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하.

주변 어떤 분이 “박근혜에게 뺏긴 내 주말은 언제나 되찾을까?”라고 푸념하셨다. 그러게, 엄동설한이 코앞인데 말이지. 몸과 마음이 들뜨는 크리스마스에 연말연시, 우리는 언제까지 거리을 헤매이게 되는 걸까?

지난 주말이 여섯 번째 범국민대회, 통칭 광화문 촛불날이었다. 그간 많은 상황이 두서없이 왔다갔다할 때 이 집회는 두 가지에서 일관된 흐름을 견지했다. 하나는 박근혜 퇴진이라는 선명한 목적이고 또 하나는 상승일로에 있는 참가자 숫자다.

230만!

내가 일일이 세기에는 이제 시력도 안 좋고 그럴 시간도 없어 정확히 확인은 어려우나, 전국적으로 이만큼 거리에 나온 사실은 확실한 것 같다. 설명하기 미묘한데 현장에서 느낌이 딱 이렇게 온다.

“엄청 많이 나왔구나!”

지난달 영국 최대의 공영언론 BBC에서 한국의 현 상황을 분석하며 이렇게 말했다. 수준 높은 민중들이 사는 한국의 정치는 왜 항상 부패로 얼룩지는가? 그렇다. 정치권의 어떤 간교에도 흔들림 없이 주권회복이라는 이 수준 높은 투쟁에 쉼 없이 나서는 민중들은 그야말로 위대하다는 말로도 턱 없이 부족하다. 더 보탤 말이 없다.

그렇다면 부패에 얼룩진 정치를 살펴봐야 하는데, 나는 지금 정치와 경제의 통제권을 쥐고 힘을 휘두르는 자들이 우리를 진짜 개나 돼지로 인식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수십 년간 상석에 앉아 국가공동체 꼴을 이따위로 만들어놓은 것이고, 틈만 나면 개밥을 던져놓아 달콤한 권력을 유지하던 그릇된 관성이 이리도 공고한 이유이리라! 여기에 재벌이 있고 부패한 정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정치권력이 있다. 그 조력자로는 갈대 같은 사법부와 사익만을 추구하는 언론이 한몫 한다.

아마도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으로 녹을 먹는 자들은 지금도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것이다. 저러다 말겠지, 초는 꺼지고 무대의 중심은 여의도로 끌려오겠지. 그러다보니 아직 민중의 뜻을 온전히 받지 못하고 얕은 머리를 굴리게 된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탄핵은 중요한 법적 수단이지만 민중들의 시선은 그곳에만 있지 않다. 범죄정권을 처벌하고 몰아내기 위해 정치권이 탄핵을 추진함은 흙 묻은 바지를 닦아내는 일처럼 너무나 당연할 뿐이다. 대선국면 걱정이 왜 나오고 또 표결승패에 대한 기우가 어째서 변명거리가 되는가.

권력자와 집권세력의 교체로 끝낼 것 같으면 지난 주말도 그 전 주말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나올 필요가 없다. 이참에 사람들이 고루고루 살만하게 세상을 싸그리 바꿔놓자는 의지가 거리에서 발현되는 광경, 이것이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2016년 연말의 한국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민중들이 스스로 뒤틀린 공동체를 바로잡으려 행동하고 있다. 주위를 잘 둘러보면, 행여나 우리가 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그 누구의 표정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번에 알 수 있다. 광야로 나선 민중 VS 케케묵은 불한당들. 큰 싸움일수록 항상 목적은 뚜렷하다. 너무도 명료하지 않은가! 

 

박승하

20살 때부터 살아온 수원과 수원사람들을 사랑한다. 평소엔 상냥하고 잘 웃고 유머를 좋아한다. 하지만 민중들을 깔보고 날뛰는 기득권에겐 들짐승과 같은 야성과 분노로 맞서는 ‘저항하는 청년’이다. 민중연합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현재는 청년노동자 권리찾기 단체 <일하는2030>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우뚝서기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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