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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중심에서 이석기 석방을 외치다
박승하  |  news@newsq.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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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5  1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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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하.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매일, 특히 주말에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당연히 나도 나가서 소리지르고 종이도 뿌리고 그런다. 자주민주통일 운동의 스토커라 할 수 있는 조선일보가 허구한 날 민중연합당이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라 광고해줬으니 당원으로서 이거 꼭 해야 되지 않겠나. 안 하면 얘네 실망한다. 민중연합당 당원들 더 많이 나오시라.

이렇게 현장에서 보면 사람들 굉장히 많이 참여한다. 줄서서 서명하고 나눠주는 전단지도 촥촥 나간다. 수구단체 노인들이 말세라고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흔들 정도다. 오호라, 세상이 뒤집히는가.

아니다. 솔직히 내 이리될 줄 알았다. 처음 내란음모 사건이 터지고 펑펑 알려진 경위를 보면 철저한 카더라식 공작이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들이 70년간 먹혀들었던 종북몰이 조작 사건들 엑기스만 뽑아다가 믹스해서 말초신경 자극하는 보도자료를 사방에 흩뿌렸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가짜정보들이 쏟아져나온 속도인데, 부정한 권력이 일을 서둘러 진행할 때는 한 가지 이유밖에 없다. 더러운 치부 은폐와 위기 탈출.

지금 생각해도 통합진보당은 정말 지독하게 대선부정을 붙들고 싸웠다. 내 전과 2개 중 하나도 이때 시위하다 벌금 200만원 두들겨 맞은 거다. 정권과 국정원에게 2013년 여름의 통합진보당은 그야말로 눈엣가시, 목구멍에 박힌 생선가시였다. 특히 박근혜는 그 이전 대선에서 이정희 후보가 부친 다까끼 마사오의 진면목(?)을 온누리에 알렸으니 오죽하겠나.

이런 사정으로 국면전환을 위해 거대한 공갈포를 급히 지르다보니 실수도 많이 나왔다.

단적인 예로 지하혁명조직 이름. R.O가 뭐냐, R.O가. 참고로 검찰은 폭력조직 이름도 멋대로 짓는데 남문에서 활동하면 남문파, 출입음식점이 막창집이면 돼지막창파 이런 식이다.

당연하지만 이름을 내거는 순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의해 얄짤 없이 검거되기에 아무도 이런 이름 안 만든다. 마찬가지로 만약 지하혁명조직이 진짜로 있다면 이름이 없을 것이다. R.O는 지금 생각해도 골때리는 발상이다.

핵심 증거라던 녹취록은 또 어떤가. 콧구멍으로 듣고 기록했단 비아냥을 들을 지경이었다. 검찰은 수백 군데를 왜곡하고 수정하고 별짓을 다 했다. 게다가 프락치까지 동원했는데 진술을 재생산하는 묘기를 부리다 끝내 내란음모는 무죄가 되었으니 죄도 없이 억지로 잡아 가둬놓은 꼴이 되었다.

참으로 비극 속의 코미디다.

문제는 당시 이게 먹혀들었다는 거다.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지식인과 언론들이 이 맛난 미끼를 덥석 물고서 광란의 마녀사냥이 펼쳐졌다. “이석기를 잡아 족쳐라!”, “구시대 진보운동을 청산하자!”, “조작은 잘못됐지만 빌미를 줬으니 너도 문제다!”

1913년이 아닌 2013년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수구와 진보 언론의 이 당시 오월동주가 우연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9세기 말 프랑스의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유대인이었고, 또 보불전쟁에서 프로이센으로 넘어간 알자스 태생이란 이유가 더해져 간첩누명을 쓰고 100년간 제대로 복권되지 못했다. 미운 놈에 대한 극악한 주홍글씨인 셈이다.

한국에선 자주평화와 남북대화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이를 가장 선명하게 주장하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진보 일각의 불편한 인식이 ‘떡 본 김에’ 일순 폭발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일종의 레드 콤플렉스인데, 이런 식의 악행에 편승한 한 발 얹기는 한계 없는 민주주의를 위해 앞으로 극복되어야 할 과제다.

민중들 입장에선 이처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길이 차단된 채 언론이 흥청망청 칼춤을 춰대니 판단이고 뭐고 할 수가 있나. ‘이석기는 간첩이다’, ‘북한과 내통했다’ 이런 생각을 벗어날 길이 없다. 나를 제외한 주변인 모두가 콩을 팥이라 하면 그 콩은 팥이 되어야 내가 편해진다.

상식적으로 현역 국회의원이 간첩질을 하고 내란질을 할 수 있다고 그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원내 3당이 무장조직을 만들어 나라를 뒤집어엎는다고 얘기하면 누가 믿었을까. 이래서 언론의 비판적 사실 확인이 중요하고 공익성에 대한 분명한 지향이 사회적 상식이 되어야 한다.

서명운동에서 흥미로운 건 젊은 층보다 중년 이상 되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추측컨대 불평등과 모순으로 범벅된 이 땅에서 수많은 풍파와 고된 삶을 버텨낸 현명함이 아닐까 싶다. 정권의 공작도 처음에야 정보조작으로 일정한 영향을 갖지만 노동자 민중들의 단련된 경험 앞엔 곧 그 바닥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앞으로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받아 안는 용기를 내게 될 것이다.

한 번도 민중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내 맘 같지는 않다. 오히려 언젠가 밝혀질 진실 앞에 함께 분노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위협에 맞설 것이라 굳게 믿어 왔다.

조작된 정보의 초두효과를 노리고 범죄행위를 벌인 정권과 하수인이 범죄자다. 박근혜, 김기춘, 박한철, 국정원, 검찰이 얽힌 대국민사기극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 범죄의 결과라는 공통점에서 박근혜 퇴진과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은 결코 다른 요구가 아니다.

광화문에서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외치는 일에 모두 함께해 달라. 통합진보당의 해산이 부당하다는 외침에 목소리를 보태 달라. 아까 아니라고 했는데, 실은 맞다. 세상이 뒤집히고 있다.



 

박승하

20살 때부터 살아온 수원과 수원사람들을 사랑한다. 평소엔 상냥하고 잘 웃고 유머를 좋아한다. 하지만 민중들을 깔보고 날뛰는 기득권에겐 들짐승과 같은 야성과 분노로 맞서는 ‘저항하는 청년’이다. 민중연합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현재는 청년노동자 권리찾기 단체 <일하는2030>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우뚝서기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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