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2030, ‘청년소리, 복면 샤우팅!’ 개최

▲ 청년소리, 복면 샤우팅! ⓒ뉴스Q 장명구 기자

나혜석 거리에 괴상한 복면을 쓴 청년들이 나타났다. 심지어 그 청년들은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목이 터져라 자신들의 속내를 털어놨다.

‘청년소리, 복면 샤우팅!’이 15일 저녁 수원시 팔달구 나혜석 거리 중앙무대에서 펼쳐졌다.

이번 복면 샤우팅은 일하는2030(대표 박승하)이 주최했다.

영통구에 사는 이아무개(24, 여) 씨가 복면을 쓰고 무대에 올랐다. 그는 며칠 전 계약이 만료돼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병원에서 근무했던 이 씨는 효과도 별로 없는 듯한 의료기구를 판매할 수밖에 없어 양심에 거리꼈다고 했다. 남을 속인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게다가 판매하는 데도 강제 할당량이 떨어졌다. 그는 “우리 사회가 의료진이나 환자나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외쳤다.

일하는2030 박승하 대표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나니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 씨는 “이렇게 말을 하니 시원하다!”고 답했다.

권선구에서 온 김아무개(21, 여) 씨는 친한 친구에게 대출 사기를 당할 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일당 30만원짜리 알바를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친구를 따라갔는데 알고 보니 자신도 모르게 대출을 받게 되어 있더라”고 토로했다. 나중에 알고 나서야 경찰에 신고해 사건은 해결됐다. 하지만 친한 친구마저 속일 수밖에 없었던 팍팍한 사회가 야속하기만 했단다.

옥아무개(여) 씨도 복면을 쓰고 무대에 올랐다. 직장 선배가 그만두게 돼 안타깝기 그지없었나보다. “선생님, 그만두지 마세요!” 단 한마디를 목이 찢어져라 외치고 내려갔다.

친구에게 추억이 될 만한 생일파티를 해주고 싶다며 40대 후반쯤 돼 보이는 청년(?) 7~8명이 무대에 올라, 조촐한 생일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박승하 대표는 “요즘 청년들이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들고 팍팍하냐?”며 “‘청년소리, 복면 샤우팅!’은 청년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다만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놨다가 나중에 잘못돼 직장에서 잘릴 수도 있거나, 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얘기했다가 더 사이가 안 좋아질 수 있다”며 “그래서 복면을 쓰고 편하게 이야기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선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 서명운동’도 벌였다. 부검 반대!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속! 특별검사제 도입!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었다.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100여명이 넘는 수원시민들이 동참했다.

▲ 청년소리, 복면 샤우팅! 사회를 보고 있는 일하는2030 박승하 대표. ⓒ뉴스Q 장명구 기자

▲ 청년소리, 복면 샤우팅! ⓒ뉴스Q 장명구 기자

▲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 서명운동. ⓒ뉴스Q 장명구 기자

저작권자 © 뉴스Q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