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양경수 본부장

▲ 지난 8일 열린 전봉준 투쟁단과 함께하는 수원시민촛불문화제에 참석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는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양경수 본부장. ⓒ뉴스Q 장명구 기자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새 사령탑에 양경수 본부장-오재석 사무처장이 들어섰다. 양경수 본부장-오재석 사무처장은 지난 2일 열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대의원대회에서, 총 대의원 227명 중 과반 114명을 훌쩍 넘는 145명이 참석, 찬성 120표를 얻어 당선됐다. 원래 조합원 직선제로 뽑아야 하나, 이번에 한해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졌다.

양경수(41세) 본부장은 5일 동안의 이의신청기간을 거쳐, 지난 7일 본격적으로 본부장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1년여, 2017년 말까지다.

15일 저녁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양 본부장을 만났다. ‘이카로스의 감옥-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 문영심 작가와 함께하는 북 콘서트 경기도편이 열리고 있었다.

양 본부장은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소속이다. 좀 특이한 이력이라면, 양 본부장이 사내하청분회 분회장으로 있을 때 최정명, 한규협 조합원이 “기아차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몽구가 책임져라!”는 요구를 내걸고 구 국가인권위 옥상 전광판에 올랐다.

363일 동안 최정명, 한규협 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벌였다면, 양 본부장은 ‘지상농성’을 이끌었다. 도중에 사내하청분회 분회장이 바뀌긴 했지만 말이다.

- 우선 당선을 축하드린다. 소감 한말씀.

아무튼 경기도본부 대의원대회는 성사되느냐 마느냐가 늘 관건이었다. 성사가 되도 과반 정족수를 아슬아슬하게 채워 성사되곤 했다. 하지만 이번 대의원대회는 과반을 훌쩍 넘겨 대의원들이 참여했다. 그만큼 대의원 동지들께서 경기도본부에 힘을 많이 모아준 것이다.

일단 오랜 기간 경기도본부가 곡절을 많이 겪었다. 이번에 새 지도부를 제대로 세워준 조합원, 대의원 동지들에게 감사하다. 무겁게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다.

- 어려운 가운데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은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 전 국민이 나서고 있는 시점이다. 경기도본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제기되고 있다.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연대해 대정부 투쟁이나 지역현안 투쟁을 벌이는 데서 경기도본부 역할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지난 3년여 동안 이러한 경기도본부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함께 책임지고 정상화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

- 경기도본부는 지난 1년여 동안 비대위 체계였다. 무엇보다 정상화가 시급해 보인다.

경기도본부 지도부는 세워졌지만 공백이 많이 있었다. 내부적 다툼이나 반목으로 경기도본부 존재감이 많이 없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내부적 결속을 다지는 사업을 많이 하려고 한다. 많은 대의원 동지들이 선거과정에서 힘을 모아준 것을 믿고 진행하려고 한다. 차근차근 하나씩 욕심내지 않고 할 것이다.

- 경기도본부가 가장 혁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혁신이란 다른 게 아니다. 민주노총은 투쟁하는 조직이다.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해 싸우는 조직이다.

이천 하이디스나 안산 시그네틱스 같은 투쟁사업장이 있다. 안산 시그네틱스 같은 경우도 세 번째 해고돼 투쟁을 시작했다.

투쟁사업장 동지들과 함께 싸우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 임기는 1년 남짓이다. 앞으로 경기도본부를 이끌어나갈 주된 방향은 무엇인가?

경기도본부가 경기지역 제 시민사회단체들을 묶어세우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러지 못했다.

특히 박근혜 퇴진 투쟁 같은 경우는 다른 지역보다 수도권이 중심인데 촛불집회나 주말집회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수원에서 매주 수요일 열리는 촛불집회에도 그다지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래서 지역연대사업을 힘있게 해나갈 생각이다.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민주노총이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아울러 비정규직 싸움에 힘을 모아주는 사업도 힘있게 벌여나갈 것이다.

비정규직 사업장은 거의 최저임금을 받는 사업장이기도 하다. 민주노총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비정규직 사업에 힘을 쏟아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싶어도 방향을 모르거나 길을 모르거나 한다. 자신이 위해를 당할까봐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열려진 촛불 국면을 활용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겠다.

- 현 시국에 대한 대응 투쟁도 중요하다.

경기도본부는 어제(14일) 같은 경우도 보건의료노조 경기도본부에서 새누리당과 아주대병원, 두 군데서 행진을 해와 수원역 촛불문화제에 결합하기도 했다.

오늘(15일)은 박근혜 퇴진 경기운동본부에서 청와대 앞 1인시위를 하기로 해, 첫 주자로 제가 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중집에서 12월 계획을 세웠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오는 28일 동시다발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경기도본부도 그날이 지역투쟁의 첫 시작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박근혜 퇴진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기도본부 조합원이 10만명이라고 하는데 전체 노동자 숫자로 비하면 굉장히 적다. 예를 들어 안산 시화반월공단 노동자만 30만명인데 조직율은 채 5%도 안 된다.

땀 흘려 일하는 분들, 노동자들의 권리나 요구를 실현하고 지켜나가는 투쟁, 민주노총 경기도본부가 적극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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