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이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뜻을 확고하게 밝혔다는 언론보도가 우리사회 이슈화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생각났습니다.

지난 2008년 11월, 160여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 기본협약’ 이행을 위한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 ‘포괄적인 담배관리 국제표준’이 채택되었습니다.

‘담배회사들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어떠한 사회적 사업에 대해서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나라가 인정하고 시행하는 정책이 왜 한국은 비켜가는 것일까요? 생각을 해보면 우리나라는 ‘담배사업법’은 있지만 담배규제법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KT&G는 4천원짜리 담배에 유명 디자이너가 김소월의 시 ‘님과 벗’의 싯구를 캘리그래피로 넣어 고급스럽고,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반대로 영국은 담배갑에 경고 문구 말고는 다른 어떠한 디자인도 없는 흰색 포장지 위에 규정된 브랜드만 표기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태국과 뉴질랜드는 경고 문구를 그림으로 바꾸어 담배 광고 이미지와 경쟁을 하고 있다 합니다.

이렇듯 담배회사의 고도화된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개인적인 의지로 이겨내기란 매우 힘들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건강보험이 시작되면서부터 이미 담배로 인한 건강의 피해는 고스란히 공단의 진료비 손실과 지자체 재원 손실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해 1조7천억의 진료비는 전국민의 한 달 보험료이며 체납 후 진료 제한자 173만명 절반을 구제할 수 있고 진료수가 6% 인상, 특히 선택 진료비 문제 해결 및 상급병실료 급여화를 할 수 있으며, 4대 중증질환 추가 부담없이 보장할 수 있는 재원이라는 것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담배 한 갑에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부가가치세 등 61.7%를 부담하고,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로 인한 연간 진료비를 1조7천억이상 부담하고 있는 현실을 한번쯤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와 비흡연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직접적인 가해자라 할 수도 있는 담배제조회사인 KT&G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어떠한 부담도 하고 있지 않다면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KT&G 담배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1조3,000억원, 2012년 7,251억원이라 합니다. 이것은 사회적 정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이런 골리앗 같은 다국적 기업인 담배회사를 상대로 국내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처음이자 최초로 시작하는 법적소송은 더더욱 다윗과 골리앗 싸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담배소송을 이끌어 낸 김종대 이사장의 공부방(불로그)을 보면 담배소송에 대해 총 9편에 이르는 ‘담배 종합-공단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글이 있습니다. 모두 꼼꼼히 읽어보면서 ‘이번 소송은 확실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으며 꼭 승소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윗이 골리앗을 넘었듯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담배회사에서 주장하는 ‘담배와 질병과의 직접적 원인 즉 ‘인과관계’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130만명을 19년 동안 추적, 관찰하여 분석한 결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활용)로써 흡연자의 암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최대 6.5배 높았다고 발표하는 등 이를 뒷받침 해주는 객관적 사실로 과학적인 입증자료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고등법원에서 폐암 중 소세포암과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에 대해 담배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판례가 있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시범소송으로 이 두 암에 대해서 법적소송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법적소송에 대해 사회적 정의와 형평성 차원에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의견에 대해 지지와 박수를 보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준비 중인 담배 손해배상소송 제기의 뜻은 흡연 폐해를 널리 알리고,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화가 되어 흡연자들과 비흡연자들에게 전달됨으로써 금연운동의 확산은 물론 국민건강증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 소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