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만에 설악산 오색지구 ‘만경대 둘레길’서 힐링
12월 송년회, 제주도 한라산·둘레길 탐방 예정

▲ 수원솔향기둘레길. ⓒ뉴스Q

7일 이른 아침 7시 30분, 수원시청 맞은편에 등산복 차림을 한 ‘수원솔향기둘레길’ 회원들이 설레는 가슴을 안고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46년 만에 열리는 설악산 오색지구 ‘만경대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다.

‘수원솔향기둘레길’ 회원들을 태운 버스는 미끄러지듯 수원시청을 출발, 영통 순복음교회, 어린이교통공원, 망포역, 서천농협 등을 차례로 거쳐 기흥IC로 빠져나가 경부고속도로에 올라섰다. 그렇게 4시간 정도를 달려 만경대 둘레길 입구에 다다랐다.

‘수원솔향기둘레길’은 지난 3월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생긴 지 얼마 안 됐음에도 벌써 회원만 150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박동복 회장이 두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이번 만경대 둘레길에는 회원 47명이 함께했다.

산바람을 타고 은은히 퍼지는 솔향기를 맡으며 둘레길을 걷자는 의미에서 ‘수원솔향기둘레길’이라고 모임 이름을 지었다. 산행을 해도 가벼운 산행만을 고집하고 대부분 둘레길로 여행을 떠난다. 힐링의 개념이 강한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둘레길을 걷는 시간도 보통 2시간 30분 정도나 최대로 잡아도 3시간 안쪽이다. 보통 아침 8시에 출발하면 늦어도 저녁 6시 정도에는 돌아온다. 회원들 나이대가 평균적으로 얼마쯤 되냐고 물으니, 아니다 다를까, 50대가 주를 이룬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동복 회장은 “여기저기 산악회를 많이 다녀봤다”며 “그런데 나이가 든 사람들은 산에 못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더라. 산 중턱까지밖에 안 올라가더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서 둘레길 가는 것을 선호하더라”며 “둘레길을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주기 위해 ‘수원솔향기둘레기’을 만들었다”고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한 “요새는 각 지역마다 둘레길이 없는 곳이 없다. 워낙 둘레길을 잘 조성해 놨다”며 “김태환 대장이 좋은 둘레길을 잘 선택해서, 오시는 분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항상 버스 1대가 넘쳐나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수원솔향기둘레길’이 잘나가고 있음을 은근히 자랑했다.

만경대 둘레길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오색약수터를 출발, 만경대를 향해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계곡을 따라 나아갔다. 시원한 계곡물 소리가 귀전을 때렸다. 설악산의 기운을 담은 시원한 산바람이 온몸을 감싸며 휘돈다. 도시에서 묵힌 가슴속 스트레스까지 날아가는 듯했다.

설악산 오색지구 만경대는 국내 최고 숨겨진 비경으로 손꼽힌다. 만경대 둘레길은 가을단풍관광의 거점인 오색약수터를 출발해 십이선녀탕~용소폭포~만경대를 거쳐 다시 오색약수터로 돌아오는 5.2㎞ 코스다. 이 중 용소폭포~만경대 구간 1.8㎞가 1970년 3월 원시림 보존과 안전사고 예방 등을 이유로 폐쇄됐다가 지난 1일 46년 만에 그 아리따운 속살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만경대 둘레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탐방할 수 있는 적당한 코스다. 가을단풍 명소인 주전골 등 남설악의 숨은 비경을 둘러볼 수 있는 단풍명소가 즐비하다. 진정한 가을설악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 수원솔향기둘레길. ⓒ뉴스Q

국내 최고의 탄산약수인 오색약수터에서 출발, 친근한 십이선녀탕을 거쳐 용이 승천했다는 용소폭포를 지나 최종 도착지점인 만경대에 이르렀다. 50여분 만이었다.

만경대 자연 전망대는 오색단풍이 아름다운 서면 오색리 흘림계곡과 주전계곡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가로 5m, 세로 5m의 자연 전망대이다. 독주암과 만물상 등 ‘작은 금강산’으로 불리는 남설악의 빼어난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을 감상하면 가을설악을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빈말은 아니었다.

더욱이 이번에 개방하는 만경대 둘레길은 같은 코스를 왕복하는 단조로움을 탈피하기 위해 내려올 때는 오색약수터로 곧장 하산할 수 있도록 했다. 다해서 1시간 40분 정도가 걸렸다.

둘레길 선택은 온전히 김태한 대장의 몫이다. 첫 번째로 떠난 둘레길은 선자령 옛 대관령길이었다. 그동안 안면둘레길 5구간 노을길, 지리산 바래봉 철쭉산행, 계족산, 제척 자드락길 3코스, 죽록원 등을 다녀왔다.

김태한 대장은 “그동안 많은 곳을 다녀봤다”며 “계절에 맞게 경치가 제일 좋은 곳을 목적지로 잡는다”고 말했다. 만경대 둘레길, 이번에도 그의 목적지 선정 기준이 딱 들어맞은 셈이다. “만경대 둘레길 구간도 경치가 정말 아름답다”며 “특히나 46년 만에 개방해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가을이니 만큼 단풍도 볼 겸해서 잡았다”고 했다.

김 대장이 가장 힘든 점은 아무래도 인원을 파악하는 것이다. 다음 둘레길이 확정되면 계속 회원들과 소통하고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기아자동차 병점대리점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보니 인맥 관리에 어느 정도 이력이 붙었는데도, 아무튼 매번 인원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보통 인원이 버스 1대를 넘어 선착순으로 자르기도 하지만 말이다.

김인자 부회장은 박 회장과 단짝 친구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를 도와주려고 ‘수원솔향기둘레길’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갔던 둘레길 중 계족산 산행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계족산에선 매년 5월마다 맨발축제가 열린다. “경치가 좋을 뿐만 아니라 황토흙 위를 맨발로 걸을 수 있다”며 “실제로 걸어보니 참 좋았다”고 했다.

김태한 대장은 제천시 얼음골 자드락길이 인상 깊다고 했다. “돌 사이에서 찬바람이 나와 여름철에도 시원한 게 좋다”는 말이다.

이순자 재무는 “살림살이를 잘해서 함께 가는 사람들이 많이 즐거웠으면 한다”며 “눈도 즐거워야 하지만 먹는 것도 즐거워야 한다. 계절에 맞게 음식도 잘해서 사람들이 ‘수원솔향기둘레길’이 참 괜찮다는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재무는 ‘수원솔향기둘레길’에서 제공하는 “먹거리가 풍부하다”고 자랑했다. 보통 회비가 3만원인데, 그 돈으로 즐기고 먹을 뿐만 아니라 뒤풀이도 한다는 것이다.

‘수월솔향기둘레길’은 오는 12월 송년회를 제주도에서 한다는 계획이다. 한라산도 올라가고 제주도 둘레길도 둘러볼 예정이다.

박동복 회장은 “‘수원솔향기둘레길’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며 “누구나 편안하게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버스 1대에 인원을 맞추다보니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고 했다.

박 회장은 “‘수원솔향기둘레길’과 함께하면, 하루 나오셔서 회원들과 어울리고 좋은 공기도 마시고 피로도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며 “‘수원솔향기둘레길’을 만들어 여러 사람들이 좋은 구경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둘레길 문의: 김태한 대장 010-5350-6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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