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매탄청소년진로탐험대 배영란 대표

▲ 매탄청소년진로탐험대 배영란 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수원 ‘매탄동에서 사람책읽기’ 행사가 15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영통구청 맞은편 모꼬지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매탄청소년진로탐험대에서 주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행사다.

행사장에서 매탄청소년진로탐험대 배영란 대표를 만났다. 행사 이모저모에 대해 묻고 답했다.

- 행사 제목이 ‘매탄동에서 사람책읽기’다. 이른바 ‘휴먼라이브러리’란 어떤 의미인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듯, 사람책을 대출해 사람과 사람이 마주앉아 이야기하며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사람책과 독자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만 안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른다. 모르면 오해를 하고 오해를 하면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모르면서 비난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알면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 시작을 마을부터 하자는 게 휴먼라이브러리다.

- 작년에 이어 두 번째 행사로 알고 있다.

작년에 1차 시도를 했다. 아이들이 사람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마을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알게 됐다. 그분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알게 됐다.

그러면서 편견도 많이 사라진 듯하다. 지난해에는 80 넘은 장의사 할아버지를 사람책으로 대출했다. 전통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였다. 그분이 돌아가시면 전수자가 없어진다.

아이들이 장의사 직업에 대한 오해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80 넘은 할아버지니까 통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책을 통해 아이들이 어른들을 이해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런 것처럼 누군가를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같이 가고, 더불어 살아가게 된다. 그런 게 사람책인 듯하다.

- 청소년들이 모든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렇다. 매년 아이들이 주체가 돼 기획도 하고 섭외도 한다. 인터뷰 내용도 아이들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잡고 조정한다.

어른들은 장소를 섭외한다든지 등등 서포트만 한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기획하고 행사를 추진하는 데 의의를 둔다.

- 사람책 선정 기준이 있다면?

기획회의를 통해 모두 아이들이 정한다. 아이들이 어떤 갈등 분야라든지, 아이들이 소통하고 싶은 사람이라든지 등등 아이들이 결정한다.

올해도 기획단 친구들이 만나고 싶은 분들이 선정됐다. 특히 아이들이 궁금한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분들 중에 섭외를 했다.

- 이번 대출목록을 소개해 달라.

1차 대출은 오후 3시부터 3시 50분까지이다.

대출목록은 △‘내 고향 말통골을 지키려오’ 송재등 매탄3동 자치위원장 △‘유기견에게 새 삶을 주고 싶어요’ 염수진 유기견보호 활동가 △‘혁신학교에서 교사로 산다는 것’ 정혜순 선행초 선생님 △‘유치원 인기 최고 남자 선생님’ 양지수 우리유치원 교사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한 마을’ 권배경 마을만들기 활동가 등이다.

2차 대출은 오후 4시 10분부터 5시까지이다.

대출목록은 △‘협동조합 의사로 일한다는 것’ 현승은 새날한의원 원장 △‘세월호 엄마의 소리없는 절규’ 고 안주현 군 어머니 김정해 씨 △‘장애는 소통입니다’ 김현숙 장애인 음악가 △‘참교육 실천하는 딸바보 돌싱아빠’ 안기희 참학수원지회 사무국장 △‘이주민으로 한국에서 살아가기’ 김은하 베트남 이주민 등이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한말씀.

우리 매탄청소년진로탐험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매년 ‘매탄동에서 사람책읽기’를 진행할 것이다.

학생들이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 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어른들이 방향도 제시하고 도움도 줬다. 하지만 올해 어른들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앞으로 어른들이 관여하지 않아도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꾸려나가는 자치모임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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