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화성운동본부 신년오찬회서 열강

▲ 열강을 하고 있는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김원웅 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1987년 체제의 권력구조 개헌에 매달리는 것만으론 안 됩니다. 더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 합니다. 1945년 체제를 2017년 체제로 바꾸어야 합니다. 일제 식민지 36년, 친일파 지배 72년을 종식시키는 대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앞길이, 나아갈 길이 없습니다.”

8일 오전 화성시 안녕동 호텔 푸르미르 토파즈홀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화성운동본부 신년오찬회’에서 초청 강연을 한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김원웅 대표의 말이다.

이날 신년오찬회에는 박근혜 퇴진 화성운동본부 이준원, 홍성규 공동상임대표 등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간부 30여명이 참석했다. 화성운동본부 고문인 채인석 화성시장, 화성시의회 김정주 의장도 함께했다.

김원웅 대표의 강연 주제는 ‘촛불항쟁 이후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것이었다.

김 대표는 “박근혜 퇴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만든 구조를 혁파해야 하다. 그 뿌리가 깊다. 1987년 체제가 아니라 1945년 체제를 바꾸어야 해결 된다”고 말했다. “1945년 체제라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맥아더 체제”라고 했다.

“1945년 맥아더가 한반도 남쪽을 점령한 후에 미 국무성에 한 보고서가 있다. 그 보고서의 핵심내용은 ‘남한은 실질적으로 일본이 식민지로 지배해야 하는데 카이로선언이 있으니 형식적으로 독립시킬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남한 민족주의자들이 집권하면 골치 아프다. 친일파들이 다시 집권해야만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맥아더는 일본 동경 극동사령부에 있었다. 그 안에 일본인 정치·사회 원로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두고 있었다. 그 자문위원 회의 결과가 미 국무성에 보고됐다. 그 보고서의 내용은 ‘조선은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양성해 놓은 친일파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 일본인보다도 조선놈들을 아주 더 잘 다룬다. 똑똑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을 다시 기용하면 걱정이 없다. 우리 일본을 위해 충성을 다했는데 미국을 위해 충성을 안 하겠나?’라는 것이었다.”

“1946년에 국방경비대 장교를 미군 하지 중장이 최초로 임명했다. 그 장교 105명 중 97명이 독립군 토벌대에 몸담았던 사람들이다. 1948년 이승만 정권 출범 때 국군의 모태가 됐다. 우리나라 국군은 광복군의 법통을 이어받은 게 아니다. 독립군 토벌대 법통을 이어받았다. 박근혜가 국정 역사교과서를 만들면서 건국절 주장을 하는데,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건국절이 맞다. 대한민국 초대 육군참모총장은 독립군 토벌에 앞장선 사람이다. 2대도, 3대도, 4대도, 24대까지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육군참모총장을 독립군 토벌대가 한 나라다.”

“국회 통외통위에서 일하면서 일본 정치인들을 만나서 얘기한 적이 있다. ‘전범이 묻혀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좀 하지마라. 과거청산을 독일처럼 멋있게 한번 해라’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우리 보고 과거청산하라고? 너희들이나 똑바로 해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가봤더니 너희들이 얘기하는 전범 졸개들이 다 묻혀 있더라. 거기는 참배하면서 야스쿠니 신사는 참배하지 말라고?’ 이런 답이 돌아왔다. 직접 들은 얘기다. ‘한일합방은 조선인의 행복’이라고 사설을 쓴 조선일보, ‘조선놈들 한심하다. 천황이 조선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데 그 은혜도 모르고 조선말을 써!’라며 조선말 말소운동에 앞장선 신문이 조선일보다. 한국사람들이 가장 애독하는 신문이다. ‘우리더러 과거청산을 하라고?’ 그 답에 할 말이 없었다. 이게 현실이다.”

김 대표는 “야권의 대선후보 중에 ‘빨갱이’라는 말을 안 들으려고 하는, ‘종북좌파’라는 말을 안 들으려고 하는 기회주의자는 절대 대선후보를 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친일청산 얘기를 안 할 테니 대신에 종북 얘기를 하지마라’는 말을 했다. 실망했다. 말이 되냐? 그게 맞바꿀 거냐? 종북 얘기는 진실이 있으니 돌파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친일을 돌파할 수 없다. 우리 민족의 집단 기억을 돌파해 나갈 수가 없다. 역사의 진실과 싸우다 망하지 않은 권력이 없다. 박근혜가 역사교과서를 왜곡해 역사의식과 싸우다 망한 거다.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이 대선에 나온다고 해야 한다.”

“미국이 사실 상당히 어려움에 처해 있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군사 패권주의는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미국은 이라크전을 첨단무기로 치렀다. 월남전 전비의 5배가 들었다. 어떤 전쟁을 수행해도 첨단장비를 사용하니 고비용이다. 그걸 계속 유지하는 게 어렵다. 그 고민의 결과가 대선에서 나타난 거다. 미국이 아시아 재균형정책이란 표현을 쓴다. 미국이 동맹국 관계를 재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맹국들에게 부담을 더 지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들은 재조정이 아니라 재검토하고 있다. 한국도 재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재조정에 따라가면 안 된다. 친일에 기반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미국이 은인이다. 그들이 이렇게 잘 먹고 권력을 누리는 것은 미국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국은 친일파들이 은인일지언정 대한민국 국민이 은인은 아니다. 그것을 국민들이 깨달아가고 있다. 이것은 친미나 반미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 통외통위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은 미국과 한국은 우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친구가 아니라 졸개다. 그 중 한 사례가 소파 문제다. 미국과 독일이 맺은 소파에는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원상회복 책임은 미국이 진다’고 돼 있다. 한미 소파에는 ‘미국이 책임지지 않는다’고 돼 있다. 미독 소파에는 ‘미군과 독일 여성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 부양의무는 미군이 진다’고 돼 있다. 한미 소파에는 아무런 규정도 없다. 미국이 친구 나라와 맺는 소파와 졸개 나라와 맺는 소파는 다르다. 그 틀린 소파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저놈은 빨갱이’ ‘종북좌파’라고 한다. 조중동이, 새누리당이 그런다.”

“앞으로 야권 대선후보 중 ‘빨갱이’라는 말을 안 들으려고 하는, ‘종북좌파’라는 말을 안 들으려고 하는 기회주의자는 절대 대선후보 시키면 안 된다.(박수가 터져나옴) 오히려 ‘종북’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그것이 훈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분단국가 정치인으로서 민중과 함께하는 고뇌를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걸 안 하려고 ‘전략적으로 이렇게 한다’고 한다. 그런 시대는 지났다. 국민들이 달라졌다.”

▲ 열강을 하고 있는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김원웅 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김 대표는 “새로운 대선후보는 역사의식이 투철해야 한다. 그것이 없이는 현재의 문제를 뚫고 나갈 수 없다. 친일청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미국의 머슴이 되면 국민의 머슴이 될 수 없다. 이 시대는 특히 그렇다. 반미 하자는 게 아니다. 미국에게 요구를 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때 한미FTA가 추진됐다. 내가 한미FTA에 개성공단 문제를 포함시키자고 계속 주장했다. 그런데 정부 관료들도 미국이 반대해서 어렵다고 했다. 계속 주장하니 결국 미국 대표가 나를 보자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를 만나 설득했다. 내가 ‘미국은 한국에게 역사적 부채가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우리 미국이 일본 패망하고 당신네 한국 도와준 것 밖에 없다’고 하더라.”

김 대표는 꽤 길게 설득을 해야 했다. 미국이 한국에 진 부채의 근거로 △100년 전 루즈벨트 대통령이 ‘조선은 일본의 지배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했다 △카스라-태프트 밀약을 체결, 미국이 필리핀을 먹고 일본이 조선을 먹는다고 합의했다 △을사조약이 체결됐는데 미국 공사관만 철수를 했다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이준 열사가 참석하는 걸 가장 반대한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테러로 규정하면서 동양평화를 위해 아까운 인물이 죽었다고 애도를 표명했다 △1945년 해방될 때 다른 나라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분할하자고 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상해 임시정부 귀국을 차단하면서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해체하고 개인자격으로 귀국하라고 했다. △민족주의 세력의 집권을 가로막고 반민족세력을 다시 등용한 것도 미국이다 등을 제시했다.

“진정한 우방이 되려면 역사적 부채를 갚는다는 차원에서 한미FTA에 개성공단을 포함시켜 달라고 했다. 처음 듣는 얘기라고 하더라. 한국 정치인들이 고맙다는 말만 하고, 해방시켜줘서, 6.25 때 맥아더 보내줘서 고맙다고만 하니 그렇다. 역사적 검증을 한 후 결국 한미FTA에 개성공단이 들어갔다. 이렇게 외교는 끌려가는 게 아니라 끌고 가는 외교를 해야 한다.”

“지금 여당은 그렇다 해도, 야당 대선후보들의 코멘트를 보면 역사의식이 있나 의구심이 든다. ‘전통적인 한미동맹을 강화한다’고들 한다. 이 말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 미국의 졸개로 계속 남겠다는 거다. 한반도 평화정착, 분단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나라는 우리의 우방이 아니다. 도움이 되는 나라만이 우리 우방이다. 이렇게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박수가 터져나옴)”

“남한 친일파들과 결탁해서 남북을 이간질시키는 데만 앞장서온 일본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일본은 6자회담에서 배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대선후보들의 역사의식이 투철해야 한다. 그것이 없이는 현재의 문제를 뚫고 나갈 수 없다. 친일청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친일과 분단에 기생해서 존재하는 언론, 분단에 기생해서 존재하는 군대, 분단에 기생해서 존재하는 재벌들, 이걸 다 혁파해내지 않으면 우리가 다시 태어날 수 없다. 노동자들의 삶이 그것 없이 나아질 수 없다. 그것 없이 어떻게 가능한가?”

김 대표는 “지금 촛불은 제도권에 빨리 흡인될 거 같지 않다. 그리고 안 되는 게 정당하다”고 말했다. “안 하면 어떤 걸 형성해 나갈 것이냐? 그것은 남은 숙제다. 치열하게 고민돼야 한다”고 했다.

“그런 문제에 가장 치열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대시한 정당이 있었다. 그 정당이 제일 걸리적거리니 해산시킨 거다. 그 정당 당원들은 새로운 시대, 우리 국가의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로서 가장 소중한 자원 중 하나다. 전략적으로 무력화시킨 것이다. 그걸 반대한다고 해서 ‘종북좌파’라 얘기하면 같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스크럼을 짜야 했다.”

“조봉암 사건이란 것이 있었다. 그때 야당 대표가 조병옥이었다. 야당 일각에서 조봉암이 억울하게 당했는데, 조작을 한 건데 도와주자고 했다. 그런데 조병옥이 공개적으로 ‘이승만 독재를 도와줄지언정 조봉암은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옛날 얘기인가?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을 해산했을 때 바로 나온 민주당 대변인 공식 발표가 ‘헌재의 판결을 존중한다’였다. 그게 야당의 실상이다.”

“저는 하나 걱정되는 게 있다. 1987년 민주화항쟁은 제도권에 흡인됐다. 지금 촛불은 제도권에 빨리 흡인될 거 같지 않다. 그리고 안 되는 게 정당하다. 국민들 정서도, 속된 말로 개돼지들도 똑똑해졌다. 옛날처럼 흡인이 안 된다. 안 하면 어떻게 할 거냐? 안 하면 어떤 걸 형성해 나갈 것이냐? 안 하고 무엇을 할 것이냐? 그것은 남은 숙제다. 치열하게 고민돼야 한다.”

▲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채인석 화성시장과 홍성규 공동상임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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