노동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활동하고 있다. 이것이 ‘진실한 당원 참 노동자’ 박영재 열사 정신이다.

내란음모사건으로 감옥에 간 분들도 다 나오고 이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한 분만 남았다. 이석기 의원도 형기의 80% 이상을 채웠다. 가석방뿐 아니라 석방을 넘어 사면복권도 가능하다.

이번 8.15에 이재용 석방 이야기도 나오는 마당이다. 이석기 의원 석방을 위해 각계각층에서 힘을 모아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번 9주기 추모제의 슬로건이 ‘가자! 진보집권, 새로운 백년을 향해!’이다. 이석기 의원의 수상록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가 연상된다.

박영재 열사와 이석기 의원은 특별한 관계에 있다. 박 열사의 진보집권의 꿈인 통합진보당이 해산 당하면서 이석기 의원도 구속됐다.

진보당도 제대로 서고 있고 이제 미래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진보당 당원들이나 국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박영재 열사 9주기 이전과는 느낌이나 분위기가 다르다. 진보당 안팎으로도 무엇인가 하면 된다는 활력이 샘솟고 있다. 다시 시작해 보자는 자신감도 충천해 있다.

9년의 시간이 흘렀고, 진보당에는 박영재 열사를 모르는 당원들도 많다. 박 열사가 돌아가시고 들어온 당원도 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억울하고 한스러운 역사가 아니고 투쟁하는 역사였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진보정당의 역사는 진보집권을 향한 투쟁의 역사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9주기 추모제를 앞두고 좀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그 치열한 고민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열사라는 의미가 큰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리며 지키려고 했기 때문이다. 박영재 열사는 그것을 해낸 분이다.

우리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겸허하게 털어내고 힘을 내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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