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위원장 기밀비 6천만원, 노조 직무판공비 3천6백만원

▲ 지난 3일 경기도 교통연수원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수원여객 양학열 조합원. ⓒ뉴스Q 장명구 기자

버스회사 수원여객 노조 전 사무국장 박모 씨가 조합비 1억6천만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 현 위원장 이모 씨가 이를 배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노조 위원장 기밀비가 6천만원, 노조 직무판공비가 3천6백만원에 달해 조합원들은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 위원장을 대의원대회에서 간선으로 선출한 선거 역시 무효로, 조합원 직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7일 노조 양학열 조합원 등 수원여객 노조민주화를 위한 모임(이하 수원여객 모임)에 따르면, 우선 박 씨는 지난 2001년부터 2010년 6월까지 노조 사무국장으로 재직했다. 아울러 노조에서 운영하는 금고 업무를 수행했다. 그런데 노조 금고에서 무려 1억6천여만원이나 되는 결손비 금액이 파악됐다.

박 씨는 2014년 2월 작성한 경위서에서 “제일 처음 금고 직원에게 보고 받은 것은 2007년 10월경이었다”고 말했다. “결손비가 발생한 것은 2001년 집행부 교체기에 철저한 인수인계가 없어 받아들인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그 당시 상황은 위원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위원장에게 누를 끼칠까봐 많은 시간을 고심한 끝에 금고배당금을 누락시킨 부분이다. 그 당시 모든 것을 보고하고 결손비 처리를 공개처리 했어야 하나 이제와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제 불찰이고 인생 살아가면서 이러한 고통을 준 데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썼다.

이에 노조 금고 이사장인 현 위원장 이 씨는 2016년 10월 ‘공금 횡령에 따른 조속한 변제 통보서’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서를 통해 “금고에서 운영하는 대출자금에 대한 금고 자체 특별감사를 실시해보니 공금인 금고 대출 자금을 마치 개인의 자산인 양 전 사무국장 박ㅇㅇ는 전 여신위원 김ㅇㅇ과 서로 결탁 후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이와 같은 행위가 발각될 때까지 수년이 흘러가는 동안 금고관리 총괄 책임자 박ㅇㅇ, 실무자 여신위원 김ㅇㅇ은 공금 횡령 사실을 은폐하고 묵인한 정황이 있음을 명백히 확인하는 바”라고 적시했다.

이 씨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노조 위원장과 금고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에 수원여객 모임은 “박 씨가 조합의 사무국장직에 재직하면서 노조 금고 금전을 1억6천여만원이나 결손을 시켰다”고, “현 위원장 이 씨는 이것을 2014년도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협박용으로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전 사무국장 박 씨를 횡령 혐의로, 현 위원장 이 씨를 배임 혐의로 각각 조사 중이다.

아울러 수원여객 모임은 노조 조합비 사용내역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조합비 사용내역 중 ‘대외업무 추진에 따른 기밀비(지부장)’는 6천만원에 달했다. ‘대외업무 추진에 따른 기밀비(상임부지부장)’ 6백만원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대내외 활동에 따른 직무 판공비’도 3천6백만원이나 됐다. ‘국내, 국외 출장여비’는 1천3백만원이었다.

수원여객 모임은 “조합비가 1년에 6억2천만원이 넘는다”며 “지난 10년 동안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남은 돈이 고작 3천5백여만원이다. 상세한 내역조차도 없다”고 지적했다.

수원여객 모임은 법원에 ‘노동조합선거 무효확인의 소’도 제기해 놓은 상황이다. 노조 위원장을 대의원대회에서 간선으로 선출한 선거는 무효로, 조합원 직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원여객 노조는 지난 2001년까지는 노조 위원장을 직선제로 뽑았다. 그러다 2003년 대의원대회를 통한 간선제로 바뀌었고, 다음해인 2004년부터 노조 위원장을 간선제로 선출하고 있다.

현 위원장 이 씨는 2007년, 2010년, 2013년, 2016년 총 4회에 걸쳐 간선제로 선출됐다. 10년여년 동안 위원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원여객 모임은 소장에서 “지난 2004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총회의 고유한 권한으로 규정되어 있는 조합장 직선제를 대의원들에 의해 간선제로 변경한 규약 개정은 노동조합법 및 수원여객 노조 규약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했다.

현 위원장 이 씨는 정년퇴임을 1년 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난 2016년 5월 21일 대의원대회에서 간선제로 또 다시 위원장에 선출됐다. 노조 위원장 임기는 3년이다.

수원여객 모임은 “위원장 선거를 민주화 시대에 맞게 조합원의 직접 투표로 뽑아야 하나 대의원들의 투표로 선출하면서부터, 한 사람이 독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원여객 모임은 이어 “조합원 여러분의 동조와 단결만이 현 독재 체제를 막을 수 있다. 그것만이 우리가 살길이고 노조가 튼실해지는 길”이라며 조합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이와 관련한 현 위원장 이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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