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원시의회 윤경선 의원

“자, 여러분! 잠시 눈을 감고 우리 머리 위로 고압 전류가 지나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무려 15만4천V 초고압 전류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는 스파크 튀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그 고압선 아래로 아이들이 뛰어놀고 주민들이 지나다니고, 무수한 차량들이 오고갑니다. 농사를 짓는 주민도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정말 아찔하지 않습니까?”

수원시의회 윤경선(금곡·당수·입북동, 진보당) 의원의 간절한 외침이다. 아니 입북동 주민들의 처절한 절규라고도 할 수 있다.

윤 의원은 18일 제356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입북초 주변 고압송전탑의 지중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감전위험!!’이라는 빨간색 글씨가 선명한 현수막이 내걸린 송전탑 사진을 머리 위로 들어보였다.

지역주민의 간곡한 목소리를 수원시와 수원시의회에 전달한 것이다.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한 것이기도 하다.

윤 의원과의 인터뷰는 정례회 본회의가 끝나고 메신저를 통해 진행됐다.

개인용 휴대전화의 전자파조차도 문제가 되는 세상이다. 그런데 입북동 주민들은 15만4천V 초고압 전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특히 아이들이 위험하다. 입북초는 송전탑과 변전소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북초에서 가장 가까운 송전탑은 120m 거리에 불과하다. 다른 송전탑도 각각 180m, 21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변전소 역시 학교에서 420m 거리에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02년 송전탑에서 생기는 극저주파를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송전탑 위험성을 경고하는 국내외 연구 자료 역시 차고 넘친다.

윤 의원은 “송전탑과 변전소는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서수원지역의 균형 발전도 가로막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입북동이 변화해야 수원시 전체의 균형 발전이 이루어진다. 사이언스파크가 잘 조성되기 위해서도 송전탑을 시급히 지중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송전탑 지중화는 입북동 주민들의 해묵은 과제이자 오랜 숙원사업이다. 윤 의원은 “입북동 주민들이 송전탑 지중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월 ‘입북동 송전탑 지중화 추진 주민모임’이 결성됐다. 주민모임을 중심으로 아파트에서, 상가에서 서명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두 달 만에 입북동 같은 작은 동네에서 주민 1,000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윤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며 송전탑 지중화를 요구했다. 입북동에 살고 있는 진보당 당원들과 함께 대대적인 송전탑 지중화 캠페인을 여러 차례 전개했다.

윤 의원은 “수원시가 예산도 책정하고, 팔짱 끼고 있는 한전도 직접 나서서 설득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민간자본도 유치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송전탑을 지중화해서 입북동 주민들과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어 “그럼에도 수원시와 한전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주민들과 함께 송전탑 지중화를 위해 수원시와 한전의 결단을 이끌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전을 면담하고, 토론회를 개최하고, 뜻있는 시민단체와 힘도 모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제 공은 수원시와 한전으로 넘어갔다. 이미 늦었다. 더 늦기 전에 입북동 고압송전탑의 지중화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가 됐다.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