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욱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올초 북은 신년사와 1월 16일 중대제안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였다. 남쪽도 통일대박론과 이산가족 상봉 제안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작년과는 매우 다른 남북한의 분위기이다.

이산가족 상봉이 열리는 기간 중 이틀이 한미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과 겹치는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결국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다. 온 겨레가 축하하고 전 세계가 보내주는 박수를 받으며 2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2차례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렸다. 아주 감동적이었고 기쁨의 눈물을 국민 모두가 흘렸다.

이 감동을 지속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는 3월 6일 북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제안하였다. 하지만 북은 “지금은 남북실무 접촉을 가질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다”면서 거부하였다. 남북대화가 지속될 것으로 믿었던 희망이 사그라지는 순간이다.

한미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일부분이 겹쳤음에도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가졌는데 이제 와서 남북 실무접촉을 가질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것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사실 남한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촌각을 다투는 인도주의 문제라며 이산가족 상봉에만 관심을 가지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에 더 관심을 보이면서 먼저 서로에 대한 비방 중상을 중지하고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다. 서로 바라는 바가 달랐던 것이다.

2월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번 통 크게 믿어보겠다’는 말을 하면서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였다.

그래서 북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끝난 후 비방중상이 중지되고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이 중단되거나 중단할 수 없다면 저강도 훈련으로 완화 될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3월 3일 대북민간단체의 대북 삐라 살포와 콜럼버스 핵잠수함과 이지스함 등 최첨단 무기가 참여하는 고강도 훈련이 지속되는 것을 보고 아직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시동만 걸어놓고 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다시 이명박 정부 5년의 파탄난 남북관계가 떠오르는 것이 단지 나만의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한미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과 4월말까지 진행하는 독수리 훈련, 그리고 평양 상륙훈련을 가정한 쌍용훈련이 진행된다. 북한도 이에 맞대응 차원에서 다양한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남과 북은 서로 도발을 중단하라고 이야기 하고 대화의 손짓에는 진정성이 없다며 만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만나지 않으면서 통일을 할 수 있겠는가? 한쪽이 붕괴되어 흡수하거나 무력으로 통일하자는 것인데 이것은 제2의 6.25가 될 것이며 민족의 공멸이 될 것이다.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말이 있다. 같은 것을 추구하되 다름은 남겨둔다는 말이다. 우선 남북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70년간의 오랜 분단으로 남북간에는 신뢰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만날 필요가 없다고 하거나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통일을 위해 노력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신뢰하지 않더라도 남북이 같이 할 수 있는 것부터 동시 행동으로 해나간다면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하게 되고 신뢰가 쌓여질 것이다.

우리 모두 구동존이의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이번 6월에는 남북해외가 한자리에 모이는 민족공동행사가 열리고 9월에는 남북 공동응원단의 흥겨운 응원이 인천에서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