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성우운수 노조 김진후 조합원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위치한 (주)성우운수에는 노동조합이 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성우운수지부(이하 성우운수지부)이다. 조합원은 200여명 정도이다.

지난 4일 성우운수지부는 임시대의원대회 소집공고를 냈다. 동시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선 ‘선거공고’를 통해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지부장 선거를 치를 것임을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9일 김진후 조합원은 수원지방법원에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지부장을 선출하는 것은 노동조합 규약 위반으로 무효라며, 선거행위를 금지시켜달라고 소송을 냈다. 노동조합 규약에 지부장은 조합원 직선으로 선출토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일 법원은 노동조합은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대회를 둘 수 있고, 총회에 관한 규정은 대의원대회에도 준용할 수 있다며, 김 조합원의 소송을 기각했다.

결국 14일 임시대의원대회가 열렸고, 현 권인국 지부장은 다시 연임됐다. 대의원 19명 중 결원 7명을 뺀 12명이 투표, 권 지부장은 찬성 10명, 반대 2명으로 당선된 것.

19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자택에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지부장을 선출하는 것이 무효라며 소송을 낸 김 조합원을 만났다.

▲ (주)성우운수 노조 김진후 조합원. ⓒ장명구 기자

- 우선, 대의원대회에서 지부장을 선출하는 것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절차상 문제가 많다.

대의원을 다시 선출해, 대의원대회에서 지부장 선거를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한다고 결정을 한 후 선거를 치렀다면 승복했을 것이다.

대의원대회에서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꾸자는 결정이 없었다. 대의원 12명도 간선제로 하는지 모르고 대의원대회를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기존 대의원들이 선거를 한 것이다. 대의원 19명 중 결원이 7명이나 돼, 대의원 12명으로 선거를 치렀다. 지부장 선거에 결원인 곳의 조합원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조합원들에게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뀐다는, 바뀌었다는 공지도 없었다. 대의원대회도 집행부 단독으로, 기습적으로 치른 것이다.

지부장 선거를 치르는데 공약 발표도 없었다. 공약 없는 조합 선거가 세상에 어디 있나?

현 권인국 집행부 임기는 내년 7월까지이다. 6개월이나 남아 있다. 보통 임기 1~2달 전에 조합원 직선으로 지부장을 뽑는다.

권인국 집행부가 떳떳하면 왜 이렇게 했겠냐? 유리하면 직선이고, 불리하면 간선이냐? 조합원들을 완전히 봉으로 아는 것이다.

- 현재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말은 못하지만 ‘잘못 됐다’고 한다. 권인국 집행부에게 조합원의 신성한 권리를, 투표권을 찬탈 당한 것이다.

- 그럼, 권인국 집행부에선 뭐라고 하나?

‘법적으로 하자 없다’는 얘기만 한다.

- 법원도 그렇게 판단했다.

법적으로 하자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하는 얘기다.

간선제도 직선제로 할 판이다. 시대를 역행하고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것이다. 조합원들을 완전히 봉으로 보고 우롱하는 것 아니냐?

조합원들의 뜻올 모아 정당하게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꾸었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신성한 권리를 짓밟은 것이다.

- 그렇다면 왜 권인국 집행부가 간선제라는 꼼수를 부렸다고 생각하나?

현 권인국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신망을 잃은 상태다. 임금협상, 노사문제, 복지문제 등에 대해 조합원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타 회사에 비해 근무여건이 열악하다. 임금도 많이 저하된 입장이다. 노조가 역할을 잘 못한 것이다.

권인국 지부장은 55년생이다. 그러니, 내년 7월 1일 임기가 개시된다고 하면 지부장 임기도 못 채우고 끝낼 사람이다. 현재 (주)성우운수의 정년은 60세이기 때문이다.

정년을 연장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너무 눈에 보이는 조합원 기만행위이다. 지부장도 조그만 권력이라면 권력이다. 권력에 눈이 멀어 조합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계획이 있다면?

법원에선 대의원대회에서 지부장 선거를 치러도 된다는 것만 판단했을 뿐이다. 본안 소송이 남아 있다. 지부장 선거가 옳으냐 그르냐는 본안 소송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 성우운수 노조 김진후 조합원 인터뷰 후, 권인국 지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했다.

권인국 지부장은 “요즘 복수노조를 하다 보니, 노조 선거가 끝나고 나면 노조가 하나 더 생긴다. 지난번 선거를 치루고 난 뒤에 노조가 또 하나 생겼다. 1년 전부터 노노 간에 갈라지고 파벌이 생긴다”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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