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시갑지역위원장이 준비한 토론회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28일 저녁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원갑(장안) 장안의 3대 성장판 300인 토론회’는 그랬다.

“아마 정당 지역위 차원에서는 처음일 겁니다. 민주당에서도 한두 차례 있기는 했어요. 수원시에서는 제2부시장 때 제가 처음으로 300인, 500인 원탁토론을 시작했고요. 이미 수원시에서는 정착이 됐습니다. 정치에서도 이런 토론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정치인 개인이 의사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당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위원장이 토론회를 연 이유는 이 외에도 한 가지 더 있었다. 바로 그의 정치철학.

“저는 거버넌스 정치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거버넌스라는 게 아시다시피 시민들이 참여하고 합의하는 의사결정 장치예요. 의사결정을 할 때 시민들과 정치적 판단을 같이 하자는 것입니다.”

‘장안의 3대 성장판’ 얘기는 이날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월 14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안을 장안답게’ 만들고자 ‘장안의 성장판 3대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이 제시한 ‘장안의 3대 성장판’은 ▲최첨단융합의 북수원테크노밸리 조성 ▲쇠퇴하고 낙후된 장안의 토지 이용 활성화와 도시재생 촉진 ▲사람 사는 장안을 위한 생활SOC 본격 추진 등이다.

“지난 2년 동안 지역주민들과 논의하면서 나온 의견들의 엑기스를 모아서 ‘장안의 3대 성장판’을 만들었습니다. 의제는 정말 잘 정했어요. 그런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 실천행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함께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300인 토론회를 열게 된 겁니다.”

15개 조로 나뉘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그 결과는 전자투표를 통해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장안구민들은 먼저 ‘최첨단융합의 북수원테크노밸리 조성’에서 ‘지역 청년 우선 채용을 위한 행정 지원’(33%)이, ‘토지이용 활성화와 도시재생 촉진’에서는 ‘마을의 주차장 확보를 위한 다각적 노력’(48%)이 시급하다고 봤다.

다음으로 ‘장안의 생활SOC 본격 추진’에서 ‘장안구에 대형병원 유치’(45%)가, ‘장안의 청년을 위해 시급한 내용’에서는 ‘일자리 창출(창업지원, 기업유치 등)’(41%)이 우선이라고 봤다.

이 위원장의 머릿속에는 이미 ‘장안의 3대 성장판’을 실현할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들어있는 듯했다.

“먼저 ‘최첨단융합의 북수원테크노밸리 조성’ 같은 경우도 이미 큰 테두리에서는 나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시민들의 얘기를 가감없이 듣자는 거지요. ‘토지이용 활성화와 도시재생 촉진’에서도 교과서적인 방법이야 다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제에서도 시민들이 갈구하는 방식이 있을 것입니다. 그 얘기를 생생하게 담아내려는 겁니다. ‘장안의 생활SOC 본격 추진’ 과제에서는 지표상으로도 정말이지 부족한 게 많아요. 국가 최저 기준에 미달되는 것도 있고요. 하지만 시민들이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한 얘기들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장안의 청년을 위해 시급한 내용’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주거, 일자리, 교육, 창업 등 여러 얘기가 나올 겁니다. 그리고 어떻게 장안에서 구현할 것인가? 이런 논의들이 잘 이뤄질 것 같습니다.”

정치, 그것은 대한민국에서만큼은 혐오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새로운 정치’를 이야기했다.

“정치에 눈을 떠야 합니다. 정치는 일상생활에 늘 있습니다. 정치를 혐오하지 마시고 정치인 혐오하지 마십시오. 저도 정치인이고 누구나 다 정치인입니다. 내가 필요한 것을 정당하게 요구하고, 요구하는 것을 서로 논의해서 다수의 의사결정 체계로 결정해서 이뤄내는 것이 ‘새로운 정치’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정치를 경험하고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치러지는 4.15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장안의 3대 성장판’을 실천하기 위해 이 위원장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그는 장안구민들 앞에서 주먹을 힘껏 쥐어보였다.

“장안의 3대 성장판 ‘장안을 장안답게’, 2020 총선 승리로 반드시 실현시키겠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수원시 제2부시장 경험, 지난 3년 동안 여러분과 함께한 정치적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1년 동안 열심히 나아가서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