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노동자 박덕제.
한 나라의 대통령이 측근 비선조직을 이용해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런데 말이 안 될 것 같은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최순실 케이트’, 뭐 이런 일이 다 있나싶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은 시쳇말로 멘붕에 빠져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끊임없이 입에 오르내리던 이른바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운영이 사실임이 분명해졌다. 각종 언론과 TV뉴스를 장식하는 최순실의 행적은 대통령의 권력 위에 있는 듯 싶다. 아니 그 위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궁금증을 더하는 것은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실오라기 하나 없이 벗겨버린 언론의 권력은 어디쯤일까?

올 4월 총선은 누구나 그렇듯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점쳐졌다. 과반의석을 넘어 개헌을 할 수 있는 190석 이상을 예견했다. 그러나 총선결과는 의외의 결과가 만들어졌다.(새누리당123석, 더불어민주당 124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 16년 만에 여소야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때부터 보수언론이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에게 ‘경고’를 한다. ‘이대로 가면 내년 대선에서는 반드시 필패한다’라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총선 직후 무엇인가 새롭게 국정과 당을 운영하려고 했으나 ‘친박’이 다시 당·청을 장악하면서 조선일보와 각을 세우기 시작한다. 조선일보는 4월 총선 전만하더라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나팔수가 되어 정책을 홍보하고 선전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세력은 모두 ‘종북’으로 낙인 찍으며 충실한 보수언론으로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총선 후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면서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8월에 청와대 실세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 의혹’을 터뜨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이라고 지칭하면서 우병우 감싸기에 이른다. 오히려 ‘우병우 비리 의혹’을 최초 보도한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은 보직해임 된다. 조선일보는 ‘우병우 비리 의혹’을 가지고 박근혜 대통령과 한판 붙었지만 보기 좋게 스크래치 당했다.

그러나 언론이라는 권력이 단순한 권력인가? 조선일보는 수많은 자료와 물증을 가지고 기다렸다. TV조선에서 최순실 미르재단 의혹에 대해 취재와 더불어 영상에 담은 시기가 7월 17일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최순실 의혹 관련해서는 국내 언론사 중 2위인 중앙일보 소유 JTBC가 먼저 터뜨렸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기다렸다는 듯 엄청난 물량의 정보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왜 그랬을까?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으로는 차기 대선을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올해 2016년이 다 가기전에 마무리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가오는 2017년에 새누리당의 옷을 버리고 색깔만 바꿔 재집권의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만의 권력 유지를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한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며 서울 광화문에서 매일 촛불집회를 하는지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및 대학교수 그리고 대학생들이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진행하는지 귀기울여 듣지 않는다.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들으면 자신들의 권력이 흔들릴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권과 보수언론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안정되기를 원한다. 벌써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뒷수습에 들어가는 모양새이다. 사건의 본질은 파헤치지도 못했는데 꼬리를 자르고 있다. 그것이 거국중립내각과 새누리당의 새판짜기이다.

보수언론은 이것이 최선의 선택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 몸통은 대통령이 깊게 관여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풀지 않고 정국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이며,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허수아비에 불과할 것이다.

보수언론과 정치권의 유착, 권언유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니 이들의 관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정이 수반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질기고 질긴 끈끈한 연대가 요 며칠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은 계속적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보수언론은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대통령을 버렸다. 대통령으로써 쓰임새가 다 되고나니 용도 폐기한 것이다. 그럼 진정한 권력자 보수언론이 꿈꾸는, 다음 대통령은 누구일까?    
 

기아노동자 박덕제

전 민주노동당 화성시위원회 위원장
전 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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