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15경기본부 상임대표 이종철 목사

▲ 6.15경기본부 상임대표 이종철 목사. ⓒ뉴스Q 장명구 기자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중국 심양에서는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 위원장회의>가 열렸다.

이번 심양 회의에는 남측위원회에서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을 단장으로 노동, 농민, 민족, 지역, 시민사회 등 10명이, 북측위원회에서는 신임 박명철 위원장 등 6명이, 해외측위원회에서는 손형근 부위원장 등 6명이 참석했다.

6.15경기본부 상임대표인 이종철(갈릴리교회) 목사도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자격으로 함께했다. 이종철 상임대표는 박근혜 퇴진 경기운동본부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심양 회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어떤 논의들이 오갔을까? 개성공단 폐쇄 1년째인 10일, ‘6.15경기본부 2017년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는 전교조 경기지부 대회의실에서 이 상임대표를 만났다.

- 오늘(10일)이 개성공단 폐쇄 1년째 되는 날이다. 어제 기자회견도 하셨는데.

1년 전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시킬 것이라는 거 자체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다들 자살골이라고, 자해라고 했다. 기업주나 경영하는 분들이 제품도 정리 못하고 급하게 나왔다. 개성공단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입주기업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인데 무책임하게 결정을 했다. 안타깝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한 번 내리면 되돌리는 것이 사실 힘든 일이다. 북측에서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이 아니고 일방적으로 남측이 한 것이다. 다시 재가동 하는 결정도 결국 남측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이제 아무런 권한도 없다. 결국 정권교체를 통해서 개성공단 재가동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대북 제재라든가 외세 의존만으로 남북문제나 북핵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정권교체를 통해 남북 교류나 협력에 강한 의지를 가진 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시급하게 개성공단을 재가동시켜야 한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남북관계를 여는 첫 단추가 돼야 한다.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과 남북 통일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을 여는 것 자체가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 정권교체를 말씀하셨는데, 헌재에서 탄핵인용이 기각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헌재에서 탄핵인용을 기각시키기는 어렵지 않을까? 탄핵인용은 하지만 늦어지느냐, 빨라지느냐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자꾸만 늦춰지는 것은 박근혜 정권과 기득권 세력들이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신문을 보니 한국자유총연맹 같은 관변단체에 총동원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압력을 주는 것 같지만, 탄핵인용을 되돌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국정농단, 헌정 위배 사실이 너무도 명확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 북측위원회 박명철 위원장, 남측위원회 이창복 위원장, 해외측위원회 손현근 부위원장. ⓒ6.15경기본부 제공

- 며칠 전 중국 심양에 다녀오셨다. 무슨 회의였나? 정부의 허가는 있었나?

허가사항은 아니고 신고사항이다. 정부가 마치 허가해야 나갈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지난 1월 31일 정부가 불허한다고 정식으로 통보를 해왔다. 불허함에도 강행한 것이다.

그만큼 남북문제가 꽉 막혀 있고, 군사적으로 극한 대립 상황이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 9년 동안 민간 교류는 물론이고 대화 통로도 꽉 막아왔다. 하지만 대화의 끈은 이어가야 한다. 완전히 끊어져서는 안 된다. 절박한 심정으로 강행한 것이다.

- 남, 북, 해외에서 어떤 분들이 참여했나?

남측위원회에선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을 단장으로, 상임대표로 저하고,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김영호 전농 의장, 한충목 반전평화국민행동 공동대표, 조선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등 노동, 농민, 민족, 지역, 시민사회에서 10명이 나갔다.

북측위원회에서는 신임 박명철 위원장, 양철식 부위원장 등 6명이 참석했다. 해외측위원회에서는 일본 손형근 부위원장, 박용 상임의장, 중국 차상복 부위원장, 미주 김동균 사무국 부국장 등 6명이 참석했다.

박명철 위원장은 체육상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체육부장관 정도.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체육상이 맡기로 한 듯하다. 이번에 신임 위원장이 돼 처음 참가했다.

- 회의 분의기는 어땠나?

굉장히 좋았다. 올해 1년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실천적 문제들을 논의하고 7개항을 합의하고 왔다.

합의문 실현에 있어 사실은 남측이 관건이다. 실질적으로 남측 정부가 막고 있기 때문이다. 장소도 남에서 하든 북에서 하든 남측이 문제인 것이다. 얼마나 실천의지를 가지고 강행하느냐가 관건인데 고스란히 남측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 남측 상황에 대해선 어떤 말들이 오갔나?

올해 들어 북에서 남의 정세에 대해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남에서 ‘김정은 제거’ 같은 말도 나오지 않았나? 이런 것들에 초긴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직접 들은 얘기인데 ‘굉장히 분개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은 군사적 극한 대결 자체를 막아낼 수 있는, 민족통일을 이루는 길은 만나는 길, 대화의 길뿐이다.

북에서도 굉장히 원했던 거 같다. 전민족대회를 먼저 제안한 것도 그 이유다. 남북간 긴장이 너무 고조되니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도 있다는 염려를 굉장히 가지고 있는 듯했다. ‘아! 저 양반들이 정말 우리보다 더 민감하게 느끼고 있구나!’

박근혜 정부가 국면전환을 위해 혹시나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훈련 때 도발하지 않을까 염려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 합의한 사항은 무엇인가?

올해 6.15부터 10.4까지를 합의 기념 기간으로 정했다. 그래서 6.15민족공동행사는 평양에서 하기로, 10.4민족공동행사는 서울에서 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특히 6.15와 10.4 사이에 <조국의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민족대회>를 꼭 성사시키자고 합의했다. 민간뿐 아니라 당국자, 정치인 등 각계가 참여하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전민족대회 장소도 정했다. 평양을 기본으로 하되, 서해선(경의선) 육로를 이용하면서 개성을 경유, 행사를 개최하자는 데 공감했다.

의제로는 △남북사이 합의 이행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계 수립 △각계, 다방면의 교류, 협력 활성화 △남북관계 개선과 새로운 단계로의 발전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 등이 제안됐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 각계의 관심이 큰 사안들을 의제로 구체화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암튼 전민족대회 자체도 남측 정세가 어떻게 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 합의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결국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통일의 3대 원칙, 그동안 남북이 맺은 공동합의나 선언 등을 온 민족이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추동하자는 것이다. 전민족대회 성사, 그것 자체로 올해는 결실을 맺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집안에서 남편과 아내가 물고 뜯고 싸우면, 결국 그 집안은 망할 수밖에 없다. 나라도 민족도 마찬가지다. 남북간 대결, 적대감을 키워가는 것보다는 화해, 그 다음에 대화, 교류, 협력을 넓혀서, 어떻게 해서든지 통일을 이뤄야 이 민족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

▲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 위원장회의. 앞줄 맨왼쪽이 이종철 상임대표. ⓒ6.15경기본부 제공

<공동보도문 전문>

해내외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 위원장회의를 2017년 2월 7일부터 8일까지 중국 심양에서 진행하였다.
 
회의에서는 역사적인 7.4 공동성명 발표 45돌과 10.4선언 발표 10돌이 되는 올해에 온 민족의 힘을 합쳐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자주통일의 새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한 실천적 문제들을 토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6.15민족공동위원회는 조국통일 3대원칙과 남북선언들을 비롯한 민족공동의 합의들을 존중하고 그에 기초하여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며 나라의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 추동해 가기로 하였다.

2. 6.15민족공동위원회는 이 땅에서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험을 해소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하였다.

3. 6.15민족공동위원회는 남과 북 해외 각계층의 왕래와 접촉, 대화와 교류를 실현하고 전민족적 범위에서 통일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6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는 남북선언발표 기념기간으로 정하고 6.15와 7.4, 8.15, 10.4 등 민족공동의 기념일을 계기로 민족공동행사를 서울과 평양 등 남측과 북측지역에서 하기로 하였다.

4. 6.15민족공동위원회는 남북 당국을 포함하여 각 정당 단체들과 해내외의 각계각층 동포들이 참가하는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올해에 반드시 성사시켜 제2의 6.15통일시대를 열어놓는데에서 주동적이고 선봉적인 역할을 다해나가기로 하였다.

5. 6.15민족공동위원회는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남북농민들의 추수한마당, 남과 북,해외 청년학생통일대회합과 여성단체들의 대표자회의, 남북종교인모임, 항일독립운동사적지답사를 비롯한 계층별, 부문별 단체들의 다양한 통일회합들과 체육문화행사, 토론회 등이 성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

6. 6.15민족공동위원회는 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 평창 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다양한 체육문화교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였다.

7. 6.15민족공동위원회는 일본이 과거 우리민족에게 저지른 모든 죄악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고 재일동포들의 민주주의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다양한 연대활동을 더욱 힘차게 벌여나가기로 하였다.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 위원장회의
2017년 2월 8일
중국 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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