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제4회 요양보호사 정책간담회’ 개최

▲ 2016년 제4회 요양보호사 정책간담회. ⓒ뉴스Q 장명구 기자

“있잖아요~. 우리 최저임금 받아요! 저희 요양보호사들의 급여는 세금 떼고 나면 110만원 정도가 다반사예요. 수원시내 쪽으로 올수록 최저임금도 못 미쳐요. 일하는 강도에 비해 너무 적어요. 첫 월급 받은 한 요양보호사는 ‘이렇게 힘들게 일하면서 110만원도 안 되는 돈 받고 일하고 싶겠어요? 마트 같은 데서 일해도 160만원은 받는데...’라며 그만둔 경우도 있어요.” -이은금 요양보호사(50대 중반)

“요양보호사는 아파도 병원 못 가요! 출퇴근할 때 태그를 찍어요. 한번은 일을 하다 다쳐 병원에 갈 때 태그를 안 찍고 갔다온 적이 있어요. 다음 달 월급에서 부정수급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요양보호사는 아파도 절대 병원에 못 가요! 한번은 계단에서 굴렀어요. 어르신을 붙잡다가 골절을 당한 거죠. 두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 산재처리 해 달라고 하니 산재처리하면 센터가 불이익을 받는다며 ‘무슨 2개월이나 병원에 있냐’고 해서 한 달 만에 퇴원했어요. 팔목도 다 나가고 어깨 관절도, 허리도 아픈데 저희 요양보호사들은 로보트가 돼야 하나요?” -전병순 요양보호사(59세, 7년차)

“우리도 사람인지라, 사람 대접 받고 싶어요! 우리는 국가에서 인정한 1급 요양보호사예요. 적지 않은 수업료를 내고 짧지 않은 과정을 거쳐 당당하게 자격증 땄어요. 그런데 대접은 가장 밑바닥 대접이에요. 원장, 원장 사모, 사회복지사는 물론 보호자들에게까지 반말 듣는 걸 밥 먹듯 해요. 밥 먹는 것도 어르신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을 때가 많아요. 가끔 어르신들이 고생한다며 사탕이나 과자 등 먹을 걸 살짝 쥐어주기도 해요. 그럴 경우 재수 없는 요양원 같은 데는 느닷없이 가방 검사를 해서 도둑 누명까지 쓰기도 해요. 우리가 없어서 못 먹는 것도 아니고 치사하게 음식 가지고 인격 모독까지 당해요. 그것만 있나요? 남자 어르신 성희롱 많이들 받아 보셨죠? 그분들 이상한 말씀, 행동할 때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야 해요. 저희들도 여자입니다. 그런 온갖 스트레스를 받아도 풀 때가 없어요. 가슴에다 묻어요. 정신질환까지 생겨도 국가가 해주는 것은 하나도 없어요. 모든 것이 열악하다 못해 험악한 환경이에요!” -김용원 요양보호사(62세)

29일 오후 2시 경기도의회 대강당에서 열린 ‘2016년 제4회 요양보호사 정책간담회’에서 터져나온 요양보호사들의 이야기다.

이날 정책간담회는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가 주최했다. 수원요양보호사협회가 주관했다. 경기도가 후원했다.

수원요양보호사협회 이미영 회장, 경기도요양보호사협회 김기명 회장 등 요양보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경기도의회 김보라(더민주, 비례), 박옥분(더민주, 비례), 김철인(새누리, 평택2), 최중성(새누리 수원5) 의원이 자리했다. 민중연합당 수원시위원회 윤경선 위원장도 함께했다.

전문가들도 △요양보호사 노무상담 사례(심지형 노무사) △요양보호사의 근무환경과 개선방향(김현철 경기고용복지센터 센터장) △외국의 노인 돌봄노동자의 근무 사례(장윤정 지역고령사회개발연구소 기획개발부 연구원)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미영 회장은 인사말에서 “요양보호사가 행복해야 어르신이 행복하다. 우리는 행복한가? 우리 스스로에게 대답할 때”라며 “요양보호사라 행복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우리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오늘 정책간담회는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과 권익 향상을 위해 요양보호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자리”라며 “오늘 정책간담회를 계기로 요양보호사들이 자신의 요구를 정확히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사회가 요양보호사들이 하는 일에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기명 회장은 격려사에서 “경기도요양보호사협회는 지난 9월 4일 창립했다”며 “경기도 요양보호사들이 힘을 모아 처우 개선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전문가로서 역량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경기도요양보호사협회로 뭉칠 때 우리의 요구는 단순한 개인의 요구가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직접적인 요구로 바뀔 수 있다”며, △처우 개선비 인상 및 직접 지급 △호봉제 실시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인상 등 요양보호사 3대 요구안이 내년에 현실화될 수 있게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윤경선 위원장은 “우리 인격은 우리 월급만큼 보장되는 것 같다”며 “요양보호사들이 이런저런 일을 다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인정을 못 받는 이유는 급여문제”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받으니 최저 대접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우리가 임금을 올리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올리는 것”이라며 “최저임금이 아닌 그 이상의 임금을 받기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요양보호사협회는 지난 9월 23일 창립했다. 요양보호사 15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올 연말까지 30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수원요양보호사협회는 ‘노동법 바로 알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차 근로계약서 이해하기, 2차 월급명세서 바로보기 교육에 이어, 3차 휴가(연차 등) 및 휴게시간을 제대로 사용하기 교육을 오는 12월 7일(수), 8일(목)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문의: 수원요양보호사협회 이미영 회장 010-2561-7919

▲ 2016년 제4회 요양보호사 정책간담회.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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