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경화 (사)오산시민간기동순찰대 여성대장

▲ 정경화 (사)오산시민긴기동순찰대 여성대장. ⓒ장명구 기자

정경화(53), 그에겐 2개의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오산시 최초의 여성 기동순찰대원, 또 하나는 오산시 최초의 여성 기동순찰대장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사)한국청소년보호협회 오산지회장도 맡고 있다.

누읍동에 살고 있는 정 대장에겐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 그리고 딸이 하나 있다. 남편은 작년 8월 작고했다. 궐동에서 꽃 가게를 하고 있다.

지난 18일 꽃 가게에서 정 대장을 만났다.

- 기동순찰대 여성대장을 맡고 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정확한 명칭은 (사)오산시민간기동순찰대 여성대장이다. 대원들은 모두 22명이 있다.

매주 화요일마다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우범지역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조를 짜서 돌고 있다.

순찰은 도보로 한다. 순찰차로도 돌아봤는데 순찰 자체가 안 된다. 불봉을 들고 다 도보로 한다. 궐동은 우범지역이라 빈집도 들여다 보고 한다. 순찰은 도보로 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 순찰활동 이외에도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각장애인단체 같은 곳도 지원해 주고 있다. 소자복지관에서 밥을 퍼주는 일도 한다. 한 달에 한 번은 요양원에 가서 머리를 깎아 주는 일도 한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 목욕봉사도 해 드린다. 목욕봉사를 하고 나면 땀이 비 오듯 한다. 제일 보람있는 일이다.

- 기동순찰대 활동을 한 지는 얼마나 됐나?

1996년에 기동순찰대에 들어왔으니 벌써 19년째 돼 가고 있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여자가 혼자였다. 내가 들어오면서 여성대원들도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인원이 되니까 여성기동순찰대로 묶인 것이다.

지금까지 힘들지만 인원에 구애받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 대원들에게 고맙다.

- 기동순찰대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태안 기름유출사태가 발생했을 때, 충북 영동군에 수해가 났을 때 지원을 간 일이 있다.

태안 기름유출사태 때 봉사활동을 갔는데 무지 추웠다. 충북 영동군에 수해복구지원을 갔을 때는 하우스가 피해를 입었는데 기어들어가서 비닐을 수거해야 했다. 허리가 아프면 아예 누워야 했다. 그 봉사활동이 제일 힘들었다.

오산지역에선 힘들다기보단 속상한 일이 좀 있다. 신장동하고 초평동이 연계해서 활동을 하는데 힘이 없고 약하다보니 ‘아직도 민기대가 존재하냐’는 말을 듣곤 한다. 아직도 건재한데 말이다.

▲ 정경화 (사)오산시민긴기동순찰대 여성대장. ⓒ장명구 기자

- 운영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재정은 어떻게 충당하고 있나?

재정난에 힘들기도 하다. 대원들이 북돋워 주고 해서 오고 있다. 대원없는 대장 없다. 봉사할 것만 잘하자. 결국 대원들이 있어서 하는 것이다. 아주 잘 하고 있다.

- (사)한국청소년보호협회 오산지회에서 지회장도 맡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27일 발대식을 하고 초대지회장으로 취임했다. 회원들이 아직 많지는 않다. 단원 모집 중이다. 현재 운영위원을 포함해 17명 정도다.

지난 5일 올해 청소년보호법이 바뀌었다. 한 달에 2번 정도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궐동에서, 올해 1월에는 운암뜰에서 활동을 했다.

19일과 25일에는 문화의 거리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조끼를 착용하고 업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 주는 것이다. 유흥업소를 방문하면서 법이 바뀌었으니 주의하라고 예방, 홍보하는 활동이다.

날이 따뜻해 지고 있다. 공원 같은 데 가서 아이들을 선도하고 있다. 회원들 중에 청소년 전문상담사도 있어서 상담활동도 하려고 한다.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 이번에 큰상을 받았다.

죽은 신랑이 도와주는 느낌이다. 그동안 그렇게 봉사를 많이 해도 상 같은 건 없었다. 2월 4일 오산시장상 시공유공표창을 받았다.

- 앞으로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

이제 대장직을 내려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고문으로 있든 아예 관여를 안 하든 말이다. 내가 천년만년 할 것도 아니고 누군가 키워 줘야 되지 않나?

암튼 열심히 달려 왔고 많이 알려 왔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 달라.

시민들한테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 청소년 선도활동이나 야간방범활동을 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시간이 많아,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것처럼 볼 때가 있다. 우리도 가정이 있고 시간을 쪼개서 하고 있다. 그렇게 바라볼 때 속상하다. 그것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었으면 한다. 그런데서 힘을 얻는다.

대원들에게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활동해 줘서 고맙다. 힘들더라도 작지만 인원에 구애 받지 않고, 할 일만 잘 하면 큰 문제 없을 것 같다. 대원들이 있으니까 내가 있는 거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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