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이 글을 회원들께서 읽으실 때면, 우리 사회는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벅차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24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베일이 밝혀지고 나서, 쉼 없이 촛불을 들고 광장을 메우며 거리를 누볐던 약 4개월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꿈만 같기만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끝이 아님을, 또 이렇게 마무리 할 수도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9년 동안 쌓인 적폐의 청산, 아니 해방 이후 쌓여온 외세의존적이고 기형적인 체제의 성장과정에서 쌓인 적폐의 청산 없이는 우리 사회가 한발자국도 제대로 나갈 수 없음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 적폐의 한가운데 일본군 성노예 문제, 사할린 강제이주 문제, 피폭 한국인과 후손들의 문제 그리고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문제 즉, 일본과의 과거사 청산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해방 이후 한 번도 청산하지 못한 친일부역자들 그리고 최근 사드 배치,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 등으로 이어져 대미종속이 심해지고 이로 인해 한반도 비핵화와 궁극적으로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요원케 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강제징용은 1939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일본 국내는 물론 쿠릴열도, 사할린, 남양군도 등의 광산, 농장, 군수공장, 토목공사 현장 등에서 벌어졌습니다.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열악한 노동환경 아래서 강제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수를 헤아릴 수도 없는 (일본의 공식자료에만도 70만 명이라 적혀 있다)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은 가혹한 강제노동과 학대, 원폭 피폭, 공습, 함포 사격 등으로 많은 수가 사망하였습니다. 그 유골은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고 미쓰비시로 대표되는 강제징용 관련 기업들은 배상에 대해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자신들의 강제동원 행위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지난 2016년 8월 23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일본 단바망간기념관에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상’을 건립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서울과 남한 곳곳에 그리고 평양에 똑같은 ‘일제 강제징용 조선이 노동자상’을 세우기로 약속했습니다.

용산역, 강제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열차를 타고 배를 타러 가는 출발지입니다. 잊지 않겠다는, 기필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노동자상을 건립하는 데에, 이곳만큼 더 의미 있는 장소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용산역 광장은 국토부 소유지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토부는 노동자상 건립 부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1.국유지인 용산역 광장에 민간시설(?) 설치에 대한 관련법제가 정비되어 있지 않다 2.한일관계 때문에 외교부에서 껄끄럽게 생각한다 등의 이유를 들어 노동자상 건립에 딴지를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주적 평화통일을 원하는 모든 분들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기억해야 할 역사, 청산해야 할 역사 그리고 함께 가야 할 역사를 위해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위원도 되어 주시고 관련한 행사와 투쟁에도 적극 나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눈 감아야 보이는 조국의 하늘과 어머니의 미소, 그 환한 빛을 끝내 움켜쥐지 못한 굳은 살 배인 검은 두 손에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 2016년 8월 23일 일본 단바망간기념관 강제징용노동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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