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정희 (사)경기인형극진흥회 이사장

임정희 (사)경기인형극진흥회 이사장. ⓒ뉴스Q 장명구 기자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인형극을 볼 수 있어요.”

임정희 (사)경기인형극진흥회 이사장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경기인형극제 기간에는 인형극에 흠뻑 빠져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2019 경기인형극제 in 수원’이 오는 7월 17일(수)부터 26일(금)까지 경기상상캠퍼스와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8번째를 맞는 경기인형극제의 슬로건은 ‘시간을 뛰어넘는 동심! 공간을 넘어서는 감동!’이다.

그에 걸맞게 ▲특별초청작 ‘달래의 이야기’(예술무대 산) ▲기획초청작 ‘은혜 갚은 까치’(극단 환) ▲국내초청작 목수장이 엘리(아트컴퍼니 행복자) 외 5편 ▲해외초청작 ‘빨간 공’(Laballe Touge, 프랑스) 외 3편 등 주옥 같은 인형극 12편이 찾아온다.

경기인형극제는 (사)경기인형극진흥회에서 주최한다. 2019 경기인형극제 행사위원회에서 주관한다. 경기도, 수원시, 경기문화재단, 데살로니키 국제 인형마임축제에서 후원한다.

경기인형극제의 중심에 서 있는 임 이사장을 10일 오후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만났다.

임 이사장은 제2대 이사장으로서 경기인형극제 초창기 멤버다. 18년 전 경기인형극제가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함께하고 있다.

- 경기인형극제를 하게 된 계기가 있을 거 같습니다.

“민예총 극위원회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그때 인연이 됐어요. 벌써 올해로 18년째입니다. 처음에는 ‘경기인형극제’가 아닌 다른 명칭이었어요. 막대인형 같은 것을 가지고 1~2편 공연했지요. 괜찮은 공연임에도 하루 이틀만 하는 게 아쉬웠어요. 확대해 보자고 의견이 모아졌고,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오목천동에서 예원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년 전쯤에 우연히 인형극 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됐어요.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인형극이 아이들 교육과도 관계가 깊어요. 그래서도 관심을 갖게 된 겁니다. 암튼 그때는 되게 비쌌어요. 많은 돈을 들여도 잘 보러오시지도 않고요.”

- 아이들에게는 인형극이 참 좋지요.

“정말 퀄리티 높은 작품을 보는 것이 되게 좋아요. 어릴 때부터 문화예술공연을 접하면 성인이 돼서도 익숙해집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요. 처음에는 200~300명 정도에 불과하던 카톡플러스 친구가 이제 3,000명이 넘습니다.

클래식 음악 같은 익숙한 멜로디와 접목된 인형극도 있고, 집에서 흔히 보는 컵이나 바가지, 포트 같은 사물이 인형이 되기도 해요. 아이들이 인형극을 보고나면 며칠 동안 주걱이나 수건 같은 것을 가지고 놀기도 해요. 창의성이나 상상력을 키워줍니다. 교육적으로 효과가 굉장히 큽니다.”

- 해외초청작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보는 데 있어 언어 장벽이 있지 않나요?

“인형극에는 감성을 나누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들어있어요. 외국작품에는 대사가 하나도 없는 작품도 있습니다. 언어 장벽보다는 스토리가 있지요. 언어적인 부분이 아니라요. 동작이나 표정, 의성어, 암전이나 음악 효과 등으로 충분히 내용이 전달됩니다. 아이들이 다 이해합니다. 인형극은 만국 공통이에요.

물론 10살 이상의 아이들이 봐야 하는 인형극도 있어요. ‘달래의 이야기’는 전쟁이야기라서 어른들이 봐도 됩니다.”

- 그러고 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온 어른들도 같이 보는 거네요.

“최근에 ‘키덜트’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키즈’와 ‘어덜트’의 합성어예요. 예를 들어, 어른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했을 때, 부정적으로 보면 성장을 안 한 것이고 긍정적으로 보면 순수한 시절을 계속 간직하고 싶어하는 거잖아요.

인형극은 어른이 봐도 좋은 것 같아요. 그 순간 되게 행복합니다. 어른들도 인형극은 아이들이 보는 거라는 개념을 벗었으면 해요. 탈춤 같은 경우도 양반을 풍자하며 시대를 비판하는 인형극이잖아요.

인형극에는 순수함이 있어요. 인형극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성장해서도 따스한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임정희 (사)경기인형극진흥회 이사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이번 경기인형극제만의 특징이 있다면?

“인형과 관객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거예요. 2개 작품만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모두 경기상상캠퍼스에서 공연합니다.

인형은 사이즈가 작잖아요. 당연히 가까이서 보는 게 생동감이 넘칩니다. 작년에 작은 공연이 반응이 좋았어요. 올해 그것을 반영했습니다.”

- 인형극마다 배우와 만나는 시간도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모든 공연마다 배우와 만나는 시간이 있어요. 공연을 4번 하면 1번은 배우와 대화 시간을 갖습니다.”

- 그런데 하필이면 경기인형극제 기간이 한여름이라 한참 더울 때입니다. 

“그때가 극단들은 비수기예요. 저렴하게 인형극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서로 좋은 일이죠. 극단들도 갈 때가 있는 거니까요.

문화예술단체도 살리고 아이들에게는 퀄리티 있는 작품을 보여주고, 서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해외초청작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외국작품은 다시 오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고, 소개를 해주기도 합니다. 유럽에는 인형극제가 되게 많아요. 스페인, 이태리, 그리스 등등 인형극제가 많거든요. 직접 가서 좋은 작품을 골라오기도 합니다.

수원에서도 이런 인형극을 볼 수 있을 줄 몰랐다고들 해요. 분당이나 오산 등 경기도 전역에서, 서울에서도 보러 옵니다.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경기인형극제는 극단들에 더 유명하다고 할까요? ‘경기인형극제에 출품해 볼까?’라고들 해요. 국내초청작은 40편 중에서 최종적으로 6편을 뽑은 겁니다.

인형극 선정에 있어서는 ▲인형 조작 기술 ▲인형극 내용 ▲관객 연령 ▲교육적 영향 등을 고려하고 있어요.

아무튼 축제 형태로 진행된 지는 5~6년 정도예요. 예산 지원을 받다보니 더 퀄리티 높은 작품들을 선보일 수도 있고요. 그림자, 막대, 줄, 탈 등등 여러 형태의 인형극을 경기인형극제 기간에 다 볼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에 대해 한말씀.

“인형극을 보고 자란 친구들이 성인이 돼서도 동심을 잃지 말았으면 합니다. 성인이 되면 마음이 여유롭지 않고 각박해진다고 하잖아요.

문화예술적인 면에서 충분히 감성적인 사람들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인형극 많이들 보러 와 주세요. 관객이 많아야 극단들도 좋은 작품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경기인형극제도 계속 이어갈 수 있고요. 서로 관심을 가지고 많이 봐주러 오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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