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 “할머니들이 못 받아낸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 추모사를 하는 이주현 목사. ⓒ뉴스Q 장명구 기자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할 것입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겠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주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우리 민족의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고 평화와 상생의 시대로 나가도록 힘을 모으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고 용담 안점순 할머니 1주기 추모제 참가자 일동의 ‘우리의 다짐’이다. 참가자들은 “할머니의 기억과 희망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 용담 안점순 할머니 1주기 추모문화제가 30일 오후 수원시청 로비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문화제는 수원평화나비에서 주최했다.

수원평화나비 상임대표 이주현 목사, 황의숙 공동대표, 이경헌 공동대표, 6.15경기본부 상임대표 이종철 목사,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 염태영 수원시장 등 수원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문화제는 ▲묵념 ▲안점순 할머니 약력 소개 ▲참가단체 소개 ▲추모사 및 경과보고 ▲추모시 낭독 ▲추모글 낭독 ▲추모공연 ▲씻김굿(길닦음, 지전춤) ▲우리의 다짐 ▲기념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황의숙 공동대표가 안점순 할머니 약력을 소개했다.

이주현 목사는 ‘고 용담 안점순 할머니 수원시민사회장례위 보고’에서 모금액이 1,200여 만원에 달했고, 조문은 3,000여 명이 넘었다고 보고했다.

이 목사는 추모사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안 된 사건이다. 일제 강점기 11개 나라 여성 약 20만명을 끌고 가서 일본군의 성노예로 삼았다. 보편적 인류 가치에 반하는 아주 못된 전쟁 범죄다”라며 “일본에서는 한 번도 사과를 한 적이 없다. 배상을 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목사는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합의로 다 해결됐다고 얘기한다”며 “그러나 해결이 안 됐다.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얘기하는 데는 일본 정부뿐이다”라고 일갈했다. “오늘 추모문화제를 통해 새로운 마음의 다짐, 각오를 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경희 사무총장은 추모사에서 “안점순 할머니가 외쳤던 인권, 평화를 우리가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그것은 우리 사회, 나아가 세계 인권과 평화까지 만들어갈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철 목사도 추모사에서 “그런 일들이 다시는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남북이 하나돼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남북통일을 이뤄, 그 어떤 나라도 우리 나라를 무시할 수 없는 강한 주권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추모사에서 “안점순 할머니는 지난해 수원이 꼭 기억해야 할 인물로 ‘수원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며 “안점순 할머니의 그 정신을 이어 할머니들이 못 받아낸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 유린, 역사적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시인 박설희(수원민예총 문예위원)는 추모시 ‘돌멩이에게도 입이 있다’를 낭송했다. “내 이름 순이 / 이제라도 순하게 누려야지 / 전쟁 없는 나라에서 꽃으로 피어나고 나무로 자라나 / 새소리 물소리 웃음소리 마음껏 들어야지”

청소년 평화나비, 역지사지, 청소년 봉사단 그린나래, 청소년 NGO 안녕하세요 등은 추모글을 낭독했다. 청소년들은 길이 20m, 폭 1.2m의 긴 종이에 안점순 할머니를 추모하는 글을 써 내려갔다. “기억하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이 땅에서 힘드셨던 마음 하늘에서만큼이라도 평안하시길 바랄게요. 호매실중 김서현” “꼭 기억할게요. 많이 알리고 진상규명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남수원초 4학년 구민진”

기타 앙상블은 생전 안점순 할머니가 즐겨 불렀던 노래를 열창했다. 찔레꽃, 오빠 생각, 누이 등을 불렀다.

풍물굿패 삶터는 씻김굿(길닦음, 지전춤)을 했다. 씻김굿은 망자의 천도를 위한 굿이다.

마지막으로 보정고 최승인, 매탄고 유선주 학생이 참가자 일동을 대표해 ‘우리의 다짐’을 낭독했다.

<고 용담 안점순 할머니 약력>

1928년 서울 마포 출생
1941년(14세) 서울 마포구 복사골에서 연행, 중국까지 이동. 내몽고로 추정되는 곳에서 일본군의 성노예 피해를 입음
1945년(18세) 해방 후 8개월간 북경에서 체류
1946년(19세) 인천항을 통해 귀국
1950년(23세) 한국전쟁 시 대구로 피난
1956년(29세) 강원도 식당에서 2년 동안 식당보조
1959년경(32세경) 대구왜관에서 식당 운영
1992년(65세) 수원으로 이사
1993년(66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고
2002년(75세) 정대협과 만남, 활동 시작. 정대협에서 주최하는 피해자들의 인권캠프에 참석, 일본 증언집회 참석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참여
20014년(86세) 3월 1일 수원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 5월 3일 수원평화나비 활동 시작 후 수원시민들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
2017년(89세) 3월 8일 독일 레겐스부르크시 비젠트 평화의 소녀상 ‘순이’ 제막식 참여
2018년(90세) 3월 30일 영면

▲ 묵념을 하는 염태영 수원시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약력 소개를 하는 황의숙 공동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 추모사를 하는 한경희 사무총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추모사를 하는 이종철 목사. ⓒ뉴스Q 장명구 기자
▲ 추모사를 하는 염태영 수원시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추모시를 낭송하는 시인 박설희. ⓒ뉴스Q 장명구 기자
▲ 추모글을 낭독하는 청소년들. ⓒ뉴스Q 장명구 기자
▲ 기타 앙상블의 추모공연. ⓒ뉴스Q 장명구 기자
▲ 추모제에 참석한 염태영 수원시장. ⓒ뉴스Q 장명구 기자
▲ 씻김굿을 하는 풍물굿패 삶터. ⓒ뉴스Q 장명구 기자
▲ 씻김굿을 하는 풍물굿패 삶터. ⓒ뉴스Q 장명구 기자
▲ ‘우리의 다짐’을 낭독하는 보정고 최승인, 매탄고 유선주 학생. ⓒ뉴스Q 장명구 기자
▲ 고 용담 안점순 할머니 1주기 추모제.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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