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세극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기어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가 배치되고 말았다. 그것도 도둑같이 새벽에. 아마 사드가 배치된 4월 26일은 우리 역사에 특별히 기억될 것 같다. 사드는 애초 거론될 때부터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한중, 한러 관계와 미중, 미러 관계에 중대한 변수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당장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사드를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은 갈수록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미 롯데마트 영업중단, 자국민들의 한국으로의 여행제한 등의 보복을 한 데 이어 추가 보복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틈새에 끼여 가련한 샌드백 신세가 된 것이다.

사드가 배치됨으로써 우리가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북한 핵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북한은 굳이 핵이 아니라 미사일이나 장사정포 또는 방사포 등으로 남한을 유린할 수 있다. 남한 내에 가동되는 25기의 원자력 발전소 중 한 곳만 타격을 해도 핵폭탄의 백 배 이상의 피해를 입히는 등 괴멸적 타격을 주게 된다. 사드는 한국이 아니라 철저히 미국과 일본의 안보를 위한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수출로 먹고 사는 경제에 타격을 주고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 사드가 배치되는 지역인 성주와 인접한 김천의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음에도 앞뒤 재지 않고 배치하는데 혈안이 된 자들. 대통령 권한 대행 황교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 한민구 이들 사드 3인방들. 역사의 오명을 남기기 위해 환장하지 않고서야 어찌 저런 일을 할 수 있을까? 국익도, 주권도, 국민의 안위도 내팽개친 21세기 을사오적 같은 자들이 아닌가? 그것도 5월 9일,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13일 남겨 놓고 있는 대선정국의 한복판에서 국민의 대표도 아닌 자들이 할 짓인가?

미국의 처신도 분노를 자아낸다. 지난 4월 16일 미국 부통령 마이크 팬스가 왔을 때 백악관 외교 참모가 사드 배치 문제는 다음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 맞다고 브리핑하지 않았는가? 며칠 지났다고 자신들의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가? 다음 정권으로 공을 넘겨야 마땅함에도 이렇게 서둘러 무단으로 배치한 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짓밟는 폭거이다.

사드를 통해 우리의 군사주권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북한과 경제력 격차가 40배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고 하는 남한이 전시작전권도 갖다 바치며 미국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국방을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는 나라를 어찌 자주독립국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인가?

정치권에선 입만 열면 한미동맹 어쩌고 하며 떠드는 자들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한국이 말이라면 미국은 말 잔등에 올라탄 주인 격이다. 말은 주인이 가자는 대로 가고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철저한 예속관계다. 이를 한미일 삼각동맹체제로 확대해 보면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한국과 일본이 하위파트너로 기능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지위는 더욱 낮아 가장 낮은 하위 파트너이다.

일본에 사드가 배치되어 있음에도 굳이 남한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일본에 대한 보호 측면이 있으며 일본의 입김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굴욕적인 한일위안부합의나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보더라도 허울 좋은 한미일 동맹체제에서 한국의 지위가 어떤지 알 수 있다.

미국이 말 잔등에 올라탄 주인이고 우리가 말이라면 일본은 무엇일까? 마부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한미일 군사동맹체제가 공고해질수록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의 협력관계를 공고하게 할 것이며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대립과 긴장은 높아질 것이며 평화와 통일은 요원해질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등의 법적 행정적 절차도, 국회에서의 심의와 비준 등의 정치적 절차도 무시하였으며 더군다나 촛불민심에 역행한 사드 배치는 원천적으로 무효이며 철회되어야 한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지 않는 대선 후보는 촛불로 밝힌 새 역사를 이끌고 갈 자격이 없다. 한반도에 재앙을 가져오는 사드. 국민의 삶이 안전하고 평안해지려면 이번 대선에 사드를 반대하는 후보가 당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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