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숨진 50대 여성노동자의 언니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숨진 50대 여성노동자 장례식장에 놓여 있는 쿠팡 장례용품. ⓒ뉴스Q 장명구 기자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숨진 50대 여성노동자 장례식장에 놓여 있는 쿠팡 장례용품. ⓒ뉴스Q 장명구 기자 

“동생에게 미안해요. 내가 일을 신청 안 했으면 동생이 일을 안 나갈 수도 있었는데.... 살려서 왔어야 했는데 못 살려서 미안해요.”

13일 오전 동수원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최아무개(57) 씨는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같이 일하다 숨진 여동생(52)을 생각하며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자매는 둘 다 수원 권선구에 살았다. 동생은 이혼하고 홀로 10년 넘게 남매를 키워 왔다. 동생은 사회복지사였다. 지난해 12월 말 다니던 요양병원을 그만두었다. 새 직장을 구할 때까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쿠팡에서 알바를 한 셈이다.

매일 하는 알바는 아니었다. 부정기적이었다. 언니는 나도 한번 가보자고 동생에게 얘기했다. 지난 10일과 11일, 그렇게 자매는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같이 일을 하게 됐다. 언니는 3번째 일하는 날이었고, 동생은 7번 정도 일하는 날이었다.

일하는 시간은 제각각이었다. 언니는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일했고, 동생은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일했다. 같은 쿠팡 동탄물류센터 안이었지만 일하는 장소도 서로 달랐다.

일하는 물류센터 안은 몹시 추웠다. 물류센터 안이나 밖이나 온도 차이는 별로 없었다. 마침 최강 북극 한파가 몰아치는 날이었다. 일하는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 차림이었다. 모자도 쓰고 일했다. 언니는 “노동강도가 나름 센 편이었어요. 추운 데서 일하니까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아무튼 시간은 시나브로 흘러 일은 끝났다. 이제 퇴근만 하면 된다. 동생은 4시에 먼저 일이 끝나 1시간 늦게 끝나는 언니를 기다렸다.

사건은 11일 퇴근 전에 잠시 들른 쿠팡 동탄물류센터 화장실에서 발생했다. 퇴근버스를 타기 전에 볼 일을 보러 자매는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 언니가 볼 일을 보고 있는데 옆 칸에서 조그맣게 “앗!” 소리가 났다. 하지만 동생인지는 몰랐다. 그 소리를 지른 사람이.... 

언니는 볼 일을 보고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동생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옆 칸 밑으로 발이 조금 보였다. 문이 열리지 않자 바로 119에 신고했다. 그 시각이 새벽 5시 17분.

직원들을 부르자 2~3분 안에 직원들이 달려왔다. 화장실 문을 부수고 동생을 꺼낸 직원들은 119가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했다. 병원에 가면서 구급차 안에서도 응급조치는 계속됐다. 하지만 의식은 내내 없었다. 그리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언니는 “정식 직원은 아니지만 산재 처리가 됐으면 한다”며 “일이 잘 해결돼 동생 딸이 잘 살 수 있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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