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영숙 수원여성회 대표

▲ 수원여성회 조영숙 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조영숙 수원여성회 대표가 10여 년만에 다시 금강산에 다녀왔다.

지난 2월 12일부터 13일까지 1박2일 동안 금강산에서 열린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연대모임)>에 참여한 것이다.

이 연대모임은 남북, 해외 민간이 만나는 연대모임이다. 남측에서는 6.15남측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7대 종단) 등 260여 명이 참여했다.

조 대표는 경기지역 대표단으로 6.15수원본부 상임대표 정종훈 목사, 6.15경기본부 박성철 집행위원장과 함께 참여했다.

조 대표를 만나 금강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

- 이번 연대모임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처음에는 참석자 명단에 들어있지 않았다. 그런데 기독교 단체에서 참여를 포기했다. 그래서 갑자기 ‘그러면 지역에서 통일운동을 꾸준히 한 단체가 가면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그렇게해서 급하게 수원여성회, 부산여성회에서 2명이 대신 가게 된 것이다.

수원여성회에서 평화통일위원회가 만들어진 게 1994년쯤이다. 평화통일위에서 평화통일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통일교육도 하고 통일캠프도 하고 통일기행도 했다.

그런 역사성이 있으니 수원여성회에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와서 가게 됐다.

- 금강산에 다녀온 소감은?

10여 년 전에 육로를 통해 수원여성회에서 통일기행을 갔었다. 그때는 우리 아들이 초등학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22살 어엿한 청년이 됐다.

그때는 관광으로만 간 것이었다. 그때는 북 안내원하고 몇 마디 하는 게 되게 신기했다. 사람은 사람이구나!

이번 여성부문별 모임에는 북에서 5명, 해외에서 일본 1명, 중국 2명, 그리고 남에서 우리 7명, 민화협 1명이 참여했다. 북과 해외 8명 대 남 8명이었다.

해금강에서 해맞이 1시간, 신계사 1시간 정도 외에는 모두 회의 일정이었다.

- 10년만의 방북이다. 10년 전과 지금과 달라진 점도 있을 것 같다.

호텔에 국제전화 부스가 있다. 공중전화가 3대가 있다. ‘남쪽으로도 통화가 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가운데 공중전화가 된다’고 그러더라. 금강산에서 수원여성회로 전화를 걸었다. 두 통 정도 했다. 통화를 하면서 금방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반대로 통화를 했는데 국가보안법 상 신고를 해야 하나? 잠깐 헛갈리기도 했다. 그리고 ‘통화하는 게 열려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암튼 열려 있었다.

저 말고도 10여 분 정도 남으로 전화를 한 것 같더라. 1분에 4~5유로 정도였다.

그래도 핸드폰은 사용하지 못했다. 올라가면서 냈고 내려와서 받았다. 아직도 서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금강산 관광이 나중에 열리면 좀 더 평화체제가 확 와서 이런 부분이 자유롭게 됐으면 좋겠다.

- 요즘은 북에서도 핸드폰을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핸드폰은 정말 다 쓰시더라. 북측 분들, 여성 단위들도 다 핸드폰을 쓰고 계시더라. 우리는 디카로 사진을 찍는데 그분들은 자기들 핸드폰으로 찍고 그러시더라.

정말 신기하고 재밌었다. 자기들 끼리 사진도 찍어주고.... 해맞이 행사할 때 해가 정말 예쁘게 떴다.

- 회의하시면서 주로 어떤 얘기를 나누었나?

여성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런 고민을 나누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 남측 여성의 고민과 북측 여성의 고민이 확 맞닿아 있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이런 기회가 있어서 같은 사람들이 꾸준히 만나는 자리가 생기게 되면 서로 알아보고 얘기하기도 편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북 여성들이 만남의 기회를 많이 갖자는 데 서로 공감했다. 통일운동 말고도 보수적인 사람들도 자꾸 만남을 만들어서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다.

3월 8일 세계여성대회 같은 행사는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북 여성들은 ‘군비 축소라든가 북미 정상회담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구체화해야 한다’ ‘평화체제가 구축돼야 잘 만날 수 있지 않냐’고 얘기한다. 우리 남 여성들은 ‘만나는게 중요하다’ ‘자주 만나야 평화체제도 구축되지 않겠냐’고 얘기한다.

이번에 전체 210명 중에 여성 대표성을 생각할 때 여성계가 너무 적었다. 주석단 앞에 앉은 것도 남 여성은 1명, 북 여성은 2명이었다. 종단 대표들도 전부 남자였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인데 통일운동에서도 절반은 돼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얘기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

북은 하나의 기조가 만들어지면 전체적으로, 중앙집권식으로 움직이는 게 있다. 반면 우리 남은 그렇지 않고 너무 정치적으로 다양하다. 이것을 모아내는 데 시간을 쓰게 된다.

북 여성들을 만났을 때, 북 여성들이 남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북에서는 남과 북이 만나는 게 왜 더 중요한지 상상이 안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70년을 다른 체제에서 산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암튼, 계속 만나서 격의 없이 얘기하고 사진도 찍고 했다. “우리 사진 찍어요” 하면서 손잡고 끌어안고 힘도 받고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만나면 친해지는 게 사람 간에 중요하다. 만나는 게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 다들 선물도 많이 사오시는 것 같더라.

사탕, 과자, 대동강 맥주, 들쭉술 등등 호텔서 나오는데 어떤 분이 금강생 생수 2박스를 사길래 저도 1박스 샀다. 주변에 나눠줬다. 북 담배 아침도 나눠줬다.

다들 신기해 했다. 맛도 있다고 하더라. 포장기술은 좀 떨어지고.... 이런저런 얘기해 가면서 나누었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말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던 것 같다. 1박2일이 짧았다. 그래도 8명 대 8명으로 얘기는 충분히 했던 것 같다.

어떤 방식이든 얘기거리를 만들어서 자꾸 만나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 금강산에서.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 추진위원회
▲ 호텔에 있는 국제전화 부스.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 추진위원회
▲ 금강산에서.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 추진위원회
▲ 연대모임을 하는 모습.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 추진위원회
▲ 회의를 하는 모습.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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