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세월호 참사 1007일 칠보마을 촛불집회’ 개최

▲ 발언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 강승묵 군의 어머니 은인숙 씨. ⓒ뉴스Q 장명구 기자

‘세월호 참사 1007일 칠보마을 촛불집회’가 16일 저녁 8시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휴먼시아5단지아파트 상가 두레생협 앞에서 열렸다.

칠보산마을 촛불모임은 매달 16일 이곳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새해 들어 첫 촛불집회다.

칠보마을주민 8명이 참석했다. 세월호 유가족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 강승묵 군의 어머니 은인숙 씨가 함께했다.

은인숙 씨는 생전 승묵이 이야기를 하며 간간이 울먹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이 지났다”며 “하지만 국민 여러분들도 그럴 수 있는데, 해는 자꾸 가지만 매번 2014년 4월 16일”이라고 말했다.

은 씨는 이어 “항상 불안하다. 부모님들도 지치고 힘들어서 쉬고 싶은데 그러지는 못하겠다”며 “시민들도 똑같이 힘들고 지치고 가정생활도 하는데 이렇게 하다 우리만 남으면 어떻게 하나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매주 또는 다달이 촛불집회 하는 곳에 가면 힘을 얻고 오게 된다”고 했다.

은 씨는 또한 “저 인간(박근혜)가 얼른 내려와야지 우리 국민들이 토요일마다 고생 안 하고 식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좀 있을 텐데 왜 버티면서 안 내려올까?”라며 “오늘 국회 설명회에서 듣고 왔는데 특별히 보여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은 씨는 “세월호가 인양이 되어도 지금 특조위가 없다. 검사를 하고 수색할 게 특조위인데 특조위가 없다”며 “그래서 국민특조위가 다시 열렸다. 국민특조위 활동에도 도움을 많이 달라”고 말했다

은 씨는 이어 “국민특조위 힘만으로는 안 되니 국회 특조위까지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어떤 방법으로 해야 좋을지 국민들의 생각도 발휘해서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함께해 주세요!”라고 했다.

칠보마을주민들도 돌아가며 새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칠보산마을 촛불모임에서 주로 잡일을 담당한다는 촛불지기 이승화 씨는 “베란다에 내건 플래카드 문구인 ‘잊지 않을게 끝까지 밝혀줄게’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 허공에 떠다니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같이 하는 시간속에서, 걸어가는 발걸음에서 꼭 지키고 싶어 16일을 지킨다”고 말했다.

LG 빌리지에 사는 김희경 씨는 “이번 기회에 마무리가 되고 진실이 밝혀지고 정말 성과가 있는 시즌이 꼭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역시 LG 빌리지에 사는 강명순 씨는 “처음에는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 오시는 게 불편했다. 내가 죄 지은 것도 아닌데 똑바로 쳐다보지를 못했다”며 “그 고통과 마음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점이 되어 선이 되어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이어 “점이라도 되자는 마음으로 나와 있다. 뭐라도 돼서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돼서 어머니, 아버님, 아이들에게 맺힌 마음들이 풀리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추위에도 아이와 함께 나온 효재 엄마는 “다른 건 못하더라도 지역촛불만이라도 꼭 지키자는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지은 엄마 김선자 씨는 “자식을 키우는 엄마로서 가슴이 아프고 말로 할 수 없는 슬픔이 있다”며 “승묵이 어머니 같은 분들도 계시는데, 저희는 아무리 이런 촛불집회를 해도 직접 (당하신) 어머니 같은 마음보다는 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도 16일은 기억하고 꼭 참여하겠다”고 했다. 은인숙 씨를 뜨겁게 안아주었다.

촛불 통신원 이선용 씨는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이메일로 소식을 보내왔다. 1월 7일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이틀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생존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저희는 구조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한다. 직접 구조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으나 그들은 지나쳤다. 친구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가만히 있었다”고 한 발언을 전했다.

“세월호 참사 1000일,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밝혀진 것도 없고 세월호 인양은 계속 미뤄지고만 있다. 세월호 인양이 늦으면 6월, 이르면 4월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1월 11일 수원시민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칠보산마을 촛불모임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와 함께 먼진 율동을 선보인 소식 등 여러 소식을 전했다.

세월호 유가족 은인숙 씨와 칠보마을주민들은 손에 손을 잡고 노래패 ‘꽃다지’의 노래 ‘손을 잡아야 해’를 합창했다. “손을 잡아야 해 / 늘어만 가는 상처로 / 움추린 손을 내밀어 / 옆에 있는 또 다른 나의 손을 / 잡아야 해 / 절망이 깊어질수록 / 내일을 향해 뚜벅뚜벅 / 큰 걸음을 내딛어 함께 할 / 모든 이와 손을 잡아 / 손을 잡아야 해 / 손을!”

노래를 마치고 은인숙 씨는 칠보마을주민들에게 “손을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 손에 손을 잡고 노래패 ‘꽃다지’의 노래 ‘손을 잡아야 해’를 합창하는 모습. ⓒ뉴스Q 장명구 기자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