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월 28일, 이번 설날은 토요일입니다. 엊그제 1월 21일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이란 제목으로 열린 광화문 촛불에서는 설날 당일 촛불은 한 주 쉬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작년 10월 29일부터 밝힌 촛불이 석 달째를 맞아 무려 13차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광화문 촛불을 주관하고 있는, 무려 1,500여개 이상의 단체들이 한마음으로 모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에서는 설날을 맞아 하루 쉬겠다고 했지만, 아마도 이날 촛불은 오히려 전국 방방곡곡으로 더 환하게 퍼져 모든 가정의 차례상 위에서 밝게 빛나겠지요.

독재자의 딸 박근혜 일당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힌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를 다시 되찾기 위해 한겨울 엄동설한에도 한마음으로 촛불을 밝혀오신 모든 국민들, 매번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오신 우리 시민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아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가족과 함께, 친지, 이웃과 함께 따뜻한 명절 맞으시길 바랍니다.

설날 차례상에 밝힌 촛불을 앞에 두고서는, 그야말로 찬란했던 지난 촛불 승리의 추억담들과 앞으로 더 밝게 빛나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로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셔도 좋겠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론이 이르면 2월 중순경에 나올 수도 있다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23일 8차 변론에서 증인신문 일정을 사실상 확정하는데 이날 추가 증인 채택을 하지 않으면 변론은 25일 9차로 종결됩니다. 소수의 추가 증인을 채택하더라도 2월 초에는 마무리가 될 전망이며, 이후 재판관 평의와 결정문 작성에는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회 소추위원측도 빠른 선고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차기 대통령 선거는 4월 중순경 치러지게 되겠지요.

1987년 6월항쟁으로 다시 쟁취했던 직선제 이후 모든 대통령 선거는 12월 중순에 치러졌습니다. 겨울의 초입에서 치렀던 대통령 선거를 30년만에 봄의 한복판에서 치르게 되는 셈입니다. ‘꽃피는 봄’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꽃도 활짝 피어나길, 무엇보다 그간 너무 힘들었던 우리 서민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올해 4월에는 기쁜 소식이 하나 더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여자축구대표팀이 평양을 방문하여 경기를 치릅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예선 조추첨 결과 우리는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되었는데, B조 예선이 모두 평양에서 열립니다. 4월 7일이 바로 남북경기가 예정된 날입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이나 국제축구연맹에서 주관하는 공식대회에서 우리가 평양을 방문해 북한과 경기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식경기가 아닌 경우에도, 우리 선수들이 평양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지난 1990년 10월에 열렸던 남북통일축구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무려 27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을 돌아 평양에서 남북축구경기를 갖게 된 것입니다.

‘박근혜 퇴진’을 넘어 ‘적폐 청산’의 요구가 무척이나 뜨겁습니다. 그 수많은 ‘적폐들’ 중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은 굉장히 시급하고도 또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었고 끝내 개성공단의 문까지 닫혔습니다. 축구경기 하나로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모두 풀어낼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간의 갈등과 긴장, 대립을 넘어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꽃피는 4월에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꽃도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론이 ‘인용’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다 만일 ‘기각’이나 ‘각하’가 나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요? 그야말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우리 국민들 모두의 심경이 저와 같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럼에도, 정말로 만에 하나 ‘기각’이나 ‘각하’가 나온다면? 그 이후의 상황 또한 우리 모두의 ‘상상 밖의 일’이 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게,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차례상 위에서 환하게 빛날 우리 모두의 촛불과 함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