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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를 외치는 길, 종북몰이 바리에이션과 만나다
박승하  |  news@newsq.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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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9  15: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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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하.

어제(7일) 청문회에서 한화투자증권 대표였던 주진형이 “재벌이 몸통이고 최순실은 파리”라고 실토했다. 늘 그렇듯 당연한 얘길 특별한 비밀인 마냥 특별취급하는 언론의 호들갑이 눈에 띈다. 여하간 해당 발언에 추가로 더하자면 조중동 역시 재벌들을 위해 움직인다.

여기서 더 들어가면 70년간 이어져온 비선계의 끝판왕 미국의 내정 개입이 있다. 정치, 외교, 군사까지 갈 것도 없다. 재벌만 들여다봐도 미국자본의 지분이 없는 회사를 찾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 종속의 숨겨진 고리를 파헤치고 ‘자주’를 외치는 지점부터 종북몰이의 사냥감이 되고 인생은 작살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게 되었다. 현대사를 통해 조선일보와 재벌 그리고 미국을 한꺼번에 공격할 때 수구정권의 신경이 가장 곤두선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는 거다.

종북몰이도 나름 근거가 있는데, 그 요체가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이 규정한 주적 북한은 미국과 휴전상태이니 국제법상으론 전쟁 중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동맹인 미국을 적대시하는 행위는 이적행위가 되어 처벌은 물론이고 아예 공동체의 적이 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거 잘못됐다고 용감히 맞서다 많은 사람들이 갇히고 죽었다. 놀랍게도 이런 반인권적 현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유엔이 괜히 폐지하라고 종용하는 게 아니다.

미국과 싸워 자존심 상하는 굴종을 끝내겠다는 정치세력을, 줄곧 북한을 따른다고 모함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박근혜 정권이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과정에선 북한을 따른다는 증거를 만들기 위해 돈으로 매수한 프락치까지 동원했다. 그래도 증거를 찾기 힘들자 그냥 사법부 강권으로 이석기 의원 등에게 ‘무죄중형’을 선고하고 헌법재판소도 덩달아 춤추며 당을 없애버렸다. 믿기 어렵지만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처럼 자주적 주권획득의 노력은 종북으로 몰리는 지름길이다.

재미있는 건, 미국이 아닌 한국 재벌을 공격해도 북한을 따른다고 아전인수하면 잘 먹힌다. 초두효과랄까? 상식적인 민주주의 기준을 주장할 때도 북한을 따른다고 반격하면 행동에 제약을 줄 수 있다. 이건 어두운 학습효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평화라는 일반적인 지향점을 주장해도, 권력자들의 심기에 따라 모함을 뒤집어쓰고 레드컴플렉스 환각작용에 얻어맞기 일쑤다.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을 예로 보자. 그는 털끝만치도 재벌이나 미국과 싸울 생각이 없는데, 과거 주적인 북한을 미워하지 않는 기조의 몇몇 정책에 개입됐다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공격을 받는다.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을 벗어나려면 북한에 대한 증오와 전쟁에 대한 의지(?)를 증명해야 한다. 한 번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조중동과 재벌들은 필요할 때마다 더 강한 반북의지를 감세나 노동개악 등으로 추가 증명하길 요구할 것이다. 조직폭력배와 흡사하다. 이 거미줄이야말로 종북몰이 확장패키지의 전형적인 경우다.

국가보안법과 종북몰이에는, 이처럼 다양한 형태와 제각각의 코걸이가 있다. 우리가 국가보안법을 잘 외워서 조심조심 살아가면 피할 수 있을까? 글쎄.

그 악명높은 7조를 보면 아예 찬양과 고무를 죄로 명시했다. “나 종북 아님”이라고 떠들어봐야 묻지마 관심법 앞에선 무조건 쥐어터진다. 근래 있었던 탈북자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을 보라! 사정없는 무자비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국가보안법을 용인하는 이상 아무리 싹싹 빌어도 해피엔딩은 없다. 표현도 생각도 통제하겠다는 썩은 의지, 이 법이 원래 그런 법이다.

누군가를 종북으로 매도하는 행위는 어디까지나 다른 이익을 챙기기 위한 대 민중 심리전의 수단이다. 착각해선 안 된다. 그래서 재벌이나 부패한 권력이 아닌 일반 시민들끼리 물어뜯는 아마추어 종북몰이는 무의미한 것이다. 아예 발생할 이익이 없다. 이 비참한 희비극은 투견장의 개싸움에 비유할 수 있겠다.

이 땅에서 미국에 맞서 자주를 외친다는 의미는 이런 것이다. 내가 봐도 살벌하지만 자존심을 접어두고 평생 쫄아 살 만큼 착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하지만 이런 종북몰이 바리에이션과 국가보안법의 지독함을 알고 싸워간다면 끝내 악법과 악당은 부숴지게 되어 있다. 거미줄을 제거하고 수십 년 악순환을 뿌리 뽑자. 우리가 만들 미래에 종북몰이 공안탄압과 국가보안법이 설 자리는 없다.   


 

박승하

20살 때부터 살아온 수원과 수원사람들을 사랑한다. 평소엔 상냥하고 잘 웃고 유머를 좋아한다. 하지만 민중들을 깔보고 날뛰는 기득권에겐 들짐승과 같은 야성과 분노로 맞서는 ‘저항하는 청년’이다. 민중연합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현재는 청년노동자 권리찾기 단체 <일하는2030>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우뚝서기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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